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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상품 고유 브랜드로 ‘승부수’ 띄운다

배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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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7-11-22 00:17

기업銀·아이플랜, 우리銀·V 시리즈로 차별화
이미지 제고· 묶음상품 판매…고객당 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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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이탈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출은 증가하고 따라서 조달금리는 상승하는 등 궁지에 몰린 은행들이 생존전략의 한 수단으로 고유브랜드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해당 은행과 상품의 이미지를 제고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물론 묶음 상품 판매를 통한 고객당 수익을 늘리는 등 수익성의 기대효과도 누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 고객에게 포지셔닝 하라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맞춤형 정기예금 신상품인 ‘아이플랜(I Plan)정기예금’을 19일부터 판매했다. 이는 지난 8월에 출시한 고금리 월급통장인 ‘아이플랜힘통장’에 이은 아이플랜의 두 번째 시리즈 상품이다.

‘아이플랜’의 뜻은 ‘스스로 자산관리를 한다’는 것으로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고객의 자산관리를 위해 알맞은 상품을 제시한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이미 ‘상품 특허권’을 신청해 놓은 상태로 향후 기업은행만의 고객친화적인 브랜드로 발전시켜 은행권에서 차별화를 시도하고 경쟁력을 가지겠다는 전략이다.

우리은행 역시 ‘V’라는 브랜드를 여러 상품에 사용함으로써 일찌감치 고유 브랜드 사용에 나섰다.

하지만 기업은행이 브랜드를 정하고 다양한 상품군을 갖춘다는 전략과는 달리 우리은행은 5월에 출시한 우리V카드가 단일상품 최단기간 실적 갱신을 기록하면서 ‘V’라는 브랜드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V는 고객에게 가치를 준다는 뜻임과 동시에 해당 상품군에서 승리하자는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즉 가치(Value)와 승리(Victory)라는 의미를 동시에 지니는 것으로 현재 우리V자유적금, 우리V전세론, 우리V론 등이 판매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은행은 핵심적인 상품을 출시할 때 상품명에 ‘V’를 넣어 성공한 브랜드의 이미지를 일관성 있게 부여하고 내부적으로는 핵심적인 상품 판매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우리은행의 V카드는 출시 4개월만에 100만좌를 돌파해 업계 신기록을 기록하고, 6개월이 지난 11월 19일 현재 128만좌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

◇ 본격적으로 브랜드 굳히기

기업은행은 내년부터 ‘아이플랜’의 다양한 시리즈 상품들을 내놓을 계획이다. 우선 월급통장과 적금에 이어 여신 상품인 ‘아이플랜 직장인파워론’을 내년에 출시할 예정이다.

아이플랜 시리즈의 상품은 ‘기존의 상품보다 고객의 가치를 높이는 상품’이라는 콘셉트로 일반 상품과 차별화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아이플랜 시리즈의 첫 번째 상품인 4%의 고금리 통장인 ‘아이플랜힘통장’ 역시 이런 맥락에서 기존의 300만원의 최소금액을 하향 조정하는 등 수정보완을 거쳐12월, 늦어도 내년 1월에는 다시 출시될 예정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스윙계좌 상품의 최소금액이 너무 높다는 고개들의 피드백이 있어 이를 적극 수용할 생각”이라며 “수정보완이 되면 고객들의 반응이 뜨거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즉 아이플랜의 다양한 상품들을 적극적으로 출시하면서 기존의 상품들은 계속해서 업그레이드를 해 시리즈를 강화하고, 상품군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판단에서다.

우리은행 역시 상품의 내용이 우수하고 성공가능성이 보이는 상품들을 중심으로 ‘V’라는 브랜드를 사용해 브랜드 가치를 향상 시키는 데 집중할 것이라는 전략이다.

◇ 기대만큼 효과 있을까?

기업은행 관계자는 “기업은행이라는 은행명 때문에 기업만을 상대하는 은행이라는 오해를 하는 고객이 아직까지 많다”며 “아이플랜이라는 이름으로 고객들에게 포지셔닝 되면 이런 문제까지 해결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즉 아이플랜이라는 고유 브랜드를 내세워 기업은행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개인고객층을 공략한다는 계산에서다. 향후 적극적으로 홍보를 하고 광고 집행을 기획중에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또 고객에게 포지셔닝 된 은행의 고유 브랜드는 수익적인 측면에서도 효과가 있다는 지적이다.

고유 브랜드가 주는 친화력은 물론 하나의 브랜드 아래에 다양한 상품들이 갖춰져 있어 묶음 판매 및 끼워팔기가 용이하다는 분석이다.

묶음 판매는 한 고객에게 다양한 상품을 동시에 파는 만큼 마케팅 비용 등이 저렴해지므로 그 이익을 수수료 면제나 금리 인상 등으로 고객에게 돌려줄 수 있다.

은행 입장에서도 한 개의 상품만을 거래하던 고객이 여러 개의 상품을 거래하게 돼 고객당 수익성은 훨씬 좋아지므로 은행과 고객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셈이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우리V자유적금’에 가입하는 고객이 ‘우리V카드’에 신규 가입해 3개월 이내 50만원이상의 카드를 쓰는 등 일정한 조건을 갖추면 0.2%의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

이처럼 묶음 상품판매가 활발해지면 고객별로 차별화된 서비스나 혜택을 줄수 있어 단골고객을 유치하기에도 용이해진다.

이와 관련해 김동한 연구위원은 “예금이탈을 막기 위해 단순히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은행의 수익성 악화는 물론 대출금리 인상으로 연결 돼 자기 발등을 찍는 격”이라며 “예금이탈을 막고 증권사로 향한 고객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는 고객별로 수수료나 서비스 수준을 차별화해 충성고객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배규민 기자 bk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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