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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까사, 신세계의 '아픈 손가락' [미운오리새끼]

홍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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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3-01-26 06:30 최종수정 : 2023-01-26 09:22

정유경 총괄사장 첫 인수합병으로 주목 받았으나 2018년 인수 후 영업적자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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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황금알 낳을 핵심 비즈니스가 되어 미래 먹거리로 부상할 줄 알았으나 아직 ‘꿈나무’인 기업들. 지금은 힘들지만 언젠가 찬란히 비상할 사업들. 우리는 이를 <미운오리새끼>라 부르기로 했다. 미래 화려한 백조를 꿈 꾸는 미운오리새끼들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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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경닫기정유경기사 모아보기 신세계 총괄사장의 첫 인수합병(M&A)으로 눈길을 끌었던 신세계까사가 당초 기대와는 다르게 ‘아픈 손가락’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고전하고 있다. 인수 당시 내세웠던 ‘2023년 4500억원 매출’ 목표가 올해로 다가온 가운데 계획에 다가설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세계까사의 시작은 까사미아다. 까사미아는 1982년 서울의 한 상가건물에서 인테리어 소품업체로 출발했다. 아파트 건설붐이 일면서 성장에 속도가 붙었고 1992년 법인을 설립해 본격적인 토탈 인테리어 브랜드로 성장했다.
까사미아는 2004년 이후 꾸준히 영업이익률 10% 내외를 기록하는 등 안정적 사업을 펼쳤지만 성장에 한계가 왔다. 이에 2016년 증시 상장으로 돌파구 마련을 꾀했지만 공모 흥행에 실패하면서 매각으로 입장을 바꿨다.

이때 정유경 총괄사장이 까사미아를 선택했다. 2015년 신세계 총괄사장으로 오르며 신세계 사업 전반을 꾸리던 중 리빙 사업 성장 가능성을 보고 총괄사장 승진 후 첫 인수합병(M&A)으로 까사미아를 선택한 것이다.

실제 리빙 시장은 빠르게 규모를 키우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약 10조원, 2015년 13조원이었던 리빙 시장 규모는 오는 2024년 20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는 2018년 1월 까사미아 주식 681만 3441주(지분 92.4%)를 1837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정 총괄사장의 첫 인수합병 작품이라는 점에서 까사미아 인수는 많은 관심을 받았다. 업계에 따르면 인수전을 정 사장이 직접 관여하며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인수 당시 시장 평가는 긍정적이었다. 당시 한 증권사에서는 "동종업계 1~2위 기업인 한샘과 리바트에 비해 까사미아 매출 규모와 성장성은 열위에 있지만 신세계가 보여 준 사업 안정성과 재무구조의 건전성 등을 고려하면, 신세계의 까사미아 인수에는 긍정적 부분이 많다"며 “신세계의 브랜드 운영 능력을 고려할 때 인수 후 까사미아 브랜드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신세계는 까사미아 인수 당시 1200억원대 매출 규모를 5년 안에 4500억원까지 끌어올리고 2028년에는 매출 1조원 대 '메가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임을 밝히며 성장을 확신했다.

그러나 기대와 다르게 까사미아는 고전하는 모습이다. 인수 첫해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2018년 7월 국내 일부 침대업체들의 방사성 물질 '라돈' 파동으로 가구업계 전체가 일시적 빙하기를 맞았다.

까사미아는 1만 5395개를 회수했고 이로 인해 창사 20년만에 연간 실적 기준 첫 적자를 기록했다. 여기에 더해 정부의 규제 정책으로 부동산 경기가 악화돼 가구 시장이 얼어붙는 등 악재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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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돈 파동’으로 발생한 줄 알았던 까사미아의 영업적자는 이후에도 이어졌다. 신세계까사는 2018년 -4억원, 2019년 -173억원, 2020년 -107억원, 2021년 -89억원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20년간 흑자를 이어오던 기업이 인수 이후 실적이 뒷걸음질 치고 신세계 자회사 중 유일한 적자기업이 되자 신세계까사에는 ‘아픈 손가락’이란 별명이 생겼다.

신세계는 분위기 전환을 위해 2021년 8월 사명을 까사미아에서 신세계까사로 변경했다. 그 후 2달 뒤인 10월에는 여기어때컴퍼니 대표이사와 써머스플랫폼(옛 에누리닷컴) 대표, 이베이코리아 부사장 등을 지낸 최문석 신세계까사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그룹 내부 인사가 아닌 외부 인사가 신세계까사 대표가 된 것은 처음이었다.

최 전 대표는 매장수를 확대하고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는 등 공격적인 사업을 펼쳤다. 확장 기조에 힘입어 매출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신세계까사 매출은 인수 첫해 2018년 1096억원에서 2019년 1184억원, 2020년 1634억원, 2021년 2301억원을 기록하며 외형을 키워갔다.

