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빚이 불어나는 힘이 자산을 불리는 힘보다 센 추세가 여전해 가계 부실화 우려는 여전히 잠복 중인 것으로 보인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분기 현재 가계 빚은 501조9000억원으로 2분기보다 2.0% 다시 늘었다. 1분기만 0.6% 증가에 그쳤을 뿐 증가세는 그치지 않고 있다.
아직은 자산이 빚보다 여전히 많다. 3분기 현재 1041.6조원으로 2.08% 늘었다. 자산 증가율은 분기마다 2%대를 웃돌았다.
그러나 빚 규모 증가세가 자산규모 증가세를 훨씬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226조3000억원이던 개인부문 부채잔액은 2001년 352조4000억, 2002년 458조5000억 등으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2003년 482조7000억에 지난 3분기 501조9000억원으로 한풀 꺾이긴 했다.
개인부문 자산규모는 98년 651조4000억원이다가 2001년 861조5000억원, 2002년 951조2000억원, 지난해 995조원에 이어 올들어 1000조를 돌파하더니 지난 3분기 1041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98년엔 자산이 빚보다 425조1000억 많았고 2001년엔 509조1000억, 지난해엔 512조3000억 더 많았으며 3분기에도 539조7000억원 더 많다.
그러나 자산규모 대비 빚 규모가 절반을 넘으려고 꾸준히 위협하고 있어 우려스럽다.
빚 규모를 자산규모에 나누어 보면 98년엔 34.74%로 4할도 안됐지만 2001년 40.91%로 40%대로 진입했다.
이후에도 빚의 비중이 늘어나 지난해 48.51%에서 올 3분기 48.19%로 소폭 낮아진 게 그나마 다행이다.
이렇게 된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98년과 지난 3분기를 비교했을 때 빚은 2.22배 늘어난 반면에 자산은 1.60배 늘어난 데 그쳤기 때문이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