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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제대로 싸운다’는 것

정희윤 기자

simmoo@

기사입력 : 2004-12-24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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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싸우고 싶으시다고 하셨습니다. 공개적인 약속이었고 3년 동안 대표권자이자 대리인으로 맡겨 달라는 호소이기도 했습니다.

정확하게 언제쯤 얼마나 강퍅하게 인력감원을 목표로 한 구조조정이 진행될 지 모르기에 정말 잘 싸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싶으셨을 것이고 지금도 그러하실 것이라고 짐작합니다.

어떤 호사가들은 전체 직원이 3만명이나 되지만 생산성이 A나 B은행보다 떨어지니까 3000명 정도는 줄여야 구조조정을 단행한 ‘태’가 날 것이라고 남의 속도 모르는 주장을 펴기도 합니다.

더욱이 입행 이후 3년 여 전만 해도 나의 뿌리는 이 곳이며 나의 정체성도 이 은행에서 비롯한다며 정수리에 깊숙이 새겨 뒀던 것이, 합병이후 지난 3년간 많이 옅어진데다 앞으로 3년 후엔 최소한의 뿌리의식마저 공식적으론 사라지게 될 상황입니다. 옵저버인 제게는 엄중한 시기를 앞두고 있다는 공감의 숨결이 느껴집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저로선 원인을 잘 모르겠지만 어긋난 길로 벗어나 버린 듯 합니다.

굳이 모든 사람들의 열렬한 박수갈채를 받아야 할 이유도 없고, 참으로 중요한 것은 앞으로 진정 조합원들을 위해서 일하느냐 아니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원칙과 전제로 삼더라도 말이죠.

오늘 27일 있을 결선 투표(신임 투표인가요?)를 있게 한 지난 번 투표는 제가 보기엔 황금분할 비슷해 보였습니다. 2193(36.2%) 대 1978(32.7%) 대 1721(28.4%).

흔히 모든 조합조직 선거에서는 기존 집권세력을 여권으로, 이에 도전하는 세력을 야당(들)으로 분류하곤 합니다. 여권 프리미엄은 사실 당연한 것이고 상식적인 것이죠.

한데 경쟁관계였던 측에선 프리미엄을 뛰어 넘어 너무나 부당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문제제기 했더군요.

저는 매우 불행한 국면이라고 여기고 있을 따름입니다. 선거는 모든 조합조직의 열린 정치공간이며 축제가 되어 누가 되든 힘 있게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이 되어야 한다는 상식이고 또, 그렇게 되길 기대했더랬습니다.

하지만 누가 보더라도 그렇게 되지 않았습니다. 여러 사람에게 의견을 구해도 보았는데 두 가지만 전해 드리죠.

“(우리은행지부 선거와 주택지부 선거 이야기를 듣자 하니) 한국노총 뿐 아니라 한국 노동계를 이끌어 온 금융노조의 최대 기반을 차지하는 조직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믿고 싶지가 않다”(전 금감원 노조 관계자)

“이 상황은 모두에게 상처로 남을 뿐이다. 물론 지금도 상채기가 생겼지만 합심해서 치유하려 나선다면 오히려 약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모 은행 전직 노조위원장)

교수신문이 때 마침 올해의 사자성어로 당동벌이(黨同伐異)를 선정했다 합니다. 대동단결은 못할 망정 서로 당동벌이하지 않는 그런 2005년을 그래도 기대해 볼까 합니다. 크리스마스 이브 오후4시에.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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