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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진단] 유능한 FP는 시장심리를 읽는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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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4-10-17 16:47

이재호 미래에셋증권 주식영업추진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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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있었던 1923년 관동대지진과 1995년 고베대지진은 자산관리 영업에 시사점을 준다. 시장심리의 본질을 이해하는데 훌륭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관동대지진으로 무려 10만명이 사망하자 일본이 곧 망할 것이라는 국민들의 불안심리가 전국을 휩쓸면서 땅값이 폭락 했다. 정확한 수치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한 연구에 따르면 당시 땅값이 기존의 절반수준 이하로 떨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망할 것이라던 일본경제는 굳건했고 얼마가지 않아 일본의 땅값은 지진 이전수준으로 회복했다. 대지진 이후 토지가격이 폭락하는 과정에서 부동산에 투자한 사람들은 큰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으로부터 9년전 5000명이 사망한 고베대지진이 발생했을 때는 땅값이 요지부동이었다. 사람들이 관동대지진 당시를 회상한 것이다. 옛날 대지진이 났을 때 땅을 팔고 나니까 가격이 다시 올랐다는 점을 인식하고는 땅을 팔려 하지 않았던 것이다.


■ 시장경제에서는 같은 일이 반복해서 일어나지 않는다

주사위 던지기에서는 같은 일이 반복해서 일어날 수 있지만 시장경제에서는 같은 일이 반복해서 일어나지 않는다는 법칙을 보여주고 있다. 주사위 게임과 달리 참여자들의 심리가 반영되는 시장에서는 동일 현상이 되풀이 되지 않는 법이다. 바꿔 말하자면 시장경제는 ‘요행’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금융시장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동인중 하나는 시장심리(market psychology)다. 시장심리에 대한 면밀한 연구없이 현대 금융시장의 복잡한 트레이딩 세계를 이해하기는 어렵다. 자산관리 영업을 하다 보면 투자자산의 수익률에 변동성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그러나 심리를 이해하고 있지 않으면 고객에게 현상에 대한 원인과 배경, 그리고 근거를 갖춘 전망을 제시하기 어렵다. 특히 자산관리는 수익률보다는 리스크 관리를 우선적으로 생각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집단심리를 이해하는 것은 FP나 고객 모두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닐 수 밖에 없다.



■ 금융시장에서 집단심리는 개인의 삶에 큰 영향

집단심리란 한마디로 자신의 지금 판단이 얼마나 위험하고 황당한 것인지를 주변의 분위기로 인해 전혀 분별하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남자들이 예비군복을 입고 훈련장에 서게 되면 별다른 생각없이 노상방뇨를 하는 것도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집단심리의 한 단면이다. 하지만 돈이 오가는 금융시장에서의 집단심리는 개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로 파괴력이 크다.

집단심리를 역이용해서 투자수익을 적극적으로 추구할 수도 있지만 우선은 현상을 정확히 판단하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사실 자본주의 경제에서 발생하는 모든 파동은 비관, 낙관, 확신, 공포 등 인간의 집단심리에 기인한다. 주가가 장기적으로는 합리적으로 움직이지만 단기적으로는 항상 불합리하고 비이성적인 횡보를 보이는 것도 결국은 집단심리 때문이다.



■ 집단심리에서 벗어나려면

그렇다면 FP 입장에서는 집단심리를 어떻게 이해하고 활용해야 할까? 필자는 두 가지 관점에서 제시할까 한다. 하나는 집단심리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이다. 어느 한 시장에 집단심리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투자의 대상이 예외없이 고평가(over-valuation) 상태에 있음을 의미한다. 문제는 고평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어디까지 초과수요 혹은 초과공급 상태가 지속될 것인가 하는 기간의 문제다.

