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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판치는 보험사기 예방책 없나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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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3-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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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유선희 금융부 기자

▲사진: 유선희 금융부 기자

[한국금융신문 유선희 기자] 보험의 전제는 미래다. 정확히는 ‘불투명한’ 앞날이다. 사람을 위한 금융상품이라고도 하지만 마냥 낭만적으로만 사용하기는 어려운 말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보험은 한 치 앞도 가늠하기 힘든 앞날에 대한 보장이지만, 누군가는 자산증식을 위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보험사는 매월 유입되는 보험료로 여러 투자처에 수익을 내고 고객들에게 돌려줄 보험료를 보장해야 한다. 규모의 경제만 이룬다면 고객이 매월 납부하는 보험료는 강력한 자금 조달원이 된다.

이렇게 보험산업은 소비자와 보험사 간 이해가 맞아떨어지며 몸집을 불려온 산업이다. 보험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과 금융시장이 합리적이기만 하다면 더할 나위 없는 사업구조다.

문제는 이해관계자들이 모두 합리적인 건 아니라는 데 있다. 지난해 상반기 손해보험 사기 적발금액은 373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10억원(3%) 늘어났다.

금감원이 수사기관과의 공조를 통해 적발한 주요 보험사기 사례를 보면 수법이 나날이 지능화·조직화하는 경향이 보인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배달대행업체가 늘어나면서 10∼20대 초반의 배달원들이 개입된 조직적 보험사기가 전국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위로 진료비 영수증을 발급받아 실손의료보험금을 5억여원을 청구한 브로커, 의료인, 환자들도 대거 적발됐다.

보상하지 않는 비만치료제(삭센다 주사)를 보험금 청구가 가능한 감기 치료제 등으로 위장해 허위로 진료비 영수증을 발급받고, 실손보험을 청구하는 수법이었다.

상당수 환자들은 병원에 가지도 않고 허위 진단서와 진료비 영수증을 발급받아 보험금을 청구했다. 적발된 보험가입자들이 보험사기임을 인지했든 안 했든, 이런 행위들은 보험을 양심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의 보험료까지 오르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보험사기에 따른 보험금 누수가 많다 보니 보험사들도 맞대응에 총력이다. 보험사기 조사 전문 팀인 SIU(Special Investigation Unit)를 꾸리기도 하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적용한 보험사기 적발 시스템을 개발할 정도로 사활을 걸고 있다.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동원해 보험사기의 위험성을 알리고 있다.

자동차보험이나 실손보험 손해율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는 손보업계는 협회가 공식적으로 SIU의 업무 범위 확대에 나설 것을 예고하기도 했다.

앞으로는 수사의뢰 때부터 법리를 검토해 재판 때 보험사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SIU는 공식 수사 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조사 활동에 제약이 많다. SIU의 활동이 ‘불법 채증’과 ‘합리적 조사 행위’의 경계에 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근 들어서는 시장 상황조차 급박하게 변화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와 코로나19(COVID-19)가 일으킨 금융 파장으로 살짝 주춤하고 있지만, 불과 3년 전만 하더라도 국내 보험사들의 당기순이익은 7조8323억원에 달했었다.

현재는 지난해 국내 보험사들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26.8% 하락한 5조3367억원으로 10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영업위축과 금리하락으로 인한 투자수익률 악화로 타격은 더욱 깊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보험사기 해법이 강력한 법적 처벌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처벌은 행위의 결과에만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날이 갈수록 고도화하고 지능화화하는 범죄에 관성적으로 대응한다면 “안 타 먹으면 바보”라는 인식만 더욱 강화될 것이다.

수사기관과 금융당국, 보험사들이 연합체를 꾸려 대대적인 보험사기 선전에 나서는 등 사전적 예방과 더불어 정보 공유·사후 처벌 시스템 체계를 갖춰야 한다.

가뜩이나 앞날에 먹구름 잔뜩 낀 보험사들은 자신들의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사전적 예방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한다. 당장의 순익으로 나타나진 않겠지만, 보험사기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제고된다면 그리 손해 볼 것도 없다. 횡행하는 보험사기로 결국 피해 보는 것은 합리적인 사람들일테니 말이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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