다만 신세계까사의 매출 상승은 온전한 사업의 결실로 평가받지는 못했다. 매출이 급증한 2020~2021년도는 코로나19로 가구업계가 수혜를 받은 기간이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가구 소매 판매액은 10조1865억원으로 전년 대비 23.8% 증가했으며 이로 인해 경쟁사인 한샘, 리바트의 매출이 급증한 바 있다.

매출 상승보다 눈에 띄는건 부채비율이었다. 부채 비율이 증가하며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한 것이다. 2018년 16.9%에 불과했던 신세계까사 부채비율은 2021년 214.6% 까지 치솟았다. 업종별로 차이가 있지만 100% 이하를 표준비율로 평가하고 200%를 넘어서면 위험 신호로 해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세계까사는 확장 기조를 이어갔다. 지난해 오프라인 매장인 까사미아를 110여개로 늘렸으며 온라인몰인 굳닷컴을 강화했다. 지난해 4월 신세계가 신세계까사 주식 225만6573주를 취득하며 200억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처럼 신세계까사가 확장 기조를 이어가는 이유는 매장 수 증가가 실적 개선과 직결된다는 판단에서다. 신세계그룹에 편입되기 직전이었던 2017년 신세계까사 매출은 1100억원대였다. 인수 이후인 2018년과 2019년도 매출은 각각 1096억원, 1184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매장 확장에 나선 2020년부턴 달라졌다. 2020년 매출은 1634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증가했으며 2021년에는 전년 대비 41% 증가한 2301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까사는 매장 확대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수익 개선에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까사는 한샘, 현대리바트와 달리 자체 제조 공장이 없다. 이 점이 까사미아 인수 당시 약점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방식(OEM)으로 가구를 생산해 유통·판매하는 신세계까사는 사업 특성상 주문량이 적으면 생산 단가가 높아진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매장 수 확대로 주문량이 증가하면 생산 단가가 하락한다. 생산 단가 하락은 수익성 상승으로 이어진다.

이에 신세계까사는 더욱 공격적으로 외형 확장을 통해 성장의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까사 인수 당시 5년 후 2023년까지 매출액을 4500억원까지 끌어올리겠다던 정 총괄시장 목표가 올해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김홍극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김홍극 신세계까사 대표./ 사진제공 = 신세계TV쇼핑

김홍극 신세계까사 대표./ 사진제공 = 신세계TV쇼핑

'전통 신세계맨'인 김 대표는 2014년 이마트 영업총괄부문 라이프스타일본부 가전문화담당 상무보로 처음 임원으로 등용됐으며, 2015년 이마트 상품본부장 겸 일렉트로마트 BM 상무, 2017년 이마트 상품본부장 부사장, 2018년부터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김 대표는 10여 년간 이마트 가전 담당 바이어로 오랜 경험을 쌓은 상품 부문 전문가로 평가 받는다. 이마트의 핵심 자체 브랜드(PL)인 피코크와 노브랜드, 일렉트로마트를 본궤도에 올리는 데 핵심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를 맡았을 때 수년간 이어지던 적자 고리를 끊고 흑자 결실을 맺은 점도 높게 평가 받고 있다. 지난 2020년 신세계라이브쇼핑은 256억원의 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2021년에도 영업이익 282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향후 김 대표는 신세계까사의 상품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동시에, 수익성 위주의 체질 개선 작업에 집중할 것으로 기대된다. 매장 혁신과 디자인 경쟁력 강화 등 전방위적 노력을 통해 연간 기준 흑자 달성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상반기 선보일 체류형 메가 복합 문화공간 '까사그란데'가 눈길을 끈다. 식음료(F&B)·문화예술·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이종 업체와의 협업으로 색다른 쇼핑 경험이 가능한 공간을 선보일 계획이다.

입점 브랜드로는 까사미아 온라인 플랫폼(굳닷컴) O4O 전문매장인 '굳 슈퍼마켓'과 에스프레소 바 '오우야' 등이 거론된다. 까사미아가 최근 '글로벌 아티스트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만큼 갤러리나 쇼케이스, 기프트존 등이 마련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일반 매장보다 넓기 때문에 용인을 시작으로 하남, 일산 등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SK매직과 업무협약을 맺고 소파·거실장·침대 등 가구 렌털(대여)·구독 서비스를 본격화한다. SK매직은 렌털 사업 관련 판매 채널을 제공하고 신세계까사는 자사 가구를 SK매직 상품과 렌털 형식으로 제공한다. SK매직 제품을 자사 오프라인 쇼룸에 전시하는 등 판매 시너지도 도모할 것으로 전해졌다.

양 사는 대여 전용으로 개발한 가구·가전을 결합해 공간 인테리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가구·인테리어에 대여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보는 고정관념을 탈피하는 새로운 시도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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