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은 복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이들 2곳과 양해각서(MOU)체결-상세실사-최종 인수자 선정-본계약 등의 절차를 거쳐 7월말까지 LG증권 매각작업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LG증권 최종 인수를 둘러싸고 우리금융지주와 유안타는 `박빙의 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유안타가 대만 최대 증권사로 뛰어난 경영능력을 갖고 있는데다 적극적인 인수의사를 보이고 있어 일반적인 예상을 뒤엎는 결과가 도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LG증권이 이들 2곳 중 어느쪽으로 넘어가든 증권업계의 지각변동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LG증권을 인수할 경우 우리증권과 합병할 예정이고, 유안타가 인수할 경우 대형 증권사가 외국계로 매각되는 첫 사례가 되기 때문이다.
◇토종-외국계 양자 대결 압축
산업은행은 14일 우리금융지주와 대만 대형 증권사인 유안타를 LG투자증권 매각을 위한 복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지난 7일 입찰제안서를 제출한 우리금융지주, 유안타, 서울증권, 미래에셋증권컨소시엄 등 4곳을 대상으로 평가한 결과다. 토종과 외국계의 대결로 압축된 셈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들 2곳이 제시한 인수 조건과 가격에서 우열을 가릴 수 없어 복수로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종합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LG투자증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LG증권을 인수할 경우 우리증권과 합병해 대형 증권사를 자회사로 둔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은 LG증권, 한투, 대투 3곳중 한 곳을 인수한다는 목표 달성에 한발짝 다가섰다.
하지만 우리금융이 한·대투 매각 입찰에도 참여하고 있어 LG증권 인수에 어느정도의 힘을 쏟아부을지는 미지수다. 자산운용분야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내심은 한·대투에 가 있을 수 있다. 게다가 LG증권을 인수할 경우, 지주회사의 자회사 충족요건인 자회사 지분 30% 이상을 확보하기 위해 최소 8.8%의 지분을 추가로 인수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이번 매각대상 주식은 구본무닫기

우리금융은 "LG증권 인수가 확정된 게 아닌 만큼 LG증권 뿐 아니라 한·대투 인수작업도 병행해 추진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유안타는 지난 2002년말 기준 자기자본 1조6000억원, 총자산 3조5000억원의 대만 최대 증권사다. 대만에 본점 및 88개 지점과 홍콩, 싱가폴, 태국 등에 자회사를 두고 있다. 적어도 경영능력에 있어 우리금융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안타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폭넓은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LG증권 인수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LG증권 인수를 위해 최고경영진이 최근 몇차례 방한할 정도로 관심이 높아 `허수`로 볼 수 없다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최대 관건은 결국 `인수가격`
산업은행의 일정대로라면 7월말까지 최종 인수자가 결정된다. 2주후인 오는 28일 우리금융, 유안타와 각각 MOU를 체결한 뒤 3주간의 상세실세과정을 거쳐 이들중 한 곳과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인데, 이것 저것 따져보면 7월중에 끝날 수 있다는 게 산은 측 설명이다.
물론 최종 인수자는 인수가격을 높이 제시한 곳이 된다. 산업은행 고위관계자는 "복수 우선협상자가 모두 증권 관련 업체라 경영능력 보다는 제시하는 인수가격이 최종 결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가격협상 과정에서 난항도 배제할 수 없다. LG카드 채권단이 당초 밝힌대로 LG증권의 매각차익을 3500억원 이상 남겨 LG카드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인수가격이 5500억원 이상 돼야 한다. 주당 2만2000원 선이다. 그러나 LG증권의 주가가 8000원대에 머물고 있어 이들 2곳이 제시한 가격이 산업은행의 기대에 못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더라도 2만원을 넘어서긴 힘들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증권업계 지각변동 불가피
우리금융은 LG증권을 인수할 경우, 우리증권과 합병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LG증권과 합병하는 우리증권은 업계 20위 정도에서 일약 2~3권으로 도약한다. 유안타가 LG증권을 인수한다면 외국계가 처음으로 국내 대형 빅5 증권사를 소유하게 된다. 현재 외국계가 주인인 증권사는 중소형사인 메리츠증권, 서울증권과 KGI증권, 브릿지증권 등 4곳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LG증권과 한·대투 매각이 잇따를 전망이어서 증권업계의 지각 변동 뿐 아니라 증권업계 구조조정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