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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나 이념의 힘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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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7-11-19 08:05

공병호 박사 공병호경영연구소장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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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영향력은 무척 크다. 왜냐하면 그것은 한 인간의 생각이나 이념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행동이란 결국 생각이나 이념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자주 시장에서 어떤 책이 인기를 끄는가를 유심히 살펴본다. 최근에 인기를 끄는 책 가운데 한 권이 캠브리지대 교수로 있는 장하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이란 책이다.

이 책은 작은 정부, 민영화, 자유무역, 재산권 보호 등과 같은 이른바 자유주의 원리나 정책에 대해서 신랄한 비판을 가하고 있다.

의외로 이런 주장을 펼치는 책이 인기를 끄는 것도 이상하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서 공을 들여 역사적 사실을 수집해서 잘 정리한 책이라서 일반 독자들이라면 저자의 주장에 설득될 수 있다.

저자는 ‘시장에 대항하라’고 외친다. 왜냐하면 그는 자유무역이야말로 승자가 강요하는 논리라는 주장을 펼친다.

“자유 시장은 각국이 이미 잘 하고 있는 것에 충실할 것을 지시한다. 이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가난한 나라들에게 현재 하고 있는 생산성이 낮은 활동을 계속하라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그런 생산성 낮은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나라들이 가난한 원인이다. 만일 가난에서 벗어나기를 원한다면 이 나라들은 시장에 대항하여 더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보다 어려운 일을 해야 한다. 가난에서 벗어나려면 그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그렇다면 다른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 장 교수는 자유무역을 거부하고 외국으로부터의 수입이나 투자들에 대해서 일정한 보호막을 둘러 친 상태에서 정부가 고부가가치를 낳을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해서 이를 집중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멋진 사례 가운데 하나를 1960년대 세계은행의 반대를 무릅쓰고 한국이 제철소를 건설한 경우를 든다.

장 교수는 시장을 개방하고 작은 정부를 추진해야 하는 등과 같은 신 자유주의 정책은 가난한 사람들을 더욱 가난하게 만드는 정책이라고 말한다.

이런 정책을 널리 퍼뜨리는데 큰 역할을 하는 사람은 이미 부자 나라가 된 사람들로 이들을 두고 ‘나쁜 사마리아인’이라고 지칭한다.

“개방적인 외국인 투자정책은 장기적으로 볼 때 보다 우월한 외국 회사들이 개발도상국에 진입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점에서 해당 국가들의 회사들이 축적할 수 있는 능력의 범위를 제한한다.

자본시장 개방은 자본을 경기에 따라 쏠려 다니게 만들어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흔들어 놓고, 고금리 정책은 ‘미래의 가격’을 올려 장기적인 투자를 불가능하게 한다.

요컨대 신 자유주의는 경제 발전을 어렵게 만들고 생산성이 높은 새로운 능력의 획득을 까다롭게 하는 것이다.”

이런 주장을 찬찬히 읽다보면 1950년대와 60년대에 유행했던 경제개발론 전공 학자들의 주장을 보는 것 같다. 불행히도 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처럼 후발국으로서 공업화에 성공한 국가들은 대부분 당시의 저명한 경제개발론자들의 주장과 반대 방향으로 나라를 이끌어 왔다.

그들은 일찍부터 대외개방정책을 통해서 수출지향적 정책을 사용해 왔다. 외관상으로 정부의 깊숙한 계획에 기반을 둔 경제성장정책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세세한 적용 과정에서는 민간의 자율과 경쟁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장 교수의 주장에서 의구심이 드는 것은 그의 주장에 반해서 대부분 아프리카, 동유럽, 그리고 유럽 국가들의 강력한 정부 주도형 성장정책은 대부분 실패로 귀결되고 말았다는 점이다.

장 교수의 주장에서 백미(白眉)는 지금의 국가 간 거래가 “수준이 비슷하지 않은 선수들이 벌이는 경쟁이기 때문에 약한 나라에게 유리하도록 ‘경기장을 겨울에 만드는 것’이 공정하다”는 주장을 들 수 있다.

이런 주장은 선진국을 제외한 대다수 사람들에의 마음에 쏙 드는 것일 수 있다.

또한 그는 선진국들은 후진국들이 사용하는 자국 보호 정책에 대해서 우호적으로 대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선진국들은 지적 재산권의 보호에 대해서만 후진국에게 특별한 권리를 줘야 한다고 말한다. ‘당신들이 부자니까 우리를 좀 봐 줘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한마디로 ‘시혜를 베풀어 달라’는 말인데, 현실에서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지 궁금하다. 공정한 무역이란 결국 주고받는 거래인데, 이런 주장들이 과연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까.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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