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은행이 올 초부터 외환은행 인수의사가 없다고 분명히 하고, M&A 없이 자체 내부성장 전략으로 선회한 이후 지점 추가 개설이 결실을 맺음에 따라 향후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그 동안 본격적인 영업기반을 다지기 위해 집중적인 광고 공세를 하고 있는 가운데 기업금융 부문으로의 영업확장을 위해 기업금융센터를 추가로 개설하고 프리미어 서비스를 본격 런칭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HSBC은행의 자체성장을 위해서는 여전히 영업 채널과 고객확보 등이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는다.
19일 금융계에 따르면 HSBC은행은 최근 대전 대구 인천 지역의 3개 지점 인가를 받아 기존 8개(서울6개, 분당1개, 부산1개)에서 총11개의 국내 지점망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수도권 및 주요 지방도시에 거점을 둔 영업 채널을 확보함에 따라 공격적 영업에도 본격나설것이라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HSBC은행은 이들 3개 지점 개설 준비 작업에 착수했으며 빠르면 오는 12월 정도에 오픈할 방침이다.
인천지점의 경우 개인고객에 대한 프리미어 서비스와 함께 중소기업 이상의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커머셜뱅킹을 같이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HSBC은행은 그동안 고객인지도가 낮았다는 점을 극복하기 위해 최근 TV, 신문, 라디오 광고 등을 통해 ‘HSBC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은행을 인수함으로써 채널을 확보하는 동시에 이미 고객들에게 어느 정도 이미지를 각인시킨 씨티은행이나 스탠다드차타드 은행과 달리 상대적으로 열세인 HSBC는 막대한 투자를 통해 인지도를 높이는게 가장 시급한 과제였다.
HSBC 고위관계자는 “일단 고객들한테 우리가 어떤 은행이라는 것을 알려야 상품을 팔든 서비스를 제공하든 할 것”이라며 “단 지금처럼 국내에 많은 투자를 했던 적도 없는 만큼 이 기간을 단축시키는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즉 수익과 비용 그래프를 알파벳 ‘J’자 형으로 보면 처음엔 비용이 많이 들겠지만 이 투자가 수익으로 급격히 전환되는 시점까지의 기간을 최대한 단축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동시에 HSBC는 지난 7월 본점에 중소 및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커머셜뱅킹부(기업금융부)를 만들었으며 강남과 부산지역에 잇따라 기업금융센터를 출범시켰다.
또 중상위층 고객에 대한 자산관리서비스를 위해 프리미어 서비스도 이미 선보여 사업영역을 확장 및 구축했다.
그러나 여전히 채널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일단은 기존의 지점과 추가로 개설된 지점들이 서울 분당 부산 인천 대구 대전 등 주요 지방대도시에 모두 분포하고 있어 그나마 거점점포로서의 역할이 가능해 숨통은 트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HSBC가 자체성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지점 개설이 수월한 현지법인 설립이 가장 유력한 대안이지만 국내 감독당국 및 금융계에서 ‘더이상 외국계은행이 필요한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감독당국에서 이미 난색을 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HSBC은행은 자체적으로 향후 2~3년 안에 점포망을 100여개로 늘린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 확장속도는 감독당국의 인가 태도 등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자체적으로도 이런 점포망의 한계 때문에 다양한 채널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으며 이런 차원에서 대출모집인 뿐 아니라 기업금융담당자(RM)도 대거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계 한 고위관계자는 “향후 11개의 채널들이 정비되면 내년부터는 이 점포를 거점으로 해 본격적인 영업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사업영역과 채널의 한계로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