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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가치평가 3차 공판…어피니티 가치평가 관여 정황 다뤄져

임유진 기자

ujin@fntimes.com

기사입력 : 2021-10-01 16:12

가격산정 부당성 공방 가열

사진제공= 교보생명

사진제공= 교보생명

[한국금융신문 임유진 기자] 교보생명 기업 가치평가 조작 여부를 둘러싼 세 번째 공판이 1일 열렸다. 이날 공판에서는 어피니티컨소시엄이 딜로이트 안진 커버레터 작성에까지 관여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1일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어피니티컨소시엄(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IMM PE, 베어링 PE, 싱가포르투자청)의 주요 임직원과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들에 대한 3차 공판기일이 열렸다.

이날 오전 공판은 지난 기일에 이어 주요 증인으로 채택된 박 모 교보생명 부사장에 대한 검사측의 심문으로 진행됐다.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들이 어피니티컨소시엄 관계자들의 지시에 따라 수행한 가치평가의 문제점에 대한 진술이 주를 이었다. 최근 판정이 나온 ICC 중재 결과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특히 ICC 중재 과정에서 나온 어피니티컨소시엄과 안진회계법인 관계자의 진술 증거도 속속 드러났다.

가치평가의 부당성에 대해서는 크게 ▲평가기준 시점의 문제점 ▲이전 가치평가와의 차이점 ▲부적절한 평가방법의 활용 ▲어피니티컨소시엄의 구체적 관여 정황 등이 다뤄졌다.

◇평가기준 시점의 문제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 가치평가 기준 시점을 풋옵션을 행사한 2018년 10월 22일이 아닌 6월 30일로 한 것이 합당한 지에 대한 신문이 이뤄졌다.

박 모 부사장은 상대가치평가법에 활용되는 주가의 기준점이 10월 22일이 아닌 6월 30일이 됨으로써 3000억원 이상의 왜곡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안진회계법인은 2018년 6월말일 기준으로 직전 1년 주가 평균치를 사용했는데, 10월 22일의 주가를 활용했을 때보다 주당 6만 4000원의 차이가 난다는 계산이다.

박 모 부사장은 ”1년이나 6개월 평균주가를 상대가치평가에 활용하는 것은 M&A와 같이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때에 사용하며, 풋 거래는 행사시점이 명확하기 때문에 이렇게 하면 안된다”고 부연했다. 이어 ICC 중재판정부에서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A씨가 “(풋옵션 행사일인) 10월 22일자 기준을 삼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면서도 “자료가 없어서 못했다”라고 진술한 부분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박 모 부사장은 어피니티컨소시엄과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 9월 30일 기준의 재무제표를 구하지 못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안진이 보고서를 작성한 11월 22일 이전인 11월 14일에 이미 3분기 분기보고서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됐으며, 데이터룸 또한 13~15일 사이에 개설돼 위 자료를 확보할 수 있었다”라고 정면 반박했다.

◇이전 가치평가와의 차이점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은 2012년 어피니티컨소시엄이 대우인터내셔널로부터 지분을 사들일 당시와 풋옵션을 통해 매각을 시도한 2018년 두 번에 걸쳐 교보생명에 대한 가치평가 업무를 수행했다. 이번 사건 피고인으로 기소된 회계사 B씨가 2012년과 2018년 가치평가 업무에 모두 관여한 정황도 드러났다.

검찰이 제시한 증거 중 어피니티컨소시엄이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교보생명의 지분 24%를 인수한 2012년 당시에 안진회계법인이 작성한 가치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안진은 교보생명의 가치를 평가하며 상대가치평가법을 사용하며 한화생명만을 비교기업으로 선정했고, 직전 6개월간의 주가를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적절한 평가방법의 활용

박 모 교보생명 부사장은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 상대가치평가에 있어 Normalized PER을 사용한 것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박 부사장은 “안진은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매각이익을 분모가 되는 순이익에서만 제외하고 분자가 되는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았다. 이렇게 Normalized PER 적용하는 것은 본 바 없고, 명확히 잘못된 것”이라고 진술했다. 이를 통해 주당 가격을 1만7000원가량 높였다는 것이다.

유사거래비교법 적용의 문제도 설명했다. 안진이 사용한 오렌지라이프의 거래 사례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된 것이며, 재무구조가 교보생명 등 고금리 부채 비중이 큰 대형사와는 명확히 다르기 때문에 적합한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2012년 이후 교보생명의 주식이 거래된 모든 사례를 봐도 가장 높게 거래된 것은 2017년 초 주요 생명보험사 주가가 좋았을 때의 30만1000원이었을 뿐 안진이 산출한 주당 40만 9000원과 괴리가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어피니티컨소시엄의 구체적 관여 정황

박 모 부사장은 안진회계법인이 가치평가보고서에 들어가는 이해관계에 대한 문구 등 조차 어피니티컨소시엄의 지시에 따랐다고 강조하며 “안진이 작성한 초안에는 해당 보고서를 제3자나 중재판정부에 제공할 수 있다는 문구가 없었으나 어피니티컨소시엄 관계자의 지시로 추가됐다”라고 말했다.

또, 피고인들이 주고 받은 이메일을 통해 어피니티컨소시엄 관계자 A씨가 직접 안진이 써야 할 커버레터를 작성해 보내준 정황도 드러났다. 이에 대해 박 모 부사장은 “보고서의 커버레터조차 안진회계법인이 직접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라며 “커버레터는 평가자의 자존심과 같은 것은 것으로, 이 것을 부하직원이 쓰는 경우는 있어도 고객사가 쓴 것은 보지 못했다”라고 부연했다.

어피니티컨소시엄 임직원 2인과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3인에 대한 4차 공판기일은 오는 15일로 예정됐다.

임유진 기자 uj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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