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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코로나19 공포보다 두려운 내 집 마련 현실

장호성 기자

hs6776@

기사입력 : 2020-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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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장호성 기자

▲사진: 장호성 기자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중국에서 시작돼 전 세계를 덮치고 있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는 우리나라 경제에도 막대한 피해를 끼치고 있다.

초기만 하더라도 금방 종식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던 코로나19는 어느새 우리 주변의 모든 일상을 바꿔놓고 있다.

학교도, 회사도, 가게도 모두 문을 닫고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하며 가뜩이나 어려운 경기에 더욱 무거운 짐을 지우고 있는 모습이다. 기자들 역시 각 기업들의 기자실들이 방역을 위해 외부인을 받지 않기로 하면서 갈 곳을 잃은 상태다.

건설부동산 시장에도 여지없이 타격은 찾아왔다. 특히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대구/경북 지역은 아파트 가격 하락은 물론 신규분양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지는 등 막심한 피해를 입고 있다.

비단 대구만이 아니라 지방 매물들은 분양이 밀리거나 청약 신청이 없어 미달이 발생하는 등 유례없는 겨울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서대문구 소재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집을 보러 오겠다는 사람들이 아예 없다보니 하루 대부분을 가게 문을 아예 잠가놓고 있는 실정”이라며, “그나마 있는 사람들도 사진을 찍어 보내달라거나, 전화로만 설명을 원하다보니 원활한 거래 자체가 이뤄지기 힘든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청약 열기가 식지 않은 단지들도 있다. 뛰어난 입지와 상대적으로 느슨한 부동산 규제로 인해 이른바 ‘로또청약’이 예상되는 지역들이 그곳이다.

대부분의 인기 단지들은 구름인파가 몰릴 것을 우려해 오프라인 견본주택을 폐쇄하고 사이버 견본주택으로 이를 대체했지만, 일부는 그대로 오프라인 견본주택 오픈을 강행했다.

그 결과 코로나19에 대한 공포보다 내 집 마련과 투자대박의 꿈이 더 컸던 사람들이 오프라인 견본주택으로 몰려가며 결국 수 백여 명의 인파가 한 자리에 모이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오프라인 견본주택들에는 열 감지기와 손 소독제, 마스크 등이 비치돼 감염 위험이 적었다”고 해명했지만, 코로나19가 일파만파 퍼지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견본주택 오픈을 강요하는 것은 다소 위험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사이버 견본주택만으로는 추후 발생할 청약자들로부터 민원이 발생할 여지가 더욱 큰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오히려 오프라인 견본주택 운영이 악수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또 다른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나중에 모델하우스에서 바이러스가 퍼졌다는 뉴스가 나오면 이는 업계 입장에서는 훨씬 치명타가 될 수 있다”며 사이버 견본주택 운영 필요성을 역설했다.

코로나19가 부동산 시장을 얼어붙게 만들었다고는 하나, 그 불씨를 완전히 꺼트린 것도 아니었다. 연초 공공분양 최대어로 꼽히던 ‘과천제이드자이’는 59A㎡ 평형에서 1순위 해당지역 49.17대 1, 기타 경기지역 785.13대 1, 기타지역 608.20대 1이라는 치열한 경쟁률을 보였다.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심각한 대구 지역의 ‘청라힐스자이’ 역시 84.86A㎡ 평형 1순위 해당지역 기준 2만2603건이 몰리며 무려 191.5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비단 이들 단지만이 아니다.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규제에도 ‘두더지잡기’처럼 집값이 잡히지 않으며 여전히 부동산 시장의 열기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 모습이다.

서울 외곽의 ‘노도강’(노원·도봉·강북), 경기 남부의 ‘수용성’(수원·용인·성남)에 이어 규제가 덜하고 교통 호재가 많은 인천이나 경기 외곽 지역으로 풍선효과가 번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여전히 주요 단지 조합이나 부동산 소모임 등은 정기적인 모임을 가지며 다만 몇 백 만원이라도 집값을 올리거나 내리기 위해 악전고투하고 있기까지 하다.

이 같은 모습을 지켜보며 기자가 느낀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의 ‘내 집 마련’ 꿈이 크다는 점이었다. 혹자는 “전염병 펜데믹 공포보다 내 집 없는 설움이 더 무섭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녕 이렇게까지 하지 않으면 평생토록 편안하게 발 뻗고 쉴 수 있는 내 집 조차 갖지 못하는 것일까. 이제 막 첫 발을 떼는 부동산 기자로서 철없이 바라건대, ‘내 집 마련’이 전염병도 물리칠 정도의 거창한 목표가 아닌 누구나 이룰 수 있는 소박한 꿈이 되길 희망한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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