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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마바라’는 No 똑똑한 저가매수 OK!

홍승빈 기자

hsbrobin@

기사입력 : 2020-04-06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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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홍승빈 기자

▲사진: 홍승빈 기자

[한국금융신문 홍승빈 기자] 옛 증권가에는 속칭 ‘마바라(まばら)’라는 은어가 있었다고 한다. 마바라의 일본어 원뜻은 ‘소액 거래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이지만, 줄곧 큰 흐름을 모르고 순간마다 시세에 파묻혀 성급한 매매를 하는 초보 투자자들을 비하하는 용어로 쓰이곤 했다.

전 세계에 창궐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근 한 달간 국내 증시가 유례없는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단기 차익 시현을 위해 주식시장에 처음 발을 내디딘 투자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지난달 1일부터 30일까지 한 달간 국내 주식 10조8024억원을 순매수했다. 한 달간 개인 순매수 금액이 1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은 물론이고, 역대 최대치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오죽하면 '동학개미운동'이란 신조어까지 나올 정도로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매입 움직임이 활발했던 지난 3월이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 주식은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단연코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종목이었다.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 한 달간 4조8000억원이 넘는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하면서 개인 전체 순매수 규모의 45%가량을 차지했다.

특히 2030세대의 젊은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흔히 볼 수 없는 현상이 확인됐다. 증권업계에서는 최근 한 달 새 만들어진 신규 증권 계좌의 60% 이상을 2030세대가 차지한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상당수 기업들이 예전 주가를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젊은 층을 중심으로 주식투자가 인기몰이를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주식투자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나온다. 만약 향후 주가가 다시 하락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면 갑작스럽게 주식에 관심을 가지게 된 다수의 투자자들이 돌이킬 수 없는 크나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나 미국·유럽 등 전 세계 내 전염병의 타격이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글로벌 경제를 비롯한 국내 증시에 대한 변동 폭이 재차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그러나 이는 결국 본인의 자유의지에 따른 선택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해 합법적 투자에 나서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다.

더군다나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세로 한국 증시가 전례 없는 낙폭을 기록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탱할 수 있었던 이유도 ‘개미’ 투자자의 힘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또한 시중의 유동 자금이 부동산에 쏠린 기현상을 보이는 대한민국의 국내 상황에서 이러한 자본시장으로의 흐름은 한국 경제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자금이 생산적 금융시장으로 분배됨과 동시에 자연스럽게 자본시장의 활성화 및 성장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대한민국 국민은 이미 여러 차례 경제 위기를 극복한, 이에 그 누구보다도 위기에 단련된 사람들이다.

1970~80년대의 석유 파동, 1998년 IMF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굵직한 ‘고비의 역사’를 이겨낸 경험이 축적돼있다. 가장 가까운 2008년만 해도 원·달러 환율은 1490원대까지 치솟고, 코스피지수는 900선 초반까지 폭락하지 않았는가.

역사적으로 이러한 위기가 지나고 난 뒤 증시는 다시 반등했다. 최근 주식시장에 개인 투자자들이 몰리는 이유 또한 위기상황을 오히려 기회로 이용해 저가 매수를 통한 주식 매입으로 수익을 낼 수 있었던 과거의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황세운 자본시장 연구원은 최근 현상에 대해 “만약 이번과 같은 개인투자자의 주식 시장 진출이 단타로 끝나지 않고 장기투자와 결부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이러한 현상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주식 투자가 이어진다면, 이는 유의미한 사건으로 남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황 연구원은 또한 “자본시장에 돈이 들어와야 결국 기업이 살아날 수 있다”라며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투자는 이를 연결해주는 중요한 채널”이라고 덧붙였다.

모든 것은 개인의 판단이다. 그 누구도 결과를 책임질 수도, 주가의 향방을 섣불리 예측할 수도 없다. 최근까지 삼성전자의 주식을 사려면 삼성증권을 방문해야 하는 줄 알았던 주식 초보자들이 많았다고 해도, 주식투자를 향한 이들의 첫걸음을 단순히 도박에 비유하며 매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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