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고객의 욕구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발 빠르게 상품을 내놓아야 하는 원칙은 언제나 통하는 법이다. CD금리 상승으로 금리에 대한 민감도가 높았던 올 한해, 금리상승의 불안감을 없애는 상품이 인기를 끌었다.
◇ 부동산담보대출로의 쏠림은 없다
은행들의 히트상품으로 꼽히는 대출상품들의 종류가 각양각색이다.
국민은행은 올 해 대출부문의 히트상품으로 ‘KB스타모기지론Ⅲ’을 꼽았다. 주택담보대출 유동화 증권 발행에 적합한 대출조건 운용으로 고객에게 유리한 금리체계를 적용한다는 것이 장점이다. 금리는 최저 6.75%(12.10현재)로 거래실적이 없는 신규 고객에게도 금리 혜택을 부여한다. 7월에 출시된 뒤 11월말 현재 1조704억원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우리은행은 규제강화에 따른 주택담보대출의 수요 위축에 따라 마케팅의 범위를 비 주거용 부동산까지 확대했다. 우리은행이 꼽은 ‘부동산 파워론’은 주거용 주택 뿐만 아니라 비 주거용 일반 부동산을 대상으로 범위를 넓힌 부동산담보대출이다.
근저당권설정비를 면제 해 주고 금리우대 혜택 및 중도상환수수료 감면 등 선택 가능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외한은행이 내놓은 ‘베스트프라임론’은 거래 실적이 우수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신분증과 주민등록등본 제출만으로 일반대출과 마이너스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해 호평을 받고 있다.
대출금액은 거래실적과 개인의 신용등급에 따라 최고 1억원까지다. 대출금리는 은행 자체적으로 선정한 기간별 시장금리연동 기준금리에 개인별 신용등급에 따른 가산금리가 추가된다. 일반대출의 경우 3개월단위로 변동금리가 적용되고 마이너스대출의 경우는 1년간 고정금리가 적용된다.
농협은 ‘NH아파트 전세자금대출’을 대표적인 상품으로 내세웠다. 전세자금이 필요한 고객 또는 전세자금을 담보로 생활자금이 필요한 고객에게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품으로 담보화를 통해 최대 2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금리는 최저CD+2.4%로 담보대출 수준이고 별도수수료가 없어 제2금융권이나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에 비해 유리하다는 평가다.
◇ 금리상승 불안감 달래는 상품 인기
올 한해 CD금리 상승으로 금리에 대한 민감도가 커지면서 금리 상승에 따른 불안심리를 완화할 수 있는 대출상품들이 인기를 끌었다.
대표적인 상품은 신한은행의 ‘탑스(Tops) 고정금리부 기업대출’이다. 출렁이던 금리 때문에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고정금리에 대한 니즈를 반영해 이자율 스와프라는 파생거래를 착안해 고정금리상품을 만든 것이다. 이 상품은 지난 5월11일부터 9월28일까지 1조5417억원의 판매실적을 거뒀다. 금융시장의 우려를 잘 반영하고 기업에 상당한 도움이 되는 상품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당시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하나은행의 ‘이자 안전지대론’은 역시 변동금리 대출상품이지만 이자 상승폭을 제한해 금리상승 불안을 해소시켜 큰 인기를 끌었다. CD금리 상승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치솟는 상황이라도 최초 대출금리에 바로 캡을 씌워 금리 상승기에는 금리가 오르지 않고, 하락기에는 같이 떨어지도록 했다. 즉 고정금리의 단점을 보완하고 변동금리의 장점을 살린 상품으로 각광을 받았다.
예를 들어 현재 7%로 대출 받을 경우 CD금리가 상승하더라도 그대로 7%가 적용되며, CD금리 하락시에는 금리 하한선인 6%까지 떨어지도록 돼 있어 가입시점 금리보다 1% 아래까지 낮아지는 금리구조이다.
기업은행은 아파트를 담보로 한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혼합한 상품인 ‘마이플랜 모기지론’을 1월에 출시해 꾸준한 호응을 받고 있다.
이 상품은 최대 5년까지는 고객이 고정금리 대출기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고 이후 대출기간은 변동금리로 적용되는 금리혼합형 상품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요즘같이 금리변동에 대한 불안감이 심할 때에는 고정금리대출을 이용해 금리변동에 따른 위험을 보완할 수 있게 돼 가계안정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출시이후에 고객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고 현재도 가장 인기 있는 대출 상품”이라고 말했다.
배규민 기자 bk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