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자는 배제, 금융권 경쟁만 ‘후끈’ 지적도
글싣는 순서
Ⅰ. 퇴직연금 도입 왜?
Ⅱ. 증권업계 준비 본격화
Ⅲ. 유관기관들도 분주
Ⅳ. 미국 401K 등 해외 사례
Ⅴ. 장기플랜으로 승부수
퇴직연금에 대한 증권사들의 준비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증권유관기관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일단 증권사들이 퇴직연금제도에 동참한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는 데 그 맥을 같이 하고 안으로는 효율적인 시스템 구축과 방안마련에, 밖으로는 대대적인 홍보마케팅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다만 아직 기업들의 경우 퇴직연금에 대한 인식과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실제 가입해야 할 참여자들은 배제된 채 금융권 간 경쟁만 가열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 증권유관기관들, 조기정착 힘 모은다 = 퇴직연금 시스템 개발에 한창인 코스콤은 당초 전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준비작업을 진행해 왔으나 최근 각 업종별 특색에 맞춰 보험결제원과 금융결제원이 그 틀을 잡아가면서 증권사 중심의 모델로 구축할 전망이다.
실질적으로 지난 5월초부터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한 코스콤은 현재 퇴직연금 시스템의 핵심인 RK(Record Keeping·기록관리)시스템을 비롯해 금융기관의 영업지원을 위한 라이프 플래닝 및 시뮬레이션, 시산(試算)·진단시스템은 물론, 자산관리(신탁)시스템까지 포괄하고 있다.
특히 앞으로 제도도입까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금융기관 담당자들과 이에 대한 본격적인 협의를 진행중이다.
증권업협회의 경우 제도 인식 확산을 위한 대 기업 마케팅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현재 퇴직보험수탁고 19조2000억원 중 보험사의 비중이 무려 83%(은행 17%)로 향후 퇴직연금시장에서도 이들의 독주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현재 퇴직연금을 도입하고 있는 해외의 사례를 보더라도 증권사가 퇴직연금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되면서 우선 업계 전체가 이 시장에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는 생각인 것.
이에 따라 증협은 기존 일주일에 한번씩 자체 TF팀 협의는 물론이고 이달 초 홍보작업반을 신설, 각종 홍보방법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실시하고 있다.
◆ 정작 참여자는 관심 없어 =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퇴직연금에 대한 기업이나 근로자의 인식이 크게 부족하다는 데 있다.
대부분의 참여자가 퇴직연금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 것.
실제로 지난 2004년 12월 중소기업청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 중 54%가 퇴직연금제도 도입 이후에도 현행 퇴직금제도를 유지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신설법인이나 현 퇴직보험 미가입 법인 등의 경우에는 도입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대기업의 경우에는 약 80% 정도가 퇴직보험에 가입하고 있고 노조와의 조율을 통한 퇴직연금 의사결정에 오랜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DC형 가입시에는 기존 퇴직금 비용 뿐 아니라 교육비와 운용 등 각종 수수료를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때문에 굳이 현 퇴직금제도를 버리고 퇴직연금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기업들 입장인 것.
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마케팅 초점을 국내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상위그룹들에만 맞추고 있는 상황이어서 대기업을 사수하기 위한 금융권의 경쟁만 더욱 치열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대기업을 공략하는 것이 맞을지, 아니면 가입 가능성이 큰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펼쳐야 할지는 각 금융기관들이 결정할 일이겠지만 거의 모든 기관들이 상위 몇 개사를 중심으로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특히 증권사의 경우 DC형을 선호하는 중소기업을 공략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민정 기자 minj78@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