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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전시] 빛의 색채로 세상을 만나는 뇌전증 화가 '넌지'를 만나다

이창선 기자

lcs2004@

기사입력 : 2023-03-07 16:16 최종수정 : 2023-03-07 16:38

2023년 3월 10일~23일, 삼청동 더아트나인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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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이창선 기자] 사회에서 왜곡된 시각으로 바라보는 다양한 일들이 많다. 신체상의 이유나 정신적인 부분에 대해 보통사람으로 살아가기에도 충분함에도 과거의 그릇된 편견으로 세상에서 소외시키기도 하는 부분들 중에 ‘뇌전증’이 있다. 뇌전증은 전기적 신호가 뇌 신경세포에 작용하여 의해 발병하는 질환으로 우리나라에서도 37만 명 이상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월13일 '2023 세계뇌전증의날' 기념식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넌지 작가

지난 2월13일 '2023 세계뇌전증의날' 기념식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넌지 작가


사회회적 편견과 부정적 인신을 해소하기 위하여 2015년부터 국제뇌전증협회(IBE)와 국제뇌전증퇴치연맹(ILAE)에서 매년 2월 둘째주 월요일을 뇌전증의 날로 정해두고 있다. 2022년 2월 뇌전증의 날에는 mz세대 화가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넌지 화가가 특별상을 받았다.
뇌전증 화가라는 인식이 있는데
아무래도 제 작업이 뇌전증 경험을 기반으로 영감을 얻은 것이다 보니, 자연스레 저와 뇌전증을 함께 떠올려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렇기에 활동을 거듭할수록 뇌전증 환우분들과 인식 개선을 위해 힘써주시는 분들, 뇌전증에 대해 잘 모르셨던 분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지요.
이처럼 제 작업에 따른 만남과 소통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뇌전증 화가의 입장으로 가지는 책임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고통스러운 질환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는 만큼, 정확하고 의미 있는 예술 활동을 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중입니다.

좌) 닉스의 초상(Portrait of Nyx), Oil On Canvas, 90.9x72.7cm, 2023우) 헤메라의 초상(Portrait of Hemera), Oil On Canvas, 90.9x72.7cm, 2023

좌) 닉스의 초상(Portrait of Nyx), Oil On Canvas, 90.9x72.7cm, 2023우) 헤메라의 초상(Portrait of Hemera), Oil On Canvas, 90.9x72.7cm,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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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보면 뉴런이나 백열등 머리를 한 사람이 있는데 작품 설명을
뇌전증을 경험하면서, 이를 극복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위해 뇌과학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우리 두뇌 속에 흐르는 전기신호와 뉴런 세포들에 대해 알게 되었고, 우리 뇌 속의 뉴런이 안정적으로 전기신호를 전달해야 자아성찰과 배움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정보들을 저만의 감각과 색채로 기록하기 위한 오브제가 바로 ‘뉴런’과 ‘전구’입니다.

빛이라는 주제를 잡은 특별한 이유가 있나
제 작업은 ‘살아있는 것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탐구입니다.
그림이라는 시각 예술을 통해 제가 바라보는 세상과 생명이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표현하고 싶었고, 살아있다는 것 자체를 은유하기 위한 수단으로 ‘빛’을 선택했습니다. 빛은 모든 세상의 기원이자, 온 우주를 여행하며 건축하기 위한 주춧돌이라고 볼 수 있죠. ‘나’는 누구인지, 어떤 원리로 살아있으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어떻게 세상을 사랑할 수 있는지에 대한 철학적 사고들. 이 끝없는 물음들을 이어가다 보면, 결국 온 사방에서 반사되어 나를 비추는 빛과 조우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빛이 제가 그림을 통해 더욱 연구하고 싶은 소재이자 주제가 된 것 입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이번 전시<Stardust>는 일상 속에서 겪는 고민과 갈등들이 너무나도 크고 무겁게 느껴질 때, 이 무게를 덜어낼 방법을 찾아가는 작은 존재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내가 제일 힘들고 괴롭다”라는 생각을 우주의 크기와 대조해 보면, 이 문장은 금세 먼지처럼 작아집니다. 이처럼 ‘나’라는 작은 존재가 사는 지구를 먼발치 별의 고향에서 관찰함으로써, 내가 집착하고 매달리는 문제들이 사실은 얼마나 미시적인 일인지. 또한 초신성과 함께 별 먼지가 흩뿌려져 만들어진 우리가, 살아가면서 진정으로 느끼고 깨우쳐야 할 진리가 무엇인지에 대한 탐구를 그림으로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별 먼지로 이루어진 존재에 대한 고찰과, 먼 우주에서 바라본 현재 우리 삶의 모습을 한 번쯤 관측해 볼 수 있는 작은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화가로 활동하는데 불편함은 없는지.
일생 대부분의 시간 동안 붓을 잡고 그림을 그렸기 때문에, 화가라는 직업에 큰 만족감을 느낍니다. 그래서 작업실에서 홀로 저만의 세계를 탐구하며 작업을 하는 것에는 전혀 불편감이 없죠. 다만 어려운 점이 있다면 화가로서 안정적으로 자리잡기 전까지 버텨내는 시간 인 것 같습니다.

