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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자산운용사 릴레이 인터뷰(5) 슈로더투신운용 전길수 사장

김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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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5-01-30 22:25

“명확한 벤치마킹·장기 프로세스 지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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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안정적인 수익률, 다양한 상품 등

고객 니즈 합리화·고객만족에 집중할 터

“단기적이고 높은 리스크를 통한 고수익보다는 명확한 벤치마킹과 장기적인 프로세스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률 추구에 집중할 생각입니다.”

전길수 슈로더투신운용 사장의 운용철학이다. 어찌 보면 장기적인 프로세스를 고수하자면 하이리스크 상품보다 수익률이 다소 떨어져 국내시장 고객들을 크게 어필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지만 이런 운용-투자문화가 운용사-고객이 모두 Win-Win할 수 있는 길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한국시장의 생리는 이런 장기투자문화와는 전혀 맞지 않는 게 사실이다. 지난해 증시에 확신을 갖지 못하는 자금들이 MMF에 대거 몰리면서 전년대비 30% 이상 늘어난 것만 봐도 이를 충분히 알 수 있다. 그만큼 국내 투자자들은 단기적이고 높은 수익에만 집착하도록 길들여졌기 때문이다.

이런 왜곡된 투자자들의 투자성향과 과거 대우 및 SK 등 굵직한 사건들이 맞물려 국내 자산운용시장은 신뢰를 잃으며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고객 니즈에 대한 맞춤상품이요? 이는 무조건 고객의 입맛대로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과의 끊임없는 접촉을 통해 합리적인 상품을 만드는 게 아닐까요.”

국내 자산운용시장이 탄력을 받으며 발전하기 위해서는 고객들에게 끌려다니기만 하는 것보다는 고객과의 합리화를 찾으려는 운용사의 몫도 중요하다고 전길수 사장은 강조했다. 즉 고객들 구미에 맞는 상품에만 집착하지 않고 상품 트렌드를 주도하면서 고객들의 선택폭을 한층 넓힐 수 있도록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는 게 운용사 역할 중 하나라는 것.

“지난해부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적립식 펀드가 바로 그런 예라 할 수 있습니다. 큰 부담없이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다양한 고객층의 니즈에 대한 합리성을 찾아 운용사들이 트렌드를 형성했기 때문에 운용사로서도 장기적인 기반을 확대할 수 있는 토대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일환으로 슈로더는 적립식 인기를 살리면서 상품의 다양성을 접목, 최근 해외에 투자하는 적립식 펀드를 출시해 각광을 받고 있다. 시티은행을 통해 판매되고 있는 이 펀드는 S&P가 추천한 우량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상품이며 하루 200여계좌씩 늘어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 사장은 설명했다.

이처럼 외국계 운용사들은 국내 운용사들이 다소 취약한 틈새를 메꿔주는 해외투자 상품을 중심으로 시장다양화에 기여해야 한다는 게 전 사장의 생각이다. 때문에 외국계 운용사들은 국내시장에 진출해 국내 운용사들을 위협하는 존재가 아니라 상품다양성 등 국내 자산운용시장의 미비점을 보완해주는 역할을 담당한다는 것.

전 사장은 “국내 업계 및 언론 등지에서는 외국계 운용사가 들어와 국내시장을 잠식하며 치열한 경쟁상태를 만들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사실이지만 이는 편협된 생각일 것”이라며 “오히려 상품다양성 및 운용노하우, 리스크관리, 컴플라이언스 등의 부문에서 상호간 보완관계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지금까지 국내 자산운용시장의 규모는 해외에서의 평가와는 달리 한계에 부딪히며 커다란 도약을 이루지 못하는 상태. 이에 따라 외국-국내사간 보완관계를 통해 국내상품 해외상품 국내+해외상품 등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며 안정적인 투자문화를 이끌어내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어 시장규모를 크게 확장할 수 있는 토대를 갖추는 게 급선무다. 즉 외국사와 국내사간 보완관계를 구축, 국내 자산운용시장의 오픈 아키텍처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논리다.

“국내 자산운용시장은 운신의 폭에 비해 시장참여자가 너무나 많은 게 현실입니다. 때문에 시장규모를 넓히는 것이 급선무죠. 그러기 위해서는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것이 가장 큰 관건일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전 사장은 “올해에도 변함없이 소수정예 펀드를 가지고 단기적이 아니라 장기적인 퍼포먼스를 추구하는 정도경영을 통해 투자자들의 안정성 및 신뢰를 끌어내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이것이 바로 200년 전통을 이어왔던 영국의 자산운용전문 그룹인 슈로더의 경영철학”이라고 강조했다.

전 사장은 또 “이 같은 전략이 한국시장에서 당장 먹히지는 않겠지만 장기투자를 통한 안정적인 수익창출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준다면 시장에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시기가 올 것”이라며 “이에 따라 향후에는 어느 그룹 계열사 또는 어느 금융권 계열사의 상품보다는 운용사에 상관없이 투자자 자신에 맞는 어느 상품을 찾을 수 있는 오픈 아키텍처 문화가 형성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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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호 기자 kj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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