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연구원이 최근 국내 은행들의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하이브리드 채권) 발행을 통한 자본확충 ‘붐’에 경고를 하고 나섰다.
또 지난해 국내 은행들의 BIS비율이 지난해 9월말 현재 10.69%로 2002년보다 높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금융선진국인 미국 13.6%, 영국 11.6%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됐다.
금융연구원은 22일 국내 은행들이 BIS 비율을 높이는 방법으로 자본금을 늘리는 방향에 대해서만 논의할 뿐 위험가중자산 축소를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취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BIS 비율의 산정방식에서 분자는 자기자본(Tier 1)과 보완적 자기자본(Tier 2)의 합으로 구성되고 분모는 자산의 위험도에 따라 비중을 둔 총자산으로 돼 있다.
은행권은 자기자본 확충을 위해 후순위채 발행을 크게 늘려 2000년에 4조9101억원, 2001년에 3조9886억이 증가했다.
하지만 보완자본이 50%를 넘지 못하도록 돼 있는 감독규정의 상한선을 채우면서 2002년부터 후순위채권 대신 신종자본증권을 앞다퉈 발행하고 있다고 금융연구원은 지적했다.
신종자본증권은 지난해 9월말 현재 총 1조6211억원이 발행됐고 이중 2003년 발행분이 1조3810억원에 달한다.
금융연구원 김상환 연구위원은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을 이용해 자본비율을 높이는 방법은 발행비용이 높아 은행의 장기적인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연구위원은 “감독당국과 시장의 BIS 비율 제고압력은 선진국 은행들에게도 마찬가지로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와 달리 이들 은행들은 자본을 절약하면서 BIS 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본조달비용을 줄이면서 BIS 비율을 맞추기 위해 자산포트폴리오의 구성을 변화시키거나 대출자산을 유동화하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선진국 은행들은 신용등급이 높은 기업에 대한 저수익 대출을 줄이는 대신 낮은 신용등급을 가진 기업에게 고수익대출을 늘리면서 분자를 늘리지 않는 상태에서 이자수익을 확대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은행들이 자산을 끌어안는 방향의 영업을 할 것이 아니라 삼성전자처럼 안전하지만 수익률 낮은 자산을 줄이고 수익률 높은 중소기업 대출을 늘릴 필요가 있다”며 “다만 철저한 위험관리를 전제로 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정부가 은행의 대출자산을 매각할 수 있는 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신용파생상품을 활성화할 수 있는 정책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한계희 기자 gh01@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