시중에는 수많은 서적들이 이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명쾌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다. 그저 집단심리를 경계해야 한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담고 있을뿐 이것을 컨트롤하는 방법론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을 찾기가 어렵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 에스토니아 출신의 알렉산더 엘더(Trading For A Living 著者)는 3M, 즉 심리상태(Mind), 적절한 투자기법(Method), 자금관리(Money) 등 3박자의 필요성을 피력하고 있다. 그는 심리상태를 이해하는 것만으로는 효율적인 자산관리가 될 수 없고, 상황에 맞는 대응전략과 투자자금에 대한 관리마인드가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고 한다. 대응전략이라는 것은 군중의 심리가 과열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여러 지표들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 분산투자가 아닌 경우 자산관리에 항상 유의해야

예컨대, 필자라면 주식투자 고객에게 다음과 같이 컨설팅하겠다. 즉 온갖 호재와 낙관적 전망이 충만한 상황에서 주가가 하락할 경우 고객에게 다음의 징후가 나타날지 지켜보자고 하는 것이다. 즉 여러 매체에서 전문가들이 나와 시간이 지나면 적정가치를 찾아간다고 언급하면서 오히려 저점매수의 호기라고 외치는 분위기가 완연해지는지 여부를 말이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분산투자자의 경우가 아닌 경우 민첩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상기의 경우 큰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았던 것 같다. 물론 우량주의 경우는 예외겠지만 말이다.

엘더의 논리에 따르자면 우선적으로 집단심리를 이해하고 그에 따른 투자기법을 잘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고, 이익이든 손실의 경우든 적절한 돈관리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논리적으로는 완벽해 보인다. 하지만 자산관리 영업에 종사하는 FP의 입장이라면 이러한 논리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된다.

왜냐하면 장기적으로 분산투자한다면 굳이 순간순간의 상황에 고민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FP가 견지해야 할 자세라면 시장의 심리상태를 정확히 읽고 있다는 느낌을 고객에게 전해줄 필요는 있다는 것이다.

고객이 불안해 하는 것은 자신의 FP가 시장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여부일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부분을 미리 챙겨서 고객에게 전달한다면 상호간 신뢰도는 훨씬 높아질 것이다. 이것이 자산관리에 있어 집단심리에서 벗어난다는 의미다.



■ 때로는 집단심리를 활용할 줄 아는 능력도 필요

두번째는, 되도록이면 집단심리를 배제하되 때로는 이를 활용할 수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집단심리가 형성되는 가장 강력한 루트는 언론매체를 통해서다. 언론이 집단심리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가는 것은 아니다. 다만 누군가가 의도했던 하지않았던 언론의 초점은 대중의 관심과 흥미에 맞추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언론이 관심을 보이고 지속적으로 언급할 경우 이는 본질가치와는 무관하게 대중의 심리를 자극하게 된다. 이러한 자극은 확대재생산 되면서 시장가치를 천정부지로 치솟게 하기도 한다. 강남의 대표적인 한 주상복합아파트는 분양시 큰 인기를 못 끌고 미분양의 수모를 겪었다.

그러나 이것이 대한민국 부의 상징이라는 표현이 등장하면서 ‘흥미거리’가 된 이 아파트에 대해서 언론은 연일 기사화했다. 이때부터 이 아파트는 하나의 투자상품이 된 것이다. 물론 투기심리도 한 몫 했지만 집단심리가 유발한 가격상승 효과는 상상을 초월했다.



■ 유능한 FP가 되려면 세련된 세계관과 인생관부터 갖춰야

말하고자 하는 요지는 이것이 투자기회라고 인식할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부분이다. 주식투자를 미인대회에 비유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안목을 의미한다. 현실의 세상은 교과서처럼 원칙대로만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대중의 심리를 읽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한 순간의 노력으로 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다.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일류 전문가들의 공통점은 세련된 세계관과 인생관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대학교육은 교양과정을 중요시한다.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는 반드시 다양한 문화와 인류역사에 대한 철저한 학습과정을 겪어야만 배출된다는 믿음 때문일 것이다. 자산관리 영업을 하는 FP들에게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시대를 읽는 능력은 아무래도 넓은 세계관에서, 고객과 대화하는 능력은 다양한 경험과 시각을 갖춘 인생관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심리문제로 돌아가서, 유능한 FP라면 시장의 집단심리를 분석하는 능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 고객과의 장기적인 관계를 구축하는데 있어 자산관리 무게의 중심은 안정성에 두되 상황에 따라 이러한 집단심리 요소를 적절히 활용한다면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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