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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는 ‘OO페이’ 전쟁중…목적은 데이터

유선희 기자

ysh@

기사입력 : 2020-05-18 00:00

신세계·롯데·쿠팡도 간편결제 서비스 운영
기술력 높인 대기업 간편결제도 ‘데이터’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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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는 ‘OO페이’ 전쟁중…목적은 데이터
[한국금융신문 유선희 기자]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인터넷 쇼핑을 할 때 가장 큰 불편함은 ‘결제’였다. 공인인증서나 보안카드를 통한 본인 인증, 계좌이체, 무통장 입금 등의 귀찮은 절차가 꼭 필요했기 때문이다. 2010년대 중반 들어서는 ‘간편결제’라는 신세계가 열렸다. 지문 한 번이면, 4~6자리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결제가 한 번에 끝난다. 온라인과 모바일에서의 결제 과정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어 구매 편의성이 높다. 쇼핑 과정에서 고객의 번거로운 요소를 줄인다는 것은 만족도를 높이는 길이다. 고객 만족도가 높으면 쇼핑 빈도와 결제 금액도 덩달아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이용 기록과 소비 패턴 등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마케팅을 구현할 수도 있다. 충성도는 덤이다. 소비의 중심에 선 유통기업들이 ‘OO페이’를 내놓았던 이유다.

◇ 유통 대기업 ‘온·오프라인 통합 결제’ vs 이커머스 ‘편리성 앞세워 사용자 대거 확보’

주요 유통기업들은 온라인 간편결제 서비스의 영역 확장에 일찍부터 뛰어든 상태다. 신세계 ‘SSG페이’, 롯데 ‘L(L엘페이)’, 쿠팡 ‘쿠페이’, 티몬 ‘티몬페이’, 이베이코리아 ‘스마일페이’...대표적 유통기업들이 내놓은 간편결제 서비스만 해도 5개다.

SSG페이와 엘페이는 그룹 간편결제 서비스로 쓰이고 있다. 신세계는 그룹 자체적으로 SSG페이를 지원하고 있다. SSG페이는 유통기업들이 내놓은 간편결제 애플리케이션들 중에서 처음으로 오픈뱅킹 서비스를 내놓는가 하면, AI기반 챗봇을 선보이기도 했다. 시스템 고도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SSG페이는 앞으로 순차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오픈뱅킹 서비스의 사용 편의성과 완성도를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이달 중으로 연락처 송금, 다건 송금, 예약 송금, SSG머니 혹은 계좌로 송금받기 등 추가 기능을 탑재할 예정이며, 휴대폰을 흔들어 송금하거나 상대방에게 송금을 요청하는 기능도 준비 중이다.

롯데는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 롯데그룹 쇼핑몰을 한데 모은 온라인몰 ‘롯데온(ON)’을 지난달 출범시키면서 엘페이를 함께 탑재했다. 별도로 엘페이 앱이나 엘포인트(L.POINT) 앱을 깔지 않아도 롯데온 앱만 있으면 전국 1만5000여개 롯데 오프라인 매장과 최대 50만개 가맹점에서 엘페이 결제가 가능하다.

롯데는 롯데온의 강점으로 온·오프라인의 고객 데이터 통합을 이용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꼽았다. 롯데멤버스 회원 3900만명의 구매 빅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하고 상품 속성을 400여가지로 세분화해 고객의 취향을 정교하게 파악해 상품을 추천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유통 대기업의 간편결제는 그룹 내 계열사에서 온오프라인 통합 결제가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이를 위해 SSG페이와 엘페이는 현재까지 구축한 유통망과 멤버십 서비스에 결제 기능까지 더했다. 특히 오는 6월부터는 신세계I&C에 속해있던 SSG페이 전담 부서 플랫폼사업부는 SSG닷컴으로 옮겨진다. 회사 측은 약 2000만명의 신세계포인트 회원과 연계한다면 현재 850만명인 사용자 수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는 중이다. 엘페이를 운영 중인 롯데멤버스 역시 엘포인트 회원의 유입이 이뤄지면 현재 500만명인 엘페이 이용자 수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커머스는 사용자 수를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간편결제 쿠팡은 지난달 핀테크 자회사 ‘쿠팡페이(가칭)’를 설립하고 상반기 중 본격적인 사업에 나서겠다는 포부를 밝힌 상태다.

