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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이재용 부회장 재구속과 삼성의 주가...학습된 법률 리스크

장태민

기사입력 : 2021-01-1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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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19일 KODEX 삼성그룹 ETF 가격 흐름...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19일 KODEX 삼성그룹 ETF 가격 흐름...출처: 코스콤 CHECK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전날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구속됨에 따라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관련 주식들의 가격이 급락했다.

하지만 이날은 다시 반등하면서 분위기 쇄신에 나서고 있다.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의 집행유예를 기대하다가 총수가 구속됨에 비상경영이 불가피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이 부회장, 앞으로 채워야 하는 형기는 1년 6개월

이재용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경영권 승계 청탁과 함께 뇌물을 건넨 혐의로 재판을 받다가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이 부회장은 2017년 2월 17일 새벽에 구속된 뒤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기까지 약 1년간 수감 생활을 했다. 이 부회장은 형이 확정되면 1년6개월의 형기를 채워야 한다.

서울고법 형사1부 정준영 재판장은 "박 전 대통령의 뇌물 요구에 편승해 적극적으로 뇌물을 제공했고 묵시적이긴 하나 승계작업을 돕기 위해 대통령의 권한을 사용해 달라는 취지의 부정한 청탁을 했다"면서 86억여원 뇌물공여와 횡령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사장과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도 이 부회장과 같은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최순실 승마 지원 혐의로 재판을 받던 박상진닫기박상진기사 모아보기 전 삼성전자 사장과 황성수 전 전무에겐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이 선고됐다.

전날 삼성그룹 수장의 구속과 함께 주가지수가 낙폭을 키우면서 이를 우려하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았다.

지난 2017년 사례 등을 감안해 삼성의 경영이 타격을 받는 것을 것이란 우려의 시각과 함께 총수 구속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과장해선 안 된다는 시각이 맞서고 있다.

총수 구속으로 삼성의 중요한 의사결정이 타격을 입을 수 있지만, 2017년 구속 당시 이 부회장은 직접 현안을 보고 받았다.

이 부회장은 옥중 의사결정을 통해 삼성을 지휘했다. 그해 7월 평택 반도체 생산라인 준공식 때는 2021년까지 30조원 투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삼성은 또 2018년엔 5G와 AI, 바이오 등에 180조원의 투자를 공언하면서 10년내 시스템 반도체 1위가 되겠다는 포부가 담긴 반도체 비전 2030을 제시하기도 했다.

■ 재계 일제히 우려 표명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전세계 IT 그룹들이 업종을 불문하고 거친 경영을 이어가는 가운데 한국 경제와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삼성전자의 수장이 구속된 일은 큰 사건이다.

재계의 대표 단체들은 일제히 이재용 부회장 구속을 안타까워하면서 한국 경제에 악영향이 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부회장 구속 판결 후 전경련은 "삼성이 한국과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판결에 따른 경영활동 위축은 개별기업을 넘어 한국경제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된다"면서 "장기간의 리더십 부재가 신사업 진출과 빠른 의사결정을 지연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재계는 글로벌 빅테크들의 경쟁이 치열하고 코로나19 사태로 한국경제의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 한국경제의 중심을 잡아왔던 국내 대표기업이자 세계적인 기업 총수의 구속으로 경영 공백이 생긴 것에 대해 한목소리로 우려했다.

특히 재판 전 박용만닫기박용만기사 모아보기 대한상의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안건준 벤처기업회장 등 작은 기업들의 협의체 회장들이 이 부회장에 대한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해 눈길을 끌기도 했었다.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는 기업들의 모임인 상장사협의회도 별도의 논평을 내면서 우려를 표명했다.

상장사협의회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 따른 우리 경제의 피해가 엄청났음에도 불구하고 2020년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전망치보다 놀라운 회복력을 보이고 있는 중심에는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 반도체 및 가전 등의 성과가 밑거름이 됐기에 경제계는 이 부회장에 대한 선처를 탄원했었다"고 상기했다.

