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적으로 결성된 동호회에 두달여만에 220명이 몰리는가하면 주말 중국어 강의에는 지원자가 폭주해 주최측이 오히려 당황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한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들이 중국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등 중화권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행원들의 ‘중국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다. 은행측의 전폭적인 지원이 뒷받침되는 경우도 있지만 행내 동호회 형태로 시작했다가 두드러진 성과를 내자 은행 경영진이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 2000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따라 중국지점 출신의 직원이 중심이 돼 동호회를 결성, 현재는 160여명이 가입했다.
아울러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한 어학강좌는 인기가 높아 신청자를 선착순으로 받고 최근에는 은행이 동호회를 인재 양성소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동호회장인 김민수 차장은 “동호회가 은행의 인재 풀로 기능하고 있다”며 “은행의 지역전문가 과정에 70~80%가 동호회 출신”이라고 자랑했다.
기업은행은 은행원의 중국 열풍을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예다. 기업은행내 동호회인 ‘중국연구회’는 지난해 11월 하순에 결성돼 현재 회원수가 220명에 이른다.
이같은 회원수 증가는 행내 60여개 동호회 가운데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게다가 은행측의 지원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지난 1월부터 시작된 중국어 강좌에는 92명이 듣고 있다.
동호회를 이끌고 있는 국제금융부 이운목 과장은 “강의실이 부족해 당초 없었던 월, 수반을 만들었다”며 “신청자가 너무 많아 강의를 받는 사람보다 받지 못하는 사람이 더 많다”고 말했다.
이과장은 “여신이든 외환 업무든 중국을 떠나 얘기할 수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이과장은 오는 4월에 2박3일 일정으로 중국 상하이 등의 경제와 문화탐방을 계획하고 7월께는 중국 청도시 정부인사를 초청해 간담회도 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시작된 주5일제에 따라 은행이 주도하고 있는 행사에도 사람이 몰리기는 마찬가지다.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해 8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주말 중국어 과정에 신청자가 폭주하면서 오는 7일부터 2기 과정을 신설, 모집키로 했다. 당초 하나은행은 16주 강의(1기)에 대해서만 강사료를 지원키로 했다가 추가 예산을 편성했다.
외환은행의 경우는 은행의 중국 전략에 직원들이 집중적인 관심을 보이는 형세다. 외환은행이 차세대 중국전문가를 양성한다는 목적으로 설립한 차이나클럽 회원 모집에는 20명 정원에 240명이 신청하기도 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차이나클럽은 중국의 역사, 경제 등 과제를 연구하고 매년 체험 연수를 통해 중국의 상황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며 “당시 직원들의 관심이 높아 오히려 각 부서별로 어떻게 인재를 배분하는가를 놓고 고민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한계희 기자 gh01@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