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23일 베트남 호치민시에 사무소를 개설하고 본격적인 베트남 금융시장 진출에 나섰다. 베트남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하고 현지은행 지분인수 및 현지법인 설립 등을 추진해 베트남을 동남아 네트워크 구축의 거점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불과 며칠 전 하나금융그룹이 베트남 현지은행인 서든 뱅크(Southern Bank)와 포괄적 업무협력을 위한 MOU체결이 주는 의미 또한 크다.
향후 서든 뱅크에 대한 지분투자 및 경영참여를 통해 베트남 금융산업 전반에 대한 포괄적 진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8%대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이지만 규제가 까다로워 국내은행이 적극적으로 진출하기가 용이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사무소에서 지점으로 전환하기까지 2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고 지분인수도 최고 15%까지 밖에 할 수 없다”며 “그나마 지분인수를 할 만큼의 규모를 갖춘 은행도 채 10개가 안 돼 국내은행은 물론 외국은행과의 경쟁도 치열하다”고 토로했다.
특히 하나은행은 베트남 정부와의 협력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22일부터 25일까지 베트남 하노이 인근 호아빈에서 국제 골프대회를 주최한 것이다. 브랜드 마케팅으로 인지도를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베트남 정부와의 관계 개선에 나섰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시장 매력도가 충분히 있는 만큼 정부와 관계를 돈독히 하고 실권자들과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등 중장기적인 계획 하에 시장발판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 관계자는 “특별히 베트남 진출을 목적으로 주최하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해외로 생중계가 되는 만큼 동남아를 비롯 세계적으로 하나은행을 홍보하는데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룹차원에서도 베트남의 문화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오고 있다. 일례로 하나금융그룹은 국내 베트남 신부들이 베트남문화를 자녀에게 가르칠 수 있도록 베트남 전래동화를 한글과 베트남어로 공동표기한 책을 출간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평가다.
▲하나은행은 23일 베트남 호치민시에 대표사무소를 개설했다. 왼쪽에서 두 번째 호흐한 베트남 중앙은행 호치민지점장, 세 번째 김종열 하나은행장
배규민 기자 bk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