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이 의사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자산관리 정보가 니즈 파악이 제대로 되지 못한 채 겉돌고 있어 투자결정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의사들은 자신의 판단에 의해 자신이 직접 자산관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금융권에서 제공하고 있는 투자정보가 유익하다고 생각하는 의사일수록 프라이빗뱅커(PB)나 파이낸셜플래너(FP)에게 전문 자문서비스를 받아볼 의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12월 본지에서 창간하는 정통자산관리 전문지 ‘Wealth Management’가 의사 전문 커뮤니티 사이트 메디게이트(www.medigate.net)와 공동으로 지난 11월7일부터 15일까지 의사 16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자산관리 인식 및 금융서비스 만족도 조사’에서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
이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의사들이 금융사에서 제공받는 투자정보가 의사결정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전혀)도움이 되지 않는다 37.2%, 보통 48.5%, (매우)도움이 된다 14.2%). 이 같은 결과는 금융권이 제공하는 정보나 상품이 의사 개개인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데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즉 해외 부동산투자 정보를 원하는 의사들에게 이 같은 정보를 제공하는 금융사는 하나도 없었다. 해외 증권정보, 증여 및 상속설계, 국내 부동산투자 정보를 원한다고 답변한 의사들 중 이 같은 서비스를 받는 비중도 각각 3.0%, 14.1%, 17.4% 뿐이었다.
비교적 원하는 정보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노후설계, 증권 등 유가증권 직접투자 정보, 종합과세 등 세무서비스의 경우도 각각 44.0%, 36.0%, 31.1%에 그쳤다.
금융상품도 마찬가지. 해외투자 상품을 원한다는 의사들에게 이 같은 정보가 제공된 비율은 7.4%에 그쳤다.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 외환관련 상품, 보험 상품, 절세 상품 등을 원하는 고객들에게 각각 8.6%, 11.1%, 14.6%, 20.5%만이 해당 정보가 제공됐다.
예금·대출 등 금융 상품과 펀드 등 간접투자 상품을 원한다는 의사들 중 각각 51.6%와 42.0%가 해당 정보를 받고 있었다.
자산관리 외에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해서도 금융권은 의사 개개인의 니즈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그림·도자기 등 미술품 정보를 원하는 고객들 중 8.8%만이 해당 정보를 제공받고 있을 뿐이다. 자녀 유학정보, 법률정보, 골프 등 스포츠 등을 원하는 의사들에게도 각각 11.9%, 20.9%, 22.2%만이 해당 정보가 제공됐다.
다만 건강관련정보, 자녀 결혼정보, 음악회 등 사은문화행사를 원하는 의사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39.0%, 35.1%, 29.5%가 해당 정보를 제공받았다.
한편 의사들이 자산관리를 위해 제공받길 원하는 정보는 노후설계(30.2%), 종합과세 등 세무서비스(23.9%), 국내 부동산투자 정보(17.4%), 증권 등 유가증권 직접투자 정보(17.0%) 등을 꼽았다(1·2순위 복수 응답, 1순위 200% 가중치 부여). 제공받길 원하는 금융상품 정보로는 펀드 등 간접투자 상품(37.1%), 예금·대출 등 금융 상품(24.5%),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17.6%) 등 이었다(1·2순위 복수 응답).
자산관리 외적 부분에서는 법률정보(30.8%), 음악회 등 사은문화행사(20.5%), 자녀 유학정보(13.8%), 골프 등 스포츠(11.2%) 등 순을 기록했다(1·2순위 복수 응답).
한편 의사들 중 65.7%가 현재 자산관리를 본인이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어 배우자(29.0%), PB·FP를 포함한 금융기관(2.4%) 등 순으로 조사됐다.
또 자산관리에 관한 정보는 주로 신문 및 인터넷(37.3%)에 의존하고 있었다(1·2순위 복수 응답). 배우자·부모 등을 포함한 가족(19.9%), 주변 친구 및 지인(19.7%)이 그 뒤를 이었다. FP를 포함한 보험사직원(7.3%), PB를 포함한 은행직원(6.1%), 기타 재무컨설턴트(2.0%)들에게 자문서비스를 받는다는 응답은 저조했다.
‘자산운용 결정시 누구 의견을 참고하나’라는 설문에 대한 응답도 본인(53.3%)이 가장 많았으며 배우자·부모 등 가족(24.1%)이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1·2순위 복수 응답). PB·FP 등을 포함한 은행·보험사 직원이나 기타 재무컨설턴트 의견을 참고한다는 응답은 총 11.8%에 불과했다.
그러나 의사들은 PB나 FP 등 전문가로부터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아보고 싶어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매우)있다 51.5%, 보통 32.0%, (전혀)없다 16.6%). 특히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에 근무하는 의사들(57.3%)이 기타 지역에 근무하는 사람들(43.8%) 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금융사가 제공하는 정보가 유익하다고 생각할수록 PB·FP 등 전문가로부터 자문서비스를 받을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0.166, 유의도 0.05 수준에서 상관관계가 있음).
이밖에도 자산관리 서비스 제공기관의 선택기준으로는 정확한 투자정보(43.8%)를 꼽았다(1·2순위 복수 응답). 이어 현재 거래하고 있는 금융사(25.4%), 회사 인지도(14.4%)가 뒤를 이었다.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받길 원하는 곳도 자산관리 전문회사(64.5%)로 은행(24.3%) 증권사(5.9%)보다 높았다. 특히 보험사라고 응답한 비율은 0.6%에 그쳤다.
이번 설문조사는 설문지를 작성해 메디게이트 사이트에서 직접 답변하는 형식을 이용했으며, 분석은 사회과학 통계프로그램인 SPSS for Windows 11.0을 이용했다. 자세한 설문결과는 12월 창간예정인 ‘Wealth Management’ 잡지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김남현 기자 nh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