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인수를 노리는 농협이나 소비자금융 진출을 바라는 우리금융그룹 같은 곳은 인수합병을 시너지효과창출의 시발점으로 여기는 반면, LG카드를 인수하고 상대적으로 느긋한 신한금융지주는 ‘천만고객’의 결제계좌를 끌어오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따지고 보면 각 금융기관마다 갖고 있는 최대 현안이 곧 시너지창출 목표의 시발점이자 끝인 셈이다.
특히 은행마다 시너지효과 극대화가 향후 그룹의 성장동력이 될 뿐만 아니라,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경쟁력이므로 은행들의 고심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농협은 인수합병을 최우선책으로 정하고 다음으로 계열사 간의 상품개발 연계 등으로 시너지효과를 창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또 올 1월부터 시너지개발팀을 가동해 기존의 사업영역에 인수합병을 통한 새로운 영역이 합쳐지면 시너지효과가 일어날 수 있는지도 연구해논 상태다.
인수목표는 당연히 외환은행이다. 독립경영과 고용승계를 보장해줄 수 있는 곳은 오로지 농협밖에 없다고 공공연히 밝힐 정도로 구애를 보내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외환은행 인수를 통해서 해외업무관련 등 농협의 업무영역이 확대되는 것은 물론이고 기존의 업무영역과도 연계해서 시너지 창출이 크다”면서 “글로벌 금융기관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외환은행의 인수는 필수”라고 말했다.
아울러 농협의 자회사인 NH투자 증권이 일정기간 안에 증권사 빅5안에 들지 않을 시에는 인수합병을 통해서 목표치를 달성하고 규모를 키울 방침이다. 기존의 복합금융점포(BWB, BIB)는 수를 더욱 확대해 교차판매를 활성화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확대하기 위해서 상품개발을 연계하는 등의 노력을 활발히 하기로 했다.
또 농협의 예금자가 다른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이탈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자회사인 NH증권의 NH하나로CMA로 옮기도록 유도하고 이를위해 특별한 메리트를 주는 등의 방침을 계획중에 있다.
하나은행도 복합금융점포인 하나금융프라자의 수를 기존의 50여개에서 하반기에는 10여 개를 더 늘리기로 했다. 또 다른 계열사와 연계한 상품 개발을 위해 보험, 증권, 은행 등의 상품개발 담당자들이 모이는 워크숍을 더욱 활발히 개최하고 조만간에 금융복합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지주사와 은행의 시너지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규정평가체계를 개선했다. 시너지컨센서스를 위한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했고, 이달 중에는 시상할 예정이다.
또 그룹 전체적으로 공통된 소속감을 갖는 시너지의식이 부족하다는 인식하에서 시너지 효과를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최대의 금융그룹이라는 자부심으로 무장시키는 한편 인사평가를 할 때 시너지영업의 비중을 높였다. 특히 스타리스 입찰에 나서고, 소비자금융에 대한 진출 등 신 사업발굴로 새로운 시너지 창출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신한은행 역시 그룹 내 시너지 문화확산을 위해 적절한 평가와 보상시스템을 구축했다. 시너지 창출을 위한 각종 아이디어 공모는 그룹시너지 포털 사이트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이달내에 시상할 계획이다. 앞으로 연간 제안 우수자는 해외연수를 실시하는 등 아이디어 제안제도 운영을 계속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자회사들의 시너지 활동노력이 공정하게 평가·보상 받을 수 있도록 그룹차원의 관리회계 시스템을 실시하고 있다.
관리회계 시스템이란 선진금융기관들 사이에서는 널리 사용되는 것으로 재무회계 상에는 나타나지 않지만 자회사끼리 서로 기여한 바가 있을 시에는 관리 회계상 더블 카운팅(double counting)으로 이를 평가하고 인정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신한금융이 올해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최우선 과제로 삼고 추진하고 있는 것은 LG카드의 천만 고객을 그룹고객화로 한다는 것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미 4월부터 공격적인 마케팅을 실시한 결과 LG카드 고객 50만명 이상이 결제계좌를 신한은행계좌로 바꿨으며, 향후 올해 안에는 100만 명을 초과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향후 LG카드 고객을 대상으로 펀드, 방카슈랑스, 등 교차판매를 실시해 고객들에게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함은 물론 고객 유지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삼고 은행의 우량 고객들을 LG카드 고객으로 유도하는 등 계열사 간 시너지 강화에 주력하기로 했다.
신한지주사 시너지팀의 정상훈 과장은 “올해부터 그룹시너지영업을 전략적으로 추진한 결과의 성과가 눈에 보이고 있다”며 “시너지 효과 시스템 모델의 업그레이드와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는 전략을 짜기 위해 내부적으로 활발히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배규민 기자 bk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