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실적호전으로 배당을 늘인 결과다. 반면 은행을 제외한 상장사들의 현금배당은 줄었다. 이에 따라 은행지분을 다량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들은 올해도 수조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챙기게 될 것으로 보인다.
◆ 은행 대규모 배당 = 증권선물거래소가 21일 유가증권시장 204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현금배당을 중간집계한 결과, 지난 16일 현재 현금배당총액은 8조5540억원으로 전년 동일 대비 25.43% 증가했다.〈표1 참조〉
코스닥시장 219개 상장사의 배당총액 역시 3449억원을 기록해 15.39% 증가했다.〈표2 참조〉
시가배당률은 유가증권시장 2.69%와 코스닥시장 2.30%로 지난해에 비해 큰 변동이 없었다.
이같은 배당총액 증가는 은행들이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한데 따른 것으로 국민은행과 하나금융지주가 각각 전년보다 대폭 증가한 주당 3650원과 8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고 외환은행도 주당 1000원의 신규배당을 실시했다.
전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배당총액이 증가하긴 했으나 은행 3사를 제외한 기업전체 배당총액은 6조5138억원으로 전년대비 1.6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총액이 증가함에 따라 유가증권시장 외국인 배당총액도 4조4451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38.36%로 비교적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코스닥시장은 421억원으로 5.51% 증가했다.
배당금총액 최대 기업은 국민은행으로 1조2278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8205억원, 외환은행 6449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262억원을 배당해 가장 많은 배당을 했다. 뒤를 이어 동서의 배당금총액은 205억원, GS홈쇼핑 192억원 등이었다.
◆ 외국인 배당 잔치 = 올해 시가총액 상위 10대 상장사 중 8개사가 외국인에게 지급할 배당금은 모두 2조5834억원에 달해 지난해보다 41.9% 늘었다. 상장사 전체로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 7조1246억원을 넘어 올해에는 대략 8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외국인에 지급한 배당금은 7조1246억원이었다.
이같은 외국인 배당금의 규모는 지난 1999년 이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차, 포스코 등 시가총액 상위사들은 이익 감소로 배당 여력이 감소했지만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은행의 배당금이 크게 증가하면서 외국인은 은행권에서만 올해 2조1500억원의 배당금을 챙기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주당 550원 현금배당에서 올해 3650원으로 564%가 늘면서 외국인 주주들이 받아갈 배당 규모도 1조152억원으로 작년보다 8570억원 늘었다. 외환은행의 경우도 작년에는 배당을 하지 않았지만 올해 외국인 투자가에게 4969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한다. 신한지주 2025억원, 하나금융지주 1359억원, 우리금융은 513억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지난해 원·달러 환율 하락 등으로 상장사들의 이익은 감소했지만 외국인 배당금은 계속 늘어 외국인만 배불린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배경에는 국내 증시의 외국인 의존도가 높은 구조와 주주중시 정책 때문이다. 실제로 유가증권시장의 외국인 지분율은 38%로 일본 23.7%, 중국 상하이A주식 1%·B주식 25%, 대만 17.5% 등에 비해 크게 높은 상황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주주 중시 문화도 중요하지만 이익이 감소하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배당은 증가하고 있어 기업들의 투자여력이 갈수록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표1> 유가증권시장 12월결산법인 배당현황>
(단위:억원,%,%P)
<<표2> 코스닥시장 12월결산법인 배당현황>
(단위:억원,%,%P)
*2007년2월16일 현재 현금배당결정을 공시한 기업을 대상(전년도 동일일 기준으로 대상)
*주주배당금, 시가배당률, 외국인배당금총액은 보통주 기준(배당금총액은 우선주 포함)
*외국인주식수는 2006년, 2005년말 기준임
<자료:증권선물거래소>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