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랩컨설팅은 기존 금융인 출신 기업들과는 달리 금융권 위주가 아닌 포스코,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형 제조업체를 기반으로 영업을 진행한다. 이는 금융권만을 우직하게 고집하는 것보다는 업종별로 대형사를 하나씩이라도 확보해 회사의 저변을 다지는 것이 시급하다는 서문수 사장〈사진〉의 경영방침 탓이다. 이러한 생각은 1997년 창업하던 당시 금융권 매출이 대부분이던 모습에서 최근에는 20% 가량으로 크게 줄어든 비중의 변화로 나타났다. 제조업종 매출비중은 꾸준히 증가했다.
서 사장은 “각 업종별로 확대해나가기 위한 초기 작업을 하는 단계로 그동안 대형사 프로젝트 수주에 총력을 기울였다”고 말한다. 탄탄한 기반을 다진 후 업종별, 업무별로 노하우를 갖춘 전문 BI 업체로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이를 위해 얼마 전부터 비즈니스 맵을 그려 나가고 있다.
올랩컨설팅의 비즈니스 맵은 위쪽 행에는 각 업종을, 가로 열에는 BI와 관련된 업무를 적었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마다 수평과 수직이 만나는 부분에 표시를 한다. 가트너 그룹의 CPM(Corporate Performance Management) 모델을 따른 것이다. 아직은 110개의 칸중 30개만이 채워졌지만 빈칸은 올랩컨설팅이 나아갈 방향을 의미하고 있다. 이 매트릭스가 완성되는 순간 올랩컨설팅의 도약이 시작될 것이라고 서 사장은 자신하고 있다.
서 사장을 비롯해 올랩컨설팅 임원들이 대부분 금융권 출신이라 제조업종의 부족한 노하우는 전문 업체들과의 협력으로 해결해왔다. 대표적인 예가 공급망관리(SCM) 전문 업체인 i2테크놀로지와 손잡고 제조업종에 특화된 공급망 관리평가(SCPM) 솔루션을 발표한 것이다,
현재 삼성전자 사장단이 사용하고 있는 시스템으로 올랩컨설팅의 목표가 녹아있는 제품으로 회사의 자긍심이 높다. 이외에 금융권 공략을 위해서 영업점 시스템 등을 개발하기도 했다.
서 사장은 BI에 대한 애정이 깊다. 제일, 동남, 한일은행 등에서 약 6년을 근무하면서 BI의 전 단계라고 할 수 있는 MIS 시스템을 개발, 운영했으며 1990년 입사한 펜타컴퓨터에서도 BI 영업을 맡았다. 은행 근무 당시 구축된 정보계 시스템에 대해 실무자들은 활용 방안에 대해 상당한 의구심을 나타냈다고 한다. IT부서는 기술을 중심으로 구축을 고려했으나 활용 방안에 대해 진지한 성찰이 없이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서 사장은 1990년 펜타컴퓨터에 입사해 여러 은행 시스템을 접할 기회를 얻었다. 이때 외국계 은행의 시스템을 보면서 크게 놀랐다. 국내 은행들이 정보에 대한 관심보다는 예대마진, 수신증가 등에 매달리고 있을 때 외국계 은행들은 고객 중심의 정보 인프라 구현에 나서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 사장은 “국내 주식시장이 개방된 이후 외국인 수익률이 높은 이유는 대부분 정보력에 기인한다”며 “1990년대 초 미국과 국내 정보의 질적인 차이가 8배에 달한다는 조사 내용을 보고 국내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보시스템 구축에 매진해 보자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서 사장이 금융권 위주의 시장 공략을 펴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서 출발한다.
서 사장은 “제조 업종 대형 프로젝트 확보에 성공한 이후 올해부터는 텃밭인 금융권도 다시 다져나갈 계획이다”고 말한다. 현재 차세대시스템을 진행하고 있는 은행이 정보계에 높은 관심을 보여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

송주영 기자 jy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