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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 신세계 회장 ‘에·루·샤’ 마케팅 통했다

홍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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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1-11-22 00:00 최종수정 : 2021-11-22 14:14

명품 전략으로 백화점매출 2조 시대 열어
독자 명품 브랜드 ‘뽀아레’ 과감히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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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이명희 신세계 회장

▲사진 : 이명희 신세계 회장

[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3대 명품으로 불리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매장을 모두 갖고 있는 백화점은 국내에서 7곳뿐이다. 명품 브랜드 상징성과 인기 때문에 백화점 입점이 쉽지 않지만 신세계백화점은 이중 절반 이상인 4개를 갖고 있다.

신세계는 에·루·샤를 포함해 다양한 명품 브랜드 입점으로 ‘명품 백화점’ 입지를 높여가고 있는데 이는 이명희닫기이명희기사 모아보기 신세계 회장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명희 회장은 진작부터 명품 브랜드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본관의 ‘명품관’ 변신이 그 방증이다. 이 회장은 지난 2007년 신세계백화점 본점 본관을 ‘명품관’으로 재탄생시켰다.

중앙 계단 인테리어만 5차례 수정하고 내부 인테리어와 미술품 전시에도 직접 관여하며 많은 공을 들였다. 서울 강북 백화점 최초로 에르메스 입점에도 성공했다.

그는 명품관 본관 오픈 테이프 커팅식에도 참석했는데, 이는 1984년 신세계 영등포점 오픈 이후 27년만의 공식 행사 등장이었다. 이 회장이 명품관 오픈에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특히 당시 이 회장 패션이 눈길을 끌었는데 하나같이 신세계 본관에 입점한 명품 브랜드 제품이었다. 그야말로 ‘센스 있는 마케팅’이었다.

◇ 명품 전략으로 한국 1위 백화점 올라

이 회장 명품 브랜드 강화 전략은 서울 강남으로 이어졌다. 신세계백화점은 2010년대 중반까지 강남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

특히 신세계 강남점은 강남권 요지에 위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속버스 터미널과 연결돼 있던 탓에 ‘고급 백화점’ 이미지가 부족했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까지만 해도 명품 브랜드들이 ‘버스 터미널’ 백화점에 입점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며 “고급 브랜드가 들어오지 않으니 인근 압구정 현대백화점, 갤러리아백화점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런 분위기를 쇄신하고자 지난 2016년 ‘서울 최대 규모 프리미엄 백화점’을 목표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신관 증축 및 리뉴얼을 진행했다. 이후 ‘에·루·샤’를 비롯한 명품 브랜드를 대거 입점하고 명품 전문관을 도입했다.

명품 브랜드는 엄청난 가격대에 비해 수익성은 그다지 크지 않은 편이다. 일반 브랜드에 비해 명품 브랜드 백화점 수수료가 매우 낮기 때문이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명품 판매로 백화점이 얻는 수익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며 “다만 각 백화점 사업 지침에 따라서 수익을 크게 내지 못해도 상징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백화점은 입점시키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성이 높지 않았지만 신세계가 명품 브랜드 입점에 집중한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신세계 강남점은 지난 2016년 증축 및 리뉴얼 오픈 이후 꾸준히 매출 상승세를 이어오다 2019년 국내 백화점 중 최초로 연매출 2조 원 벽을 돌파했다. 2020년에도 연속해서 연매출 2조 원을 기록하며 공고한 한국 1위 백화점으로서 자리 잡았다.

신세계 강남점은 올해 7월 9개월간 리뉴얼 공사를 통해 명품 백화점 이미지를 다시 한번 굳혔다. 1000여평 공간의 신세계 강남점 1층을 리뉴얼해 해외 럭셔리 브랜드 10여개 핸드백을 한데 모은 ‘백 갤러리(Bag Gallery)’를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또한 명품 브랜드 매장을 세분화 해 구찌 7개, 샤넬 6개, 에르메스 4개, 루이비통 3개 전문관을 운영하며 국내 대표 ‘명품 백화점’ 명성을 이어갔다. ‘명품 백화점’으로 입지가 공고해지자 이제는 명품 브랜드가 먼저 찾는 백화점이 됐다.

