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외국계銀, ‘모래알 조직 만들기’ 우려

원정희 기자

webmaster@

기사입력 : 2005-08-17 20:59

제일銀 독립조직 83→167개, 씨티 59→167개
부서간 정보단절·유기적 운용 안돼 시너지 해쳐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제일·한국씨티·외환 등 3개 외국계은행이 매트릭스 조직을 본 따 국내 조직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부서를 지나치게 세분화해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제일은행은 SCB에 매각된 후 처음으로 실시된 조직개편을 통해 조직 수를 기존보다 두 배 늘렸고 한국씨티은행은 한미은행 부서체제보다 2.8배 이상 늘어났다.

이에 따라 자리만들기용 아니냐는 비판은 물론 부서간 정보단절 및 은행 전체의 시너지 효과 감소 등 부작용에 대한 지적도 일고 있다.

◇ 씨티·제일 등 기존보다 조직 2~3배 늘려 = 외환은행은 이미 메트릭스 원리에 따라 조직재편을 한 지 1년이 넘었으며 한미은행도 한국씨티은행으로 통합되면서 부서를 세분화 해 두 배 이상 늘렸다.

게다가 최근엔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제일은행을 인수한 후 처음으로 실시한 조직개편에서 부서를 잘게 쪼개 외환이나 한국씨티를 방불케 했다.

제일은행은 지난 7월12일 조직개편을 통해 6개 총괄본부, 18개 본부, 143개 팀으로 나누었다. 〈그림 참조〉

이는 기존 8개 사업본부, 5단, 2센터 26부 1실 41팀 체제와 비교할 때 단순히 독립된 조직 수를 셀 경우 83개에서 167개로 늘어난 것이다.

한국씨티은행도 한미은행 시절엔 6개 사업본부, 5개 본부, 27개 부·센터, 21개 팀으로 이뤄졌으나 최근엔 7개 그룹, 18개 본부, 8개 지역본부, 7개 센터, 89부, 1실, 38팀으로 대폭 확대됐다.

이와 달리 자산규모나 직원수가 이들 은행의 2~3배에 이르며 국내 최대 대형은행으로 꼽히는 국민은행조차 15개 그룹, 5본부 1단 70팀(총 91개 조직)으로 진용을 갖췄다.

자산과 임직원 수, 어느 모로 보나 작은 은행이 부서 숫자는 훨씬 많다는 점 때문에 보기에도 부자연스럽다는 지적이 나오는 실정이다.

특히 제일은행의 경우 아직 SCB 서울지점과 통합 되지 않아 조직개편이 마무리되지는 않았다지만 팀원이 한 두명인 팀도 있다고 이 은행 관계자는 전했다.

예를 들어 홍보팀의 경우 과거 홍보팀의 업무가 커뮤니케이션본부로 별도 본부화됐으며 이 본부 안에 기업문화팀 사내커뮤니케이션팀 전략마케팅팀 홍보팀 대외협력팀 등 5개 팀으로 세분화되면서 각 팀에 팀원이 1~2명 배정됐다.

즉 기존엔 홍보팀이라는 부서 한 곳에서 기업문화 담당직원, 홍보 담당직원, 대외협력 담당직원 등으로 업무를 분담했던 체제에서 이를 모두 잘게 쪼게 팀으로 만든 것이다.

제일은행 관계자는 “SCB의 글로벌 조직 및 경영구도를 제일은행에 적용하는 차원에서 세분화함으로써 신축적인 의사결정과 전문화 및 책임경영체제를 다지기 위한 것”이라며 “조직 내부적으로 과거보다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외국계은행이 채택하고 있는 이런 조직형태는 이미 외환은행이나 한국씨티은행 등의 사례에서 그 폐해를 드러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 “정보 경영진에 집중 대신 부서간 시너지는 감소” = 한국씨티은행의 경우 조직을 기존보다 2.8배 이상 늘리면서 옛 한미은행 노조는 ‘자리만들기용’이라고 비판했던 바 있다.

실제 부서를 늘리면서 부서장 자리도 함께 늘어났으며 또 그룹장, 본부장, 부서장 등의 위치에 대부분 씨티출신으로 채워졌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 역시 한 단면일 뿐이며 부서가 세분화되면 각 부서간 정보가 단절된다는 데에 더 큰 문제가 있다고 일부 은행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외환은행 한 관계자는 “과거엔 각각의 부서장들이 정보를 취합하는 단계를 거쳐 은행 전체가 움직였지만 이제는 고립 분산적으로 움직이는 격”이라며 “옆에 있는 직원이 무엇을 하는지 모를 뿐 아니라 결국 종합적인 사고 및 접근을 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감독당국 한 관계자는 “한국씨티은행 등 외국계의 경우 자료를 하나 요청하거나 담당자를 찾으려고 해도 한참 걸린다”며 “누가 무엇을 담당하는지 내부에서조차 모르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점은 영업점과 본점간의 의사소통에서도 그 폐해가 드러난다는 지적도 있다.

제일은행 노조 관계자는 “이런 조직형태가 향후 몇 년 지속되면 팀 간 단절이 심해지면서 조직융합을 막게 되는데 이런 점을 경영진이 노린 게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실제 경영진 입장에서는 조직 융합을 막을 뿐 아니라 모든 정보가 은행 일부 경영진에 집중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

게다가 한국씨티은행을 제외하곤 이들 은행의 조직도에서는 전략기획부를 찾을 수 없다.

이는 곧 외국계은행들이 로컬 차원에서 전략·기획업무를 하지 않고 해외 그룹차원에서 주요 전략을 논의하겠다는 의도인 동시에 장기전략보단 단기전략에 치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결국 외국계은행의 이같은 조직형태는 장기적으로 볼 때 은행의 본점과 영업점, 부서와 부서간 시너지를 통한 은행 전체의 시너지를 확대할 수 있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KT&G ‘Global Jr. Committee’, 조직문화 혁신 방안 제언
대내외에서 ESG 경영 성과를 인정받은 KT&G
국어문화원연합회, 578돌 한글날 맞이 '재미있는 우리말 가게 이름 찾기' 공모전 열어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