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돈 구하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는(조달비용 상승세) 반면에 대출금리에 곧바로 연동시키기는 어려운데다 비이자수익의 축대도 일부 허물어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금융계 일각에선 부동산과 중소기업금융 등에 자금이 과잉공급돼 있다는 판단으로 유동성 옥죄기를 하는 것 보다는 건전성감독을 강화하는 편이 낫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었다.
◇ 금리 역전, 콜금리 목표치 상회 계속되나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해 8월부터 콜금리 목표치를 4.50%로 유지해 왔지만 올 들어 1일물 콜금리는 목표치를 웃돌기 일쑤였다. 특히 최근에는 외국계은행의 단기 외화차입 급증을 문제삼아 은행권 자금조달과 운용을 본격 옥죄기 시작해 실제 콜금리가 목표치보다 50bp 높게 나타나는 모습까지 노출했다.
금융계는 주택담보대출 억제를 위한 지준율 인상으로부터 최근의 조치까지 정책 또는 통화당국의 행보가 과잉 유동성 해소를 위한 적극적 조치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의 외화차입 억제는 외국계 은행들의 콜자금 결제난을 불러와 단기 금리가 장기금리를 웃도는 역전상태의 빈번한 출몰을 예고했다.
그리고 이는 은행 자금조달 여건이 더 나빠졌으면 나빠졌지 개선되기 힘들다는 신호다.
◇ 은행채 늘리면 대출금리 곧바로 전가?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 요구불예금은 이달 들어 지난 24일까지 2조378억원 늘었다. 지난 2월과 3월보다 많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의 3조8108억원보다 1조7730억원이나 적은 수준이다. 원가가 적게드는 요구불 확보가 예년보다 적고 저축성 예금은 이달 들어 3조2836억원 빠졌다.
이런 상황이라면 올 1~3월 8조3000억원이나 찍었던 은행채를 더욱 늘릴 수밖에 없다.
실제로 예수금기반이 강한 은행으로 자처해온 A은행은 달마다 은행채 발행이 늘었고 B은행은 4월 발행규모가 올 들어 최대치였다.
◇ 은행산업 성숙기엔 2%대 NIM제도 달콤!
문제는, 주택담보대출 대신에 중소기업대출 늘리기를 지속하면서 궁여지책으로 소호대출까지 늘려보지만 대출 자산 늘리기가 쉽지 않은 동시에 대출확대를 뒷받침할 자금조달 비용이 자꾸만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개인 또는 자영업자(소호)와 중소기업 등 은행소비자들이 물게 되는 금리가 올라가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취급액이 줄어든 주택담보대출금리에는 민감하게 반영(인상)하면서도, 경쟁이 심해진 기업대출에선 금리 인상을 지연하거나 폭을 줄이는 은행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 29일 한은이 발표한 3월중 가중평균금리동향을 보면 수신금리는 유지하고 대출금리를 올렸지만 주택담보대출을 올리고 기업대출금리는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 유재성 분석가는 호주은행과 항생은행 NIM이 2%대 초반으로 떨어진 것처럼 은행업이 성숙기로 접어들면 NIM하락은 당연한 귀결이라고 지적했다.
여기다 국민은행을 필두로 올 들어 한바탕 수수료 인하경쟁이 휩쓸고 지났고 펀드수수료 판매비율 책정 때 판매하는 은행측에 7을 주고 운용 수수료로 3을 주던 것을 5대5로 조정하는 이슈 역시 겹치며 비이자 수익원마저 우려를 낳고 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