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계에 따르면 채권단이 LG그룹에 요구한 증자규모는 최저 770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채권단과 LG그룹간 협상이 타결된다면 LG카드 증자대금 1조2000억원은 LG그룹이 7700억원, 채권단이 4300억원을 각각 분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채권단은 지난 12일 LG그룹에 8750억원을 출자전환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LG그룹은 이에 대해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LG카드 청산이라는 최악의 상황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지만 이 경우 양쪽 다 막대한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에서 대부분 전문가들은 양측이 적절한 선에서 합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채권단이 잡고 있는 마지노선은 7700억원이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후순위 전환사채로 전환키로 한 5000억원과 개인 대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는 2700억원은 반드시 출자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LG그룹과 합의가 이뤄진다면 7700억원 수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LG그룹은 현재 총 1조1750억원의 LG카드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3000억원은 ㈜LG와 GS홀딩스가 보유하고 있어 지주회사법상 출자전환이 불가능하다. 나머지 8750억원 중 6050억원은 LG전자가 1500억원, LG화학이 1000억원, LG석유화학, LG상사, LG건설, 이노텍이 각각 500억원 등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개인 대주주들이 2700억원을 갖고 있다.
채권단은 이중 후순위 전환사채로 전환키로 한 5000억원은 당연히 이번에 출자전환해야 하고 LG카드 부실화에 대한 책임분담 차원에서 개인 대주주들의 채권도 반드시 출자전환에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LG카드가 청산될 경우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이해관계자는 LG그룹의 개인 대주주라는 점에서 이들의 출자전환 참여는 필수적이라고 채권단은 밝혔다. 채권단 관계자는 "채권금융기관들은 이미 LG카드에 대해 상당한 대손충당금을 적립했고 올해 사상 최대의 이익이 예상되는만큼 청산하더라도 감내할 수 있다"며 "LG 계열사들도 나름대로의 충당금을 적립했겠지만 개인 대주주들은 고스란히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 LG그룹은 이미 계열분리된 계열사의 대주주들이 지원 차원에서 매입해 준 채권인데 이를 출자전환하라고 요청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