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정서가 반영돼 한미은행 출신 직원 3명 가운데 2명은 이직이나 퇴직에 대한 갈등에 사로잡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통합 후 한국씨티은행에 대한 한미은행 출신 직원들의 만족도나 경영진에 대한 지지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됨으로써 현재의 통합정책 방향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24일 금융산업노조 산하 한미지부는 국내 대표적인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에 의뢰해 옛 한미은행 출신 직원 1434명을 대상으로 ‘직원의식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이같이 밝혔다.
조사결과 한국씨티은행의 국내시장 성공가능성이 크다는 답변과 매우 크다는 답변은 둘다 합해 6.9%에 그쳤다.
성공가능성에 대해 매우 크다고 답변한 직원은 0.4%, 큰 편 6.5%, 보통 29.5%, 적은편 46.8%, 전혀 없음 15.3%로 조사됐다.
또 옛 한미은행 직원의 66.3%는 이직의향이 있거나 반드시 이직할 것이라고 답변해 3명중 2명은 이 은행을 떠나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직 및 퇴직의 이유로 성장가능성(비전)이 없다는 게 28.6%로 가장 많았고 고용불안 요소가 많은 점(7.0%), 불확실한 미래(5.9%), 씨티 조직에 대한 실망감, 애사심 결여 등을 꼽았다.
떠나고 싶어하는 직원들의 대부분은 영업점(64.7%)보다 본점(70.4%), 사무직(53.5%)보다 일반직(69.2%) 및 전산직(73.8%)이 많았으며 직급별로는 4급(70.6%)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즉 옛 한미은행과 씨티 서울지점과의 통합을 몸소 체험하게 되는 본부직 직원이나 전산직 직원들이 통합과정에서 불합리함과 회의감을 많이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미은행 노조 관계자는 설명했다.
직원들의 통합은행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도 매우 낮았다. 응답자의 89.3%가 매우 불만족스럽거나 불만족하는 편이라고 답변했다.
아울러 한국씨티은행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는 신뢰를 줄 수 있는 경영진으로 교체해야 한다는 응답이 27.1%로 가장 많았으며 노사신뢰 기반의 미래비전 제시가 22.6%로 2순위를 차지했다.
최근 시행한 인사정책의 철회, 실질적인 고용안정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은 조사결과 경영진과 직원간 신뢰감 회복을 위한 근본적 노력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은행의 정책적 변화나 임원교체 등도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될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현재 진행하고 있는 통합정책의 방향에 대해서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 은행 노조 박찬근 위원장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 노조가 생각했던 것보다 직원들의 인식이 매우 안좋았다”며 “앞으로 멕시코의 바나맥스은행 처럼 실질적인 독립경영이 이뤄지는 게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번 설문조사와 관련 한국씨티은행은 “정기 승진인사를 앞두고 통합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인사정책에 대한 직원 설문조사를 한 노조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으며 “통합 과정에서의 변화는 직원들에게 더 나은 근무환경과 경력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전했다.
한편 한국갤럽이 맡은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7월1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됐으며 신뢰수준 95%, 표본오차는 ±1.87%인 것으로 갤럽측은 밝혔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