그러면서 "이번 판결로 삼성전자의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됨은 우리나라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의 대외적인 이미지 및 실적에 대한 우려뿐만 아니라 함께 상생하는 수많은 중견·중소기업 협력업체들의 사활도 함께 걸려있기 때문에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삼성전자 임직원과 이 부회장에게 위로의 뜻을 전하며, 경영공백에 따른 리스크가 있더라도 우리나라 경제의 원동력으로써 계속 힘써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 이재용 부회장 구속 주가 영향 제한적

지난 2017년 2월 17일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기 며칠 전부터 삼성그룹주들은 하락한 바 있다. 하지만 구속 이후 주가는 반등하면서 낙폭을 만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KODEX 삼성그룹 ETF는 구속 당일까지 5일간 1.4% 하락했지만, 구속 다음날부터 5거래일간 0.88% 올랐다.

이 ETF는 삼성전자와 삼성SDI 비중이 25% 내외로 높다.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전기, 삼성생명, 삼성에스디에스, 삼성화재, 삼성중공업, 호텔신라, 삼성증권 순으로 채워져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당시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 부회장 구속 당일 0.42% 하락한 3만 7,860원을 기록했으나 다음 거래일 2% 넘게 급등했으며, 주가지수는 지속적인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당시 삼성전자는 3월 6일 4만원, 7월 13일 5만원을 돌파하는 흐름을 보였다.

이재용 부회장의 재구속으로 전날 하락폭을 키웠던 삼성그룹주 주가는 이날 일제히 반등하고 있다. KODEX 삼성그룹 ETF는 15일과 18일 이틀간 각각 1.55%, 3.66% 급락했지만, 이날 장중 2.5% 이상 오르면서 분위기를 전환하고 있다.

전날 3.41% 급락했던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장중 3% 이상 오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1월 11일 9만원 위로 급등한 뒤 최근엔 차익매물 등에 막혀 며칠간 약세 흐름을 이어왔다.

A 증권사의 한 주식중개인은 "전날 이재용 부회장 구속 소식으로 삼성그룹주들이 크게 하락했으나 이날은 다시 반등하고 있다"면서 "지난 번과 마찬가지로 이 부회장 구속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B 증권사 관계자는 "집행유예 기대가 컸던 이 부회장이 뜻 밖에 구속되면서 전날 삼성그룹주들이 낙폭을 키우긴 했으나, 전체 주가의 흐름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 삼성그룹주 법률 리스크 이미 학습...물산은 좀더 긴장

다만 삼성그룹주들간 간에는 온도차가 있으며, 특히 전날 삼성물산 주가의 낙폭이 컸다. 삼성물산이 삼성그룹 지분구조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고(故)이건희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의 지분을 어떻게 처리할 지가 큰 관심었던 가운데 상속세를 신고해야 하는 4월말 이전에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삼성생명과 삼성물산, 이건희 회장이 지배하고 있다.

그간 삼성물산 최대주주인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생명 최대주주가 되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은 큰 문제가 없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건희 회장의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지분을 유가족에 상속할 경우 상속세 부담이 크고, 계열사 법인에 넘길 경우 상속세 부담 처리문제가 관건이라는 분석 등 시나리오를 두고 관심들이 많았다.

이건희 회장 재산 상속세를 내는 데 12조원의 자금이 필요해 이재용 부회장으로서는 회사 경영과 함께 개인적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는 지적들도 나온다.

삼성물산 지분은 이재용 부회장이 17%, 이건희 회장이 3% 가까이 보유 중이다. 삼성전자 지분은 이건희 회장이 4%, 삼성물산이 5%, 이재용 부회장이 1% 미만의 지분을 갖고 있다.

전날 지배구조 문제가 얽힌 삼성물산 주가는 6.84% 급락한 14만 3,000원으로 떨어졌다. 삼성그룹주들이 이날 일제히 반등했지만, 삼성물산 주가는 상승폭이 1% 이내로 제한적이다.

C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이재용 부회장 구속과 관련해선 시장이 이미 학습을 한 상태여서 주가가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서 "다만 삼성물산은 지배구조 문제 때문에 다소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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