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협은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고 신용사업을 먼저 지주회사로 분리한 다음 경제사업을 떼어내는 2단계 신경분리방안을 의결했다.
이날 농협이 자체 마련한 구조개혁안에 따르면 금융사업을 하는 신용 부문은 오는 2012년부터 중앙회에서 독립해 중앙회가 출자하는 지주사로 탈바꿈한다. 금융지주사는 은행을 비롯해 증권, 자산운용 및 관리, 선물 부문 자회사들을 거느리게 된다.
경제사업으로 불리는 농산물 유통 부문은 조합의 자립여건 조성, 유통사업 활성화 등을 위해 당분간 중앙회가 담당하다가 2015년 지주사로 분리한다는 계획이며 자금지원 등 제반여건 마련 정도에 따라 시기는 단축될 전망이다.
농협은 이번 사업구조 개편에 9조6000억원가량의 자금이 필요한만큼 이 중 3조6000억원은 중앙회의 내부 유보금과 조합원의 출자를 통해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농협은 경제사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산지유통부문에 1조원을 투자하는 등 농업인 실익을 제고하고, 자회사도 13개에서 23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농협 관계자는 “이번 사업구조개편안은 소유와 경영의 분리 및 시장지향적 협동조합체제를 구축하기 위함”이며 “경제사업은 판매농협이 구현될 수 있도록 경제사업활성화를 도모, 신용사업은 선진금융회사 수준의 경쟁력이 확보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업구조개편이 완료되면 오는 2017년 산지유통 취급액이 20조원으로 증대되고 산지유통점유비가 70%로 확대된다”며 “농업인의 농산물판로가 보장되고 연간 약 1조원 수준의 농업인 소득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했다.
농협은 신용과 경제사업을 단계적으로 분리하더라도 중앙회를 유지하고 교육지원과 상호금융 사업을 직접 맡게 된다.
농협중앙회의 명칭은 그대로 존속하고, 상호금융 부문도 현행대로 유지하되 전담 대표이사를 두기로 했다. 농협은 이달 말 대의원총회를 열고 이사회가 결정한 신경 분리안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농림수산식품부도 농협이 구조개혁안을 건의해오면 지난 3월 농협개혁위원회가 제시한 안과 조율해 관련법 개정안을 10월 말까지 입법예고할 계획이다.
민간 합동기구인 농협개혁위원회는 농협중앙회를 ‘경제사업연합회’로 명칭을 바꾸고 지역농협들이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제 2금융사업인 상호금융을 ‘상호금융연합회’로 분리하는 안을 발표한 바 있다.
김성희 기자 bob282@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