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G 등 기존 ‘빅2’는 생존을 위해 고강도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반면 현대 롯데카드 등 신흥 ‘빅2’는 지금이야말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공격적인 경영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LG카드가 2대 주주인 미국 캐피탈그룹에 매각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 재벌계 카드 4사간의 판도변화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1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전업계 카드업계의 ‘빅2’인 LG·삼성카드가 ‘고객 연체율 급증’이라는 암초를 만나 휘청거리고 있다.
고객 회원수가 각각 1500만명 안팎인 LG·삼성카드는 올 하반기 초 신규발급 및 자산규모를 줄인 데 이어 최근에는 급기야 인력 및 조직 군살빼기에도 나섰다. LG는 최근 임원의 40%를, 삼성은 24%를 감축했다.
특히 LG카드의 경우 2대 주주인 캐피탈그룹에 매각될 것으로 알려져 커다란 충격을 던져줬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 관계자는 “캐피털그룹이 올 연말까지 7억달러 정도를 LG카드에 투자하는 협상이 진행중”이라면서 “협상이 타결될 경우 캐피털그룹은 지분 51% 이상을 확보, LG카드의 최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고 밝혔다.
삼성카드 역시 기존 30개 지점을 17개로 합치고 사업부를 22개에서 17개로, 전체 116개팀을 97개로 각각 줄이는 대규모 조직감축도 단행했다.
여기에 삼성카드의 어두운 현실을 그대로 반영이라도 하는 듯 사옥도 후미진(?) 곳으로 이전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현대와 롯데카드는 이때를 기회라 보고 상위권 진입에 강한 의욕을 보이면서 적극적인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두 카드사는 우선 계열사 내 백화점 등의 고객을 끌어안으면서 회원수를 크게 늘려가고 있다.
롯데카드는 내달 1일 롯데백화점 카드 부문을 인수·합병한다. 이와 관련, 롯데카드는 이미 400억원을 들여 통합 전산시스템을 구축했다. 600만명의 롯데백화점 회원을 끌어안게 되면 롯데카드는 모두 650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게 된다. 이 경우 업계순위도 4위가 된다. 업계에서는 롯데백화점 회원들의 소비습관과 규모가 안정적인 만큼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카드는 현대백화점과 현대기아자동차 회원들을 끌어안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백화점과 자동차 회원은 최고급 소비자 리스트로 인식된다. 현대카드는 현대·기아차 구입시 큰 폭의 할인혜택을 주는 ‘현대카드 M’ 카드 출시로 짭짤한 효과를 본데 이어 최근에는 현대백화점과도 손잡고 제휴카드를 발급하기 시작했다. 또 현대해상화재보험 및 현대오일뱅크와의 제휴카드도 발급 중이다. 자동차·백화점·보험·주유소 고객을 하나로 묶는 거대한 소비자군을 형성한 것.
현대기아차 정몽구 회장의 사위인 현대카드 정태영닫기

“현대카드의 벤치마킹 모델은 국내 1, 2위인 LG나 삼성카드가 아니다”며 “글로벌시대, 글로벌카드의 대명사 가운데 하나인 시티카드가 현대카드의 모델”이라고 강조한 것.
업계 관계자는 이를 두고 “기존 ‘빅2’의 위상을 뛰어넘겠다는 뜻으로 봐야 한다”고 해석했다. 때문에 카드업계의 판도를 바꾸는 핵심인물로 급부상하고 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