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들 금융기관들은 범국민적 외화 모으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고금리 달러예금 상품’을 출시하는가 하며 ‘임직원 외화예금 1인 1계좌 갖기 운동’ 등을 전개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달러 모으기 이벤트를 전개하는 동시에 해외 자산매각 등과 같은 자구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달러 자금조달에 대한 책임이 무거운 산업, 수출입은행장 등 국책은행장들은 자금 여력이 풍부한 일본과 독일 은행 CEO들과 중점적으로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일부 시중은행장들은 현지 법인을 방문해 달러 유동성 상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다만 시장일각에서는 정부가 지금 상황이 외환위기 때와 다르다고 주장하면서 달러 모으기 운동을 범정부 차원에서 독려하고 나서는 것은 정부 스스로 위기를 자청하는 것이자 시장의 불신을 야기하는 행위라고 지적한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외화 유동성 확보를 위한 ‘달러 모으기’ 운동은 은행권은 물론 증권, 저축은행 등 금융권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으로부터 외화증권 등 해외자산 조기 매각과 외화예금 국내 유지 등에 노력해 달라고 요구받은 은행장들은 그야말로 외화 유동성 확보를 위한 해외자산 매각과 고금리 달러예금상품 출시 등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실제 주요 은행장들과 금융기관 CEO들은 지난 11일부터 16일까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해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각국의 주요 금융인들과 의견을 교환하는 한편 외화자금 조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해졌다.
하지만 정부의 뜻대로 시중은행들의 외화증권 등 해외자산 매각을 통한 외화유동성 확보는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6월말 현재 은행들의 외화자산은 2277억달러인 것으로 파악됐다.
개별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의 6월말 외화자산은 165억달러이며 이중 유가증권이 13억달러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외화자산은 302억달러로 이중 유가증권 규모는 17억1000만달러이다. 신한은행은 외화자산 222억달러 가운데 유가증권이 21억7000만달러이며, 하나은행은 외화자산 156억5000만달러 중 14억6000만달러가 유가증권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정부가 패널티 금리를 부과한다며 시중은행들을 압박하고 있지만 개별은행들이 손실을 감안하면서까지 해외자산을 매각할 지는 미지수”라며 “현재의 금융위기 상황에서 외화증권을 팔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현재 저평가돼 있는 상황에서 외환증권 등을 내놨을 경우, 제값을 받고 팔기 어렵고 손실만 커진다는 것이 은행들의 주장인 것이다.
이처럼 해외자산 매각 등을 통한 외화 유동성 확보가 답보 상태에 빠지자 은행들은 고금리 달러예금상품 출시 등을 통한 달러 확보 전쟁에 나서고 있다.
기업은행은 달러 예금에 7% 가까운 고금리를 주는 상품을 출시했고, 기업을 대상으로 ‘외화 모으기 1기업 1통장 갖기’ 운동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하나은행도 기업들의 외화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입출금이 자유로우면서 외화 정기예금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는 기업전용 외화 MMDA 상품인 ‘하나 외화 수퍼 플러스’를 출시했다.
이밖에 신한은행도 수출입 거래 중소기업들에 수수료 혜택 등을 제공하는 ‘수출입 송금 외화통장’을 내놓는가 하면 전 해외점포를 대상으로 ‘글로벌 예수금 캠페인’을 실시하는 등 달러 확보에 발벗고 나섰다.
달러 확보를 위한 모으기 운동은 은행뿐만 아니라 저축은행 등 금융권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저축은행 중에서는 현대스위저축은행이 13일부터 범국민적 외화 모으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특별상품인 나라사랑 정기 예·적금 을 출시한다.
이 상품은 미국발 금융위기발로 인해, 달러당 1000원 미만을 밑돌던 환율이 1300원을 돌파하며, 국가적 이슈 사항인 달러 부족사태 해결을 위한 공공 캠페인과 금리 우대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기 위해 만들어진 특별 신상품이다 .
김의석·정하성·고재인 기자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