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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의 통합…발전적 화합은 언제?

정희윤 기자

simmoo@

기사입력 : 2005-12-28 22:19

모범 사례로 꼽힐 은행 아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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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 1월4일.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대형화를 겨냥한 대형 시중은행간의 합병사례로 꼽히는 ‘상업+한일은행’ 통합체인 한빛은행, 지금 우리은행의 전신이 탄생한 날이다.

그 때로부터 6년이 다 지나가지만 모범 통합은행 사례는 올해도 나오지 않았다.

빅5에 속하는 모든 은행들은 한 차례 이상 통합을 겪었지만 완벽 또는 무결점으로 잘 통합됐다는 평가를 얻은 곳이 왜 없는 것일까?

가장 눈에 띄는 공통점은 화학적 결합이 더디다는 점이다. 특히 출신별 장벽은 좀체 허물어지지 않고 여러 가지 파열음을 빚어 내곤 한다.

인사를 둘러싼 갈등은 노사 갈등 또는 직원간 보이지 않는 갈등으로 그대로 남아 있다.

가장 먼저 대형 통합을 이뤘던 우리은행조차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금융계에선 우리은행 인사의 특징을 5대5로 규정한다. 통합 당시 대등합병의 대원칙은 서로 배척하지 않고 통 큰 단결을 하려는 뜻이었겠지만 합병추진위원회 내 직급별 멤버 숫자가 동수였던데서 시작한 5대5 전통이 큰 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는 것이다.

직급별 균형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으며 단장급 이상 집행임원도 동수로 간주되고 있다.

벗어나야 한다는 대전제엔 공감하고 있되, 뚜렷한 모멘텀을 스스로 만들어 내지 못한다는 데서 해묵은 숙제로 굳어지고 있다.

우리은행 한 관계자는 “성과급제를 전격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성과주의 문화만이 유일한 탈출구라는 지적이다. 그는 “성과평가체계의 제도적 완결성이나 운영 노하우를 처음부터 100% 갖출 수는 없는 일”이라며 시급성을 강조했다.

행내 10대 뉴스의 하나로 3개 노조 통합을 꼽은 국민은행도 난이도는 달라도 같은 숙제를 안고 있다.

통합노조가 최근 수석부행장제를 놓고 반발하고 있는 것과 관련 금융당국 한 고위관계자는 “외부 전문가 영입을 하지 않으면 국민출신을 발탁하건 주택출신을 발탁하건 상대편 출신들의 동요와 반발이 불을 보듯 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수석부행장 출신과 다른 출신 부행장을 인위적으로 더 포진하게 한다는 것도 발전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빅5 모든 은행 닮은 꼴 갈등 구조 숙제로

출신·연고 문화장벽 뛰어넘을 추진력 미흡

외부 인사의 당위성을 옹호하자는 게 아니라 직원들 스스로도 인정하는 ‘채널별 뿌리 깊은 배타성’이 여전한 상황이 낳은 딜레마의 엄중함을 지적하는 시각이다.

국민은행은 초반에 직급조정을 마무리 하는 과감함을 보여 이같은 채널별 문화적 정서적 차이를 융화하는 것이 유일한 과제로 꼽힌다.

하나은행은 통합 완성과 더 더욱 거리가 멀다. “보람은행 출신이 흔적도 없이 형해화 됐다”는 자조 섞인 이야기부터 “골품제 조직에서 서울은행 출신이 무슨 영화를 넘보겠느냐”는 이야기도 일부나마 송년회 석상 언저리를 맴돌지 않았으리라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다.

한국투자금융 출신이 주도권을 쥐고 정통 하나은행 출신이 우대 받으며 나머지는 특출난 인재가 아니면 안된다는 뒷 이야기가 남는 한 “인적 경쟁력이 승부를 좌우할 것”이라는 은행권 3차빅뱅에 응전할 전열은 튼튼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대체적이다.

씨티은행은 노조의 실력행사가 진행중인 곳이어서 더 말할 나위 없다.

SC제일은행은 모 그룹의 문화와 제도 이식 과정에서 부적응 현상은 간헐적으로 빚어질 전망이다.

한 시중은행 임원의 “화학적 결합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M&A 교과서에 잘 나와 있지만 출신과 연고라는 ‘연줄공동체’적 사고와 정서가 강한 우리 사회에선 쉽게 적용하기 어렵다”는 탄식이 오늘 한국 은행산업을 상징한다.

최종 통합을 앞둔 신한·조흥은행은 과연 이들 은행 중 어느 은행과 유사할까? 완전히 다른 은행이길 원하는 것은 비단 신한금융그룹 사람들만의 희망은 아닐진저.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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