지난 9월 명품 브랜드 고야드가 전세계 최초로 고야드 제트 블랙 컬러를 신세계 강남점에서 공개했다. 이전에도 강남점 1층에서 루이 비통, 샤넬, 보테가 베네타 등 명품 브랜드들이 국내 최초 및 단독 상품을 선보이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명품은 신세계 매출 효자 상품으로 등극했다. 전국 신세계백화점에서 명품 매출 비중은 24.4%에 달한다.

최근에는 ‘에·루·샤’를 갖고 있는 대구 신세계가 개점 후 4년 11개월 만에 연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이는 국내 백화점 중 최단 기간이다. 대구 신세계는 지난해 12월 에르메스, 지난 3월 샤넬 입점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올해 명품 매출액이 전년 대비 129%나 늘었다.

이로서 신세계백화점은 ‘에·루·샤’ 매장을 갖고 있는 4개 매장 중 3개(강남점, 센텀시티점, 대구점)에서 1조 원 이상 연매출을 올리게 됐다. 국내에서 연매출 1조원이 넘는 백화점은 총 6개인데 그중 절반이 신세계백화점인 것이다.

신세계는 올해 3분기 매출 1조 6671억원, 영업이익 1024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에 이어 3분기까지 역대 최대 실적을 발표하면서 향후 실적에도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 독자 명품 브랜드도 적극 육성

신세계는 명품 ‘유통’에서 명품을 ‘만드는’ 기업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 시작점에 명품 브랜드 ‘뽀아레’가 있다. 이 회장은 10여 년 전부터 명품 브랜드를 만드는 회사로 도약하자는 청사진을 그렸다. 이후 지난 2015년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통해 유서 깊은 프랑스 패션하우스 폴 뽀아레 상표권을 인수하며 꿈을 구체화했다.

‘패션의 왕’이라 불리는 폴 뽀아레는 샤넬과 함께 1900년대 초를 풍미했던 패션 하우스다. 1911년 패션 브랜드로는 세계 최초로 향수를 출시했을 만큼 혁신적이었으며, 여성을 코르셋에서 해방한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아시아 권역에서는 샤넬만큼 인지도가 높지 않지만 유럽, 미주 그리고 패션학도에게는 높은 가치를 갖고 있다.

이 회장은 포아레를 인수해 화장품 브랜드로 출시했다. 현재 한국에 신세계백화점 본점, 강남점 2곳에 매장을 열었으며 뷰티 본고장인 프랑스 파리와 미국 뉴욕 매장 오픈을 준비 중이다.

특히 프랑스는 뽀아레에 대한 관심이 높아 이른 시기에 매장을 오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세계는 뽀아레가 서구권에서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만큼 유럽, 미국 진출을 우선으로 아시아를 포함한 글로벌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보통 한국 브랜드가 먼저 중국, 일본에 진출해 인지도를 높이고 서구권으로 진출하는 것과는 다르다.

신세계 관계자는 “포아레는 이미 유럽이나 미국에서 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먼저 유럽·미국 진출 후 역으로 중국, 일본 등 아시아로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아직 구체적이진 않지만 뽀아레는 명품 브랜드라는 타이틀 아래 상품 카테고리를 확대해갈 계획이다. 우선은 화장품 제품 카테고리를 늘릴 예정이며 확대 범위는 무궁무진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명희 신세계 회장은 ‘선구안’과 ‘감각’이 있는 리더”라며 “시장보다 앞서 미래 트렌드를 잡아내고 그 트렌드를 어떻게 풀어내야 고객들이 좋아하는지 잘 아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신세계가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는 건 이명희 회장이 다져놓은 기반들이 빛을 보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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