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불어닥친 수수료 인하 열풍으로 증권사들의 수익악화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신증권이 수수료 경쟁보다는 특화된 서비스로 승부하겠다고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월부터 일부 지점에서 시스템트레이딩을 통한 거래 수수료를 일부 인상하고 대신 수익률과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고가 마케팅전략으로 투자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 오히려 수수료 인상 = 대신증권 부전동지점과 강남역지점은 올 들어 시스템트레이딩을 이용하는 일부 위탁계좌의 선물거래 수수료율을 거래대금의 0.01%에서 0.013%로 무려 30%나 인상했다.
조금 더 싼 수수료를 내세우며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는 다른 증권사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들 지점이 자신있게 수수료를 인상할 수 있었던 것은 자체 개발한 시스템트레이딩 프로그램인 ‘사이보스 트레이더’를 이용, 지수선물 영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난해 9월부터 지난 2월까지 6개월여 동안 평균 20%에 가까운 수익률을 올린 데 따른 것.
이 같은 수익률에 대한 소문이 시장에 떠돌면서 시스템트레이딩 약정 고객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지난 2월 수수료를 인상한 부전동지점의 경우 인상 전인 지난 1월 1853억원이던 시스템트레이딩 약정금액이 6월말 현재 5432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대신증권 한 관계자는 “일부 지점의 수수료 인상은 안정적인 수익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 속에 협의를 통해 이뤄진 것”이라며 “다른 증권사에서 실시하고 있는 수수료 무료이벤트 등에 흔들리지 않고 꾸준한 노력으로 적정 수수료로도 고객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차별화된 서비스가 관건 = 대신증권은 기본적으로 업계의 수수료 인하경쟁에는 대응할 계획이 없다. 오직 고객 수익을 올리기 위한 노력에 매진할 뿐이라는 것.
특히 대신증권이 야심차게 진행하고 있는 시스템트레이딩 서비스는 최근 불안정한 시장상황 속에서도 높은 수익을 내며 투자자들에게 더욱 주목받고 있다.
시스템트레이딩이란 소위 감이나 추측 등 비합리적인 방법을 철저히 배제한 자동주문시스템으로 투자자가 설정한 조건에 따라 자동으로 거래가 이뤄진다.
대신증권은 자체 개발한 시스템트레이딩 ‘사이보스 트레이더’ 프로그램과 함께 대신경제연구소의 자문을 받아 각종 기술적인 지표들을 시장 상황에 맞게 응용한 이익 가능성이 높은 매매시점 등 투자자 성향에 맞게 고안한 투자전략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2년 전부터 전직원들에게 애널리스트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교육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시스템트레이딩을 통한 경진대회를 실시키도 했다.
대신증권 마케팅팀 홍대한 팀장은 “무분별한 수수료 인하 정책이 지속될 경우 업계생존을 크게 위협할 것”이라며 “수수료에 민감하게 반응하기보다는 수익률과 서비스 차별화에 더욱 주력하는 게 대신의 기본적인 전략”이라고 밝혔다.
홍 팀장은 또 “앞으로도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관리를 철저히 하고 안정적인 수익증대를 위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들에게 더욱 신뢰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민정 기자 minj78@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