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숨은 공로자란 칭호는 과분하다고 애써 부인하지만 상품개발에 대해 말할 때는 그 누구보다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진홍대 차장〈사진〉은 “상품개발자는 24시간 내내 끊임없이 고민하고 생각해야 한다”며 “실질적으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는 다양한 루트를 통한 정보수집에 나서는 등 적극적으로 리서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넷이나 신문, 해외 통신사를 통한 국내·국제금융시장의 동향 파악은 가장 기본중의 기본, 특히 그는 홍대나 신촌 등 젊은 세대들이 많이 다니는 지역을 찾아 거리에 붙은 플래카드나 전단지 등을 유심히 보는 등 늘 직접 나가서 시장상황을 살펴 고객들의 니즈파악에도 적극적이다.
산책을 하거나 퇴근길에 주로 걸으면서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편이라는 그는 “본인의 사업을 한다고 생각하면서 상품을 만들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음식점 장사에 비유하면 시시때때로 변화는 고객의 입맛에 맞게 음식의 조리기술을 개발하고, 음식의 질과 가게의 수익성을 적절히 조율, 또 늘 고객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를 가지라는 것이다.
그는 요즘 고객의 입맛은 너무 빨리 변하고 까다로워서 재빠르게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한 노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매년, 매분기, 매월마다 바뀌는 트렌드를 정확하게 읽어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서구 금융기관의 상품들은 3~5년 동안 동일한 상품이 사랑을 받는 반면 한국의 고객들은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해, 1년도 채 안 된 상품이지만 영업점에서는 대부분 외면을 받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무엇보다 “최근에 상품에 대한 고객들의 민감도가 너무 높아졌다”며 “실제로 다른 상품과 금리나 혜택 등 차이가 날 경우, 신문 등을 스크랩해 와서 해당 상품의 금리가 더 낮은 이유가 뭐냐, 수익률은 왜 이러냐 등 적극적으로 요구에 대한 불만을 제기한다”고 털어놨다.
따라서 늘 고객이 원하는 포인트를 잡기 위해 촉각을 세우고 3~4개월 앞서서 준비하라고 당부한다. 즉 의상디자이너가 시장의 트렌드와 고객의 니즈를 미리 파악해, 여름에 가을 옷을 준비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는 설명이다.
고객의 니즈만족과 관련해 그는 ‘브라보백년예금’이나 ‘드림라이프예금’의 경우 실적도 좋았지만 영업점 직원으로부터 상품내용이 좋아 상담하고 팔기에 좋았다는 전화를 받은 것이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다며, 특히 고객이 직접 전화해서 마침 필요한 상품이었다며 고맙다는 말을 남긴 것이 가장 보람된 순간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주식시장의 활황으로 은행권의 예금유치가 어려운 상황인 만큼 적절한 상품개발에 대한 부담감이 큰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그 만큼 제대로 된 실탄을 준비하면 농협에 기여 할 수 있는 부분도 크지 않겠냐”며 강한 의지를 엿보였다.
배규민 기자 bk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