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간 경쟁이 생존을 건 싸움으로 번져 ‘생존=승리’ 전략 수행에 있어 신속하고 역동적으로 뒷받침할 역량이 중요하기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특히 하나금융지주는 전체 그룹차원의 ‘싱크탱크’ 역할을 위해 하나금융경영연구소를 큰 폭으로 확대해 나가기 시작했다.
이미 지난 9월에 KDI의 장하원 연구위원을 소장으로 영입했으며 연구인력도 종전 20여명에서 올 연말까지는 50명, 내년 안에 70명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김승유 회장은 확장을 향한 결단에 앞서 삼성경제연구소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신한은행도 지난해 말 ‘미래전략연구실’을 ‘미래전략연구소’로, 올 7월엔 ‘FSB연구소’로 이름을 바꾸고 인력도 8명에서 13명으로 늘렸다.
국민은행연구소 역시 올해 들어 기업, 가계, 재무, 전략, 마케팅 등 9개 파트로 세분화해 은행 전체를 세밀하게 연구하도록 개편했다.
국책은행도 연구소의 업무를 집중화하고 위상을 강화시켰다. 산업은행이 올초 조사국을 산은경제연구소로 전환했으며 박사급 인력 2명을 충원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8월 조사연구부와 컨설팅센터를 기은경제연구소로 통합 출범시킨 바 있다.
시중은행 국책은행 할 것 없이 연구소의 기능은 물론이고 위상을 조금 더 독립적이고 전문화된 조직으로 탈바꿈해 실질적인 ‘씽크탱크’ 역할을 가능케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금융계 관계자들은 형태야 조금씩 다르겠지만 각 은행들의 이같은 움직임이 은행 산업 전체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는 청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은행 연구소 한 관계자는 “어쩔 수 없이 단기성과에 연연할 수밖에 없는 현업 부서와 달리 연구소는 중장기 전략 마련은 물론이고 그때그때 새로운 환경변화에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금융연구원 지동현 선임연구위원도 “이런 현상은 분명 은행들이 한 단계 레벨업 할 수 있는 계기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런 역할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연구소가 독립된 섬처럼 운영되서는 곤란하며 고객만족 서베이를 한다든지 은행에서 직접 활용될 수 있는 지표를 만드는 등 실용적이고 현장중심적이어야 한다”는 지적도 새겨들을 내용인 것으로 보인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