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산업, 기업, 외환은행 등 4개 대형 은행이 지난 8월 금감원에 국제 회계 기준에 부합하는 바젤2 관련 내부등급법 승인을 신청했지만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금감원으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 은행들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개발업체에 제안신청서를 제출한 상태이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 산업, 기업, 외환은행은 바젤2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금감원으로부터 수정보완 지적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연내 금융감독원의 바젤2 심사에 합격할 은행이 없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바젤2와 관련 내부등급법 승인을 받으려면 신용평가모형을 만들어서 정제된 데이터를 이용, 위험량 산출방법의 정확성 안정성 변별력 등을 인정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충족하는 은행이 없다는 것. 특히 기초 데이터가 부족해 통계의 정확성을 증명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승인과 관련해 금감원 관계자는 “신용평가모형을 만든 후에 전체적인 리스크를 입증할 만한 기간을 두는 등 몇 년간에 걸쳐 증명을 해 보이면 승인을 얻기가 쉬울 것”이라며 “모형을 급하게 만들어서 신청서를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충고했다.
따라서 산업은행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나머지 은행들은 개발업체에 RFP(제안신청서)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마다 시스템 재구축을 비롯해 수정보완을 해야 하는 정도의 차이는 있을 것”이라며 “공식적으로 승인결과 발표가 난 것은 아니지만 은행들은 이미 전문개발업체와 컨설팅을 하거나 새로운 프로젝트 진행에 들어간 상태”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 관계자는 아직 승인 심사 중에 있다며 은행권에 대한 수정보완지시 사실을 부인했다. 심사가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프로세스 과정을 확인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전문가 그룹과 협의회를 거쳐야 하는 등 여러 단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연내에 결과 발표를 장담할 수는 없다며 적어도 내년 1분기 전에는 결과 발표가 날 것이라는 입장이다. 12월에 공식 발표를 할 것이라는 기존의 입장과는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금감원의 바젤2 심사는 완료된 것으로 판단하고 ‘조건부승인’(수정·보완을 하면 승인을 해주는)정도의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예측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다.
모든 은행에 대해 불승인이라는 결과를 내놓기에는 금감원으로서도 부담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한편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내년 7월 시행을 목표로 이번 주에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배규민 기자 bk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