쿠팡페이는 기존의 쿠페이 결제 사업 외에도 핀테크 서비스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쿠페이는 쿠팡의 핀테크 서비스로, 지난달 기준 사용 등록 인원이 1000만명을 돌파했으며 거래액 규모로 이미 국내 3위에 이르는 대표적인 간편결제 서비스다. 자체 개발한 부정거래 감지 시스템을 활용해 비밀번호 입력이나 지문인식을 하지 않고도 ‘구매’ 버튼만 누르면 결제가 완료되는 시스템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핀테크 사업부 기술총괄을 맡고 있는 경인태 시니어 디렉터가 쿠팡페이 신임 대표를 맡았다. 경 신임 대표는 2014년부터 쿠팡 간편결제 시스템의 기술 총괄을 맡아온 만큼 이해도가 높은 인물이다.

이베이코리아의 스마일페이는 사용자 수가 1450만명에 이르는 ‘성공한’ 간편결제다. 국내 이커머스 업체 중 처음 간편결제를 도입했다. G마켓, 옥션, G9 등 자사 플랫폼뿐만 아니라 SPC그룹과 GS리테일 오프라인 매장, 마켓컬리, 요기요, CGV 영화관 등 폭넓은 온·오프라인 가맹점과 제휴해 사용처를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 간편결제 눈독 들이는 이유는 ‘데이터 확보’

간편결제는 고객의 구매 패턴을 분석할 수 있는 빅데이터를 확보하는데 적합한 사업이다. 멤버십 서비스와 병행해 운영하면 시너지를 극대화는 물론 활용할 데이터의 확보도 더 손쉬워진다. 데이터 기반 서비스는 양질의 데이터를 얼마나 많이 모으는지가 관건이다.

확보한 데이터가 많을수록 고객 맞춤형 마케팅을 보다 정교화할 수 있어서다. 폭증하는 온라인 쇼핑몰들의 성장세 덕분에 간편결제 역시 관련 서비스를 고도화할 여지가 풍부하다.

온라인 쇼핑은 매년 성장하는 추세인 데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비대면 결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간편결제 이용 실적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실제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3월 온라인쇼핑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2조5825억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8%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중 전자지급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실적은 일평균 602만건, 1745억원으로 각각 56.6%, 44.0% 늘었다.

판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머신러닝을 적용해 실무에 투입한 사례도 있다. 롯데칠성은 고도화된 SFA 시스템에 인공지능(AI) 영업 어드바이저 ‘샬롯’을 구축했다. 샬롯 어드바이저는 판매실적, 판촉현황, 날씨 등 영업 관련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영업 활동 가이드 메시지를 전송한다. 단순 실적 현황뿐만 아니라 제품 추천, 거래처별 미수 알림 등 빅데이터로 분석된 메시지를 매일 제공해 영업사원들이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영업활동에 대한 코치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신세계아이앤씨는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수요예측 플랫폼 ‘사이캐스트’(SAIcast) 사업 본격화에 나선 상태다. 수만 개 데이터를 학습한 사이캐스트는 대형마트에서 일자별로 어떤 상품이 얼마나 팔릴지 예측한 후, 필요한 상품 수량에 맞춰 자동으로 발주한다. 나아가 기존 판매 데이터와 날씨, 가격, 프로모션 등 유통 시장에 영향을 주는 수백 가지 변수를 계산하고 파악해 AI가 상품별 판매량을 예측해준다.

더불어 ‘락인(Lock-in) 효과’를 노리기도 했다. 락인 효과란 기존에 사용하던 서비스 혹은 제품보다 더 뛰어난 서비스, 제품이 등장해도 이미 투자된 비용, 습관 혹은 귀찮음 때문에 수요 이전이 촉진되지 않는 현상을 뜻한다. 쇼핑과 간편결제를 융합해 사용자를 락인하면서 자연스레 선순환 구조도 형성된다. 수백만 가입자의 결제데이터를 직접 확보함으로써 빅데이터를 통한 신규사업발굴·촉진도 가능해진다. 올 초 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데이터 활용 범위는 더 커질 전망이다.

◇ 간편결제 시장 포화…경쟁력 찾아야

언뜻 유통기업들의 간편결제는 장밋빛 미래처럼 그려지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간편결제 시장은 삼성·카카오·네이버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데다 이미 규모의 경제를 이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사업자 난립으로 레드오션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함께 나온다. 금융감독원 ‘간편결제 서비스 제공 현황’에 따르면 국내에 출시된 간편 결제 서비스는 50종에 달한다.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롯데 엘페이, 쿠팡 쿠페이 등 비교적 이용자가 많은 간편 결제 서비스 외에 은행과 카드사가 내놓은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는 각각 11종과 9종에 이른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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