작품성있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시간과 재료가 많이 필요한데, 신진작가로서 아직 인지도와 경제적 기반이 부족하기 때문에, 여유를 찾기 어려운 순간들이 찾아와 스스로를 괴롭히곤 합니다. 그럴수록 프로정신을 가지기 위해 자기 계발과 체력 관리를 통해 작업의 질을 높일 수 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술계의 선임과 신인 사이 서로 간 존중에 대한 일이나, 사회 제도적 한계가 씁쓸함을 주기도 합니다. 아직 미술시장 속 창작자의 권리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보편적이지 않기 때문에, 작품의 저작권이나 재판매 사항 등에 있어서 주목받지 못하는 점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한국 미술의 건강한 부흥을 위해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졌으면 합니다. 그리고 화가와 갤러리, 컬렉터와 대중이 행복한 문화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늘 꿈꾸고 있습니다.

좌) Your Cosmic Portrait, 53 x 65.5cm, Oil On Canvas, 2022우) 지구돋이(Earthrise), Oil On Canvas, 90.9x72.7cm, 2023

좌) Your Cosmic Portrait, 53 x 65.5cm, Oil On Canvas, 2022우) 지구돋이(Earthrise), Oil On Canvas, 90.9x72.7cm,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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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 작품 중에 특별히 애착이 가는 작품은 무엇이고 이유는
‘지구 돋이(Earthrise)’라는 작품에 특히 애착이 갑니다. 이 작품은 우주에서 보이는 지구의 모습을 조사하던 중 알게 된 이야기로부터 영감을 받은 것인데요.
최초로 달 궤도에 진입한 유인 우주선인 아폴로 8호가 1968년 크리스마스이브에 촬영한 지구의 모습에 관한 것입니다. 사진의 이름은 ‘지구 돋이(Earthrise)’이며, 달의 지평선 위로 떠오르는 푸른 지구가 담겨있습니다. 이를 보는 세 명의 우주인은 구약 성서에 나오는 창세기를 읽으며 달과 지구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중계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에 감명을 받은 전구 올빼미가 우주로 떠나, 같은 뭉클함을 느끼는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했습니다.
그림이 주는 정서와 이야기가 전시의 주요 메시지를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이 작품에 애착이 갑니다.

젊은 화가로서 미술시장에 적응하는 방법
유행과 경제가 쉴 새 없이 격변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갓 미술 시장에 진입한 젊은 화가가 이러한 미술시장에 적응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이미 수많은 아이디어들과 이미지가 넘쳐나는 사회인 만큼 질투심과 열등감, 패배주의에 물들기 쉬운 환경입니다. 이럴수록 요행보다는 진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술가의 삶을 선택했다면, 단기간의 활동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적응하고 나아가는 방법을 터득해야 할 것입니다.

당장 내 옆에 잘 나가는 신진작가들을 보며 나 자신을 초라하게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더 많은 대중과 진중한 소통을 하기 위해서 본인의 작품 세계관을 견고히 건설해나가고, 작업 자체를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 이것이야말로 가장 좋은 적응의 도약 아닐까요? 예술 활동에 애정을 가지고 임하는 것부터 시작한다면, 시간이 조금 더디더라도 원하는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뇌전증에 대한 편견과 차별 없는 세상에서 함께 사는 세상이 되길 희망하는 넌지 화가의 작품전시는 3월 10일부터 23일까지 삼청동 더아트나인갤러리에서 열린다. 작품으로 세상을 만나는 넌지 화가의 희망을 함께 꿈꿔본다.

[미술전시] 빛의 색채로 세상을 만나는 뇌전증 화가 '넌지'를 만나다


이창선 기자 lcs2004@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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