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장애가 심하게 발생한 차세대시스템 가동 당일에는 영업점에 있는 금융자동화기기가 원활하게 작동되지 않아 고객들로부터 고성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로 인해 시(市)금고를 담당하는 든든한 우리은행의 이미지는 하루아침에 애물단지 은행으로 전락하기도 했다. 이런 결과는 본 기자를 포함한 언론매체 기자들의 영향도 분명 있다.
본 기자도 장애 발생에 대해 우리은행의 차세대시스템 가동에 대한 문제제기를 했고 이에 대한 미흡한 대책도 지적한 바 있다. 분명 이에 대해 아직도 본 기자는 그리 틀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최근 본 기자는 은행 전산부서 출신의 금융IT 전문 솔루션업체 사장으로부터 ‘금융IT 전문기자는 우리은행과 같은 차세대시스템 가동에 따른 장애에 대해서는 일부 이해를 해줘야 하는 것 아니야’라는 말을 들었다.
이는 은행이 새로 차세대시스템을 가동하게 됐을 때 불가피하게 발생될 수 있는 문제점도 있다는 얘기다.
또 일각에서는 우리은행의 차세대시스템 가동은 이 정도면 성공적이라고 평가하는 견해도 적지 않다. 더욱이 가동한지 한달이 가까이 돼 가는 현 상황에서는 그러한 견해는 더욱 많아지고 있다.
이는 기업은행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기업은행도 지난달 초 차세대시스템을 가동했을 당시 일시적으로 전자금융에 장애가 발생해 고객들은 물론, 관계자들도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그러나 두 달이 지난 지금 현재 기업은행 차세대시스템도 성공적으로 평가하고 있고, 그 효과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분명 차세대시스템 가동에 따른 한시적 장애는 이해한다. 또 한시적인 장애로 고객에 불편을 끼치기는 했지만 대형 프로젝트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는 아주 작은 부분이라는 것도 이해한다. 그리고 이 정도면 성공한 것이라는 것도.
하지만 사전 준비와 장애 대응에 있어서는 여전히 문제를 제기하고 싶다. 새로 차세대시스템을 가동하게 되면 부분적으로 장애가 발생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았다면 은행은 사전에 고객에게 솔직하게 털어 놓고 알렸어야 했다.
적어도 몇 일간은 장애가 발생될 수 있으니 양해 부탁드린다고. 또 영업점에도 평소보다 많은 인력을 배치해 흥분한 고객들을 안내하고 진정시켰어야 한다.
그저 고객 스스로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이해해주기만을 바라는 것은 너무 이기적인 것 아닐까 싶다.
신혜권 기자 hksh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