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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채 사장, ‘KPI 폐지’ WM 혁신 연착륙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19-08-12 00:00

영업 개선 금융상품 판매잔고 212조로 껑충
상반기 WM 경상이익 전년동기比 40% 증가

▲사진: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사진: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정영채닫기정영채기사 모아보기 NH투자증권 사장의 자산관리(WM) 부문 평가지표 혁신이 연착륙하고 있다.

핵심성과지표(KPI)를 폐지하고 직원의 고객 유치 과정과 목표 달성을 위한 활동성을 보기로 한 결정이 수익성에서도 가시적 성과가 나오고 있는 모양새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의 올해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10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 감소했다.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던 지난 1분기(2370억원)와 비교하면 35.6%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076억원으로 전년보다 7.9% 감소했다. 전분기 대비로는 37.3% 줄었다. 매출액은 3조6972억원으로 53.8% 증가했으나 전분기에 비해서는 5.4% 감소했다.

이는 증권가 컨센서스(실적 추정치 평균)를 소폭 밑도는 실적이다. 지난달 말 기준 NH투자증권의 올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652억원이었다. 당기순이익은 124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컨센서스 하회는 트레이딩 부문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레버리지비율을 낮추고 운용자산 총자산순이익률(ROA) 개선 차원에서 저수익자산 조정 등을 거친 결과 운용손익(455억원)이 전분기 대비 62.7% 감소했다.

우리사주조합 기금 마련 및 파생결합증권 평가 방식 변경 등으로 일회성 비용도 70억원 규모로 발생했다.

단 브로커리지 점유율 상승과 인하우스 상품공급 증가 등으로 위탁매매 및 금융상품 판매수수료는 각각 658억원, 20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각각 3.1%, 3.6% 증가했다.

투자은행(IB) 수수료 수익도 681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0.9%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91.8% 증가했다. SNK 기업공개(IPO)와 두산·포스코 관련 분할합병 딜 등을 인식한 결과 인수주선·인수합병(M&A) 자문수수료가 421억원을 기록했다.

인수금융 및 대체투자 신규 딜 확보로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는 265억원으로 집계됐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운용부문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며 “거래대금 정체에도 불구하고 시장점유율(M/S) 확보를 통해 브로커리지와 WM 부문 수익이 각각 전분기 대비 3.1%, 3.5% 증가했다”며 “IB 수익 또한 빅딜은 없었지만, SNK IPO, 영국철도 지분 인수 등 양적 성장을 통해 견조한 수준에서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의 올해 상반기 WM 부문의 총수익은 2772억원으로 작년 하반기 대비 3.7% 증가했다. 경상이익은 432억원으로 40% 늘었다. 금융상품 판매잔고는 작년 6월 말 150조원, 12월 말 194조원, 지난 6월 말 212조원으로 꾸준히 확대됐다.

정 사장은 작년까지 WM 부문에서 영업점 임직원들에게 적용되던 KPI를 연초부터 과감하게 폐지했다.

KPI는 각 지점이나 직원의 업무성과를 평가하는 지표로 수익 규모, 판매 실적, 신규 거래 고객 수 증감 등 100여 개의 항목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KPI를 없애고 직원이 고객 유치 과정과 목표 달성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 활동성을 보기로 한 것이다.

시황분석과 금융상품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학습활동 또는 고객 분석 등과 같은 사전 준비 활동, 실제 고객 대면접촉 횟수, 자산운용보고서 및 데일리 정보자료 발송 등 고객 접촉 활동, 수익률 보고서 및 세무 정보, 고객 행사 안내와 같은 사후관리 활동 등이 평가 요소다.

회사 수익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니즈를 맞추는 데 역량을 집중하게 하는 것이 핵심인 셈이다.

이렇게 고객과 지속적인 관계를 구축하면 단순히 브로커리지 영업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한층 강화된 자산관리 영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것이 정 사장의 시각이다.

정 사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고객 가치를 최우선 핵심목표로 제시하면서 “고객은 증권업의 근간이자 우리의 존재 이유”라며 “수익구조에서도 고객과 연관된 비즈니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경호 NH투자증권 WM 부문 대표는 “결과 중심에서 과정 중심으로 평가 방향을 완전히 틀었다”며 “이전에는 KPI를 잘 받고 수익을 많이 낸 직원을 우수하게 평가했으나 지금은 고객과 얼마나 잘 소통하면서 이를 회사 이익에 기여하는 지에 더 많은 평가 비중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영채 사장, ‘KPI 폐지’ WM 혁신 연착륙이미지 확대보기
증권업계에서 KPI를 폐지한 회사는 NH투자증권이 최초다.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KPI 폐지가 단기적으로 수익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만큼 리스크가 큰 시도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상반기 건조한 실적을 거두면서 이번 혁신이 조직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있다는 평가다.

정 사장은 과정가치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고삐를 죄어 왔다. NH투자증권은 평가 방식 전환으로 인한 혼선을 줄이는 한편 영업직원의 역량 강화를 위해 지난 4월부터 우수 영업직원을 양성하는 ‘마스터 PB 양성 과정(PB MBA)’을 시작했다. 이 교육은 오는 12월 말까지 총 35주간 매주 수요일 오전 9시부터 6시에 진행된다.

통상 프라이빗뱅커(PB) 등급제를 구축한 증권사의 경우 영업 성과가 좋은 일부 직원을 마스터 PB로 선정해 골프회원권이나 영업비 등의 별도 혜택을 제공한다.

NH투자증권은 이들을 따로 뽑는 게 아닌 교육 희망자를 대상으로 처음부터 마스터 PB로 키우는 방식을 택했다.

NH투자증권은 교육을 수강할 직원을 뽑으면서 ‘꿈과 비전을 가진 열의 있는 직원’을 지원자격으로 내걸었다. 접수된 지원서 내용만으로 심사를 거친 후 WM사업부 선발위원회에서 선발자를 최종결정한다. 이 과정은 철저히 블라인드화하고 외부 전문가도 참여시켰다.

이렇게 뽑힌 총 26명의 직원은 고객과 관계를 맺는 역량을 배양하는 현장·실전 중심의 PB 교육을 받는다. 교육은 상품지식 등 정형화된 커리큘럼을 일방적으로 적용하지 않고 참여자들이 제시한 주제·형식 등을 반영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오픈형 회의 같이 다양한 참여기법도 활용한다.

NH투자증권은 마스터 PB 100명을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향후 4~5기까지 마스터 PB 양성 과정을 지속 운영할 예정이다.

올 하반기에는 과정가치 평가체계를 고도화하고 나선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각 영업점과 직원들을 상대로 상반기 성과평가를 진행했다. 연초에 직원들이 제출했던 계획서를 바탕으로 센터장과 면담을 실시하고 계획 달성도와 활동량, 고객 접촉기록 등을 평가에 반영했다.

NH투자증권 영업점 직원들은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을 통해 고객과의 활동 기록을 기록한다. 본사는 이를 빅데이터로 활용해 고객의 성향을 파악하고 직원 코칭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새로운 영업 방식에 대한 고객의 만족도와 평가 역시 센터와 직원 성과 측정에 활용한다. 이러한 상반기 결과를 바탕으로 평가체계를 고도화하고 올해 연간 성과는 내년 초 영업점 직원 업무 분배에 반영할 계획이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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