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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가계대출 규제에 예금금리 인하로 화답하는 은행

편집국

기사입력 : 2021-04-26 00:00 최종수정 : 2021-04-26 11:42

대출공급 억제책 이자생활자 자금난 중기 부담
금융당국 은행권 대상 반시장적 금융정책 문제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최근 은행들의 예금금리 인하가 빠르게 진행 중이다.

최근 국고채 금리 상승 등 시장금리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시중·저축·인터넷전문 은행 모두가 요구불 예금 및 저축성 예금의 금리를 인하하고 있다.

우량고객에게 적용되는 우대금리마저도 낮아졌다. 예금금리 인하의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대출 축소에 있다.

금융당국의 예대율(예금액 대비 대출액 비율) 100% 규제에 맞추어 이미 충분히 확보한 수신고에 대한 높은 이자가 부담이 된다는 것이 은행권 예금금리 인하의 주요 이유이다.

최근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가 은행권 전반으로 확대되며, 수신확대 필요성도 크게 약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의 일률적 대출규제 조치가 애꿎은 은행 예금고객 피해로 귀결된 셈이다.

최근 OECD는 주요국 성인들의 금융이해력 수준을 발표한 바 있다. 금융이해력이란 합리적이고 건전한 금융생활을 통해 필요한 금융지식, 금융행위, 금융태도 등 금융에 대한 전반적 이해수준을 의미한다.

해당 발표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국내 청년층은 저축보다 소비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이다.

또한 OECD는 국내 성인의 절반 이상이 장기 재무목표를 세우고 이를 실현하는 노력이 약하다고 평가했다.

이는 국내 은행 예금이 청년층 등 금융소비자의 재무목표 대상으로 고려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러한 이유에는 일정부분 금융당국의 은행 대상 금융정책에 문제가 있다. 은행의 대출부문 수익성 제고는 예금자에 대한 높은 이자, 중소기업에 대한 장기의 저리자금 지원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금융당국의 지나친 대출공급 규제강화가 은행의 대출영업부문 수익성을 위축시켜, 은행을 이용하는 금융 소비자 후생을 감소시키는 결과로 나타난 셈이다.

대출의 공급규제강화가 착실한 저축을 통한 안정적 예금수익을 기반으로 재무적 목표를 달성하려는 청년층을 감소시키고, 노년층, 급여생활자의 저축의지에도 찬물을 붇는 결과가 되고 있다.

은행은 공공성이 있는 기관인 동시에 수익을 창출해야하는 금융 비즈니스 조직이다. 하지만, 은행 자율경영을 인정하지 않고, 규제 대상으로만 고려하는 금융당국의 규제행태는 고스란히 금융소비자 몫으로 돌아간다.

최근 금융소비자법 발효로 소비자의 부당한 피해를 줄이려는 정부의 노력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지나친 가계대출규제가 오히려 예금자의 이자이익 감소와 중소기업 자금조달 어려움 등으로 이어진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최근 금융당국의 바람직하지 못한 대표적 대출공급 규제조치로 고소득자 대상 차주별 DSR(총부채상환비율) 적용과 최고금리 인하를 들 수 있다. 고소득자 대출규제는 제2금융권의 대출수요 증가로 나타나고, 오히려 저신용차주의 자금차입 가능성을 낮추는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즉, 고소득자의 제2금융권으로의 대출수요 이동이 자영업자 등 경기변동에 취약한 차주 및 저신용차주의 대출축소를 가져왔다. 더욱이, 최고금리 인하로 인한 대출금리 하락은 당분간 은행 예금금리 인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

은행들은 예대마진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대출금리가 낮아지면, 예금금리를 인하해 마진을 확보한다. 따라서, 대출수요 또는 대출공급이 줄어들면 예금금리를 낮춘다.

그런데, 지속적인 대출수요가 존재함에도 대출공급을 인위적으로 차단하려는 금융정책은 오히려 예금 고객의이자수익 감소, 경영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 및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을 어렵게 한다. 무엇보다 예금금리 인하로 인해 금융소비자들의 저축을 통한 재무목표 실천 의지가 약화되는 것은 국민경제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못하다.

은행 예금을 통해 안정적 수익 기대가 어려운 소비자들은 결국 은행을 외면하고, 부동산, 주식시장 등으로 눈길을 돌린다. 지나치게 낮은 시중은행 금리가 부동산 가격의 상승을 유발하고, 낮은 대출 수익성으로 인해 은행들은 중소기업대출의 위험대출을 기피한다.

필자가 오랜 동안 연구해온 국내 은행 대출행태 중에서 대출 수익성 악화, 낮은 대출 금리는 은행으로 하여금 담보대출에 주력하게 하고, 위험이 큰 중소기업 대출을 기피하게끔 한다는 것이다.

최근 금융당국은 최고금리 인하에 대한 보완책으로 우량 대부업체의 자금조달비용을 낮출 수 있도록 은행을 통한 자금 조달을 가능케 한 대부업 프리미어리그 제도를 발표했다.

하지만, 은행이 대부업체라는 위험차주에 과연 대출지원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신용이 낮은 차주에 대한 우량 은행의 자발적 지원을 유도하기 위해서 규제보다는 인센티브 제공이 보다 합리적이다.

고신용자에 대한 DSR 대출규제, 청년층 등 무주택 자금 실수요자에 대한 지나친 대출억제는 바람직하지 않다. 우량 은행들은 이미 충분히 판단하고, 감내할 수 있는 위험관리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결론적으로 최근 대출공급 규제정책이 예금금리 인하라는 은행권의 화답으로 나타난 셈이다.

일률적인 가계대출 공급 억제책이 안정적 예금수익을 기대하는 노년층, 급여소득자, 그리고, 자금 확보가 절실한 중소기업, 저신용 차주 모두에게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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