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거래대금도 감소하면서 IB(기업금융) 부문이 수익 기둥인 증권사들이 대체로 방어하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미래에셋증권(대표 최현만닫기최현만기사 모아보기, 이만열)이 해외법인 선전 등 수익다각화를 바탕으로 직전 분기 메리츠증권(대표 최희문닫기최희문기사 모아보기)에 빼앗겼던 실적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현대차증권(대표 최병철닫기최병철기사 모아보기)의 경우 올 2분기에 증권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 순이익이 모두 전년 동기보다 증가하면서 리스크 관리 능력이 부각됐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6%씩 감소한 수치다. 아직 실적 발표가 나오지 않은 증권사도 있지만 사실상 업계 1위 실적으로 점쳐진다.
미래에셋증권 올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6059억원)은 반기 만에 6000억원대를 돌파하면서 연간 '1조 클럽' 가능성을 높였다.
미래에셋증권은 다각화된 투자 포트폴리오 기반으로 양호한 성과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별도 기준 운용손익(1100억원)이 선방했고, 투자목적자산 등에서 발생한 실질 분배금 및 배당 수익(756억원)도 기여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해외 법인의 실적도 견고했다. 2분기 해외법인 세전순이익은 64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13.3% 증가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내 5대 대형 증권사 중 미래에셋증권은 2022년 3월말 기준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금융 비중이 가장 낮아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입증하기도 했다.
메리츠증권은 2022년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이 5758억원, 순이익이 437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가량 개선된 실적으로 업계 2위다.
메리츠증권의 약진은 작년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기며 호황을 누렸던 빅5 증권사들의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실적 감소율과 대비된다.
한국투자증권(대표 정일문닫기정일문기사 모아보기) 실적은 운용 부진 여파가 컸다.
한국투자증권은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1305억원으로 잠정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 53.5% 감소했다. 2분기 당기순이익은 74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8.3% 줄었다.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 영업이익은 4188억원, 순이익은 3485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채권운용을 포함한 트레이딩손실(-2329억원)이 큰 폭으로 확대됐고, 지분 투자한 자산 가치 하락에 따른 평가손, 증권 증자를 위해 발행한 달러채권 환산손 등이 발생했다. 1분기 배당금 효과가 소멸하면서 상품운용손실 규모를 키웠다. 그럼에도 IB부문에서 PF(프로젝트파이낸싱), M&A 인수금융 등이 견조했던 게 방어막이 됐다.
주요 대형사들이 그야말로 '반토막' 실적을 냈다.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닫기정영채기사 모아보기)은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154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0.8% 감소했다. 2분기 당기순이익은 11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7% 줄었다. 상반기 영업이익이 3160억원,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221억원으로 집계됐다. 채권운용손실 확대 요인이 컸다. 그럼에도 인수금융, 금융자문, 유상증자 부문에서 선방하면서 IB부문이 수익처 역할을 했다.
삼성증권(대표 장석훈닫기장석훈기사 모아보기)도 올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 3950억원, 당기순이익 2886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7.7%, -47.9%를 기록했다.
작년 '개미 투자자' 투자 창구로 호황을 누렸던 키움증권(대표 황현순)도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 3405억원, 순이익 2494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6.8%, -48.4%로 잠정 집계됐다.
반면 현대차증권은 우호적이지 않은 증권업 환경에서 특유의 관리 경영 기조 효과를 봤다.
현대차증권은 올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487억원, 순이익 369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4.5%, 17.9% 증가한 '깜짝' 플러스(+) 실적을 냈다. 선전 배경에는 채권 금리 상승에 대비한 포지션 축소와 IB부문의 포트폴리오 조정 등 선제적 리스크 관리가 꼽히고 있다.
현대차증권 상반기 영업이익은 881억원, 순이익은 671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1.4%, -7.4%로 낙폭도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고 금리상승 기조가 이어지면서 부동산금융 등 IB 부문 실적도 안심하지 못할 상황이 되고 있다.
증권사들은 보다 보수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구축에 힘을 싣고 있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2021년까지 우호적인 영업환경에 힘입어 우수한 영업실적을 창출했던 증권사는 2022년 금리상승 등 업황이 비우호적으로 변하면서 각 사업부문에서 실적 저하 국면에 진입했다"며 "우발부채, 자체헤지 파생결합증권 등 위험익스포저 규모 양적 관리, 자본규모 등을 감안할 때 현재 재무안정성은 양호한 반면, 거시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부동산금융 등 위험익스포저 건전성 저하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어 향후 리스크관리 성과에 따라 실적이 차별화 될 전망"이라고 제시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