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손해보험사 자동차보험 손해율 추이. / 자료 = 손해보험협회
8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 등 '빅4' 손보사의 올 상반기 누계 자동차보험 손해율(가마감 기준)은 83.5~84.2%로 나타났다. 4개 손해보험사는 자동차보험 시장의 8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상반기 누계 손해율 86.5~87%과 비교하면 2.8~3.3%p 감소한 수치다. 삼성화재의 올 상반기 자동차보험 누계 손해율은 지난해 동기 대비 2.8%p 하락한 84.2%로 나타났다.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는 각각 83.9%(-2.5%p), 83.5%(-3.1%p), 83.5%(-3.3%p)로 집계됐다.
손해율은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로,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지는 손해율은 78~80% 수준이다. 통상적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계절적 요인에 따라 변동폭이 크기 때문에 전년 동월과 비교한다.
삼성화재는 올해 1월 95.9%의 손해율로 시작했으나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3월부터 전년 대비 손해율이 하락해 4개월 째 지속하고 있다. 4월 손해율은 89%로 전년과 비교해 9.3%p 차이를 보였으나, 6월에는 증감률이 2.8%p로 하락폭이 점점 줄어드는 모양새다. 이외 주요 손보사의 6월 손해율도 전월 대비 소폭 상승하며 하락폭이 둔해졌다.
치솟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올 상반기 하락세로 전환한 것은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형 손보사 4곳의 올 상반기 자동차사고 접수건수는 총 153만1238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159만1582건 보다 3.8% 줄어들었다.
지난해 두 차례 걸쳐 인상된 자동차보험료도 손해율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손해보험사들은 지난해 1월과 6월 각각 3~4%, 1.0~1.6% 수준으로 보험료를 인상했다. 자동차보험 1년 만기로 보험료 인상 효과는 1년이 지난 이후에 손해율에 반영된다.
문제는 하반기까지 손해율 개선 효과가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여름 휴가철인 7~8월,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대신 국내로 휴가를 계획하는 경우가 늘면서 자동차 운행량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름철 장마와 태풍 역시 손해율 증가에 큰 변수로 작용한다.
실제 지난해 6월 84.2~89.4% 수준이던 4대 손보사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월 89.3~94.5%, 8월 92.1~95.4%로 상승했고, 지난해 말 100.3~104.3%까지 치솟았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올 상반기 손해율이 개선됐으나 여전히 적정손해율을 크게 상회하면서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에서 적자를 내는 구조"라며 "최근 생활방역으로 전환되면서 차량 운행량이 다시 늘어나는 데다 계절적 요인까지 겹치면서 안도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유정화 기자 uhw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