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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캐피털, ‘투자패턴 양극화’

김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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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0-04-06 09:49

‘거품론’ 맞물려 ‘관망’ vs ‘확대’ 兩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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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에 대한 거품론 논쟁이 치열해지면서 벤처캐피털들의 투자패턴이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벤처기업들의 현재 가치가 고평가됐다고 보는 벤처캐피털들의 경우 섣부른 투자를 자제하고 관망하는 자세로 돌아서고 있으며 신생 벤처캐피털들의 경우 기존 벤처캐피털들이 장악하고 있는 시장의 진입을 위해 오히려 투자를 확대해 나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벤처기업시장에 기존 벤처캐피털들 외에도 일반 기업, 은행·증권 등 대형 금융기관들이 진입하면서 우량 벤처기업들에 대한 투자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 벤처캐피털들의 경우 기존 투자패턴을 고수하거나 오히려 투자폭을 줄이고 시장을 지켜보는 자세로 돌아선 반면 신생 벤처캐피털들의 경우 경쟁적으로 투자를 확대해 벤처기업들의 ‘몸값 올리기’에 일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벤처캐피털의 한 관계자는 “최근 신생 벤처기업들은 대부분 인터넷관련 기업들이기 때문에 확실한 미래 수익모델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 장외시장에서의 무리한 프리미엄요구와 인터넷 벤처기업들의 코스닥심사 보류 등으로 인해 캐피털 업체들이 투자에 있어 심사숙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최근들어 국내외에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거품론’과 맞물려 벤처기업투자도 ‘조정국면’에 들어설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며 벤처기업들이 지금처럼 액면의 20~30배 이상의 높은 프리미엄을 요구하게 되면 결국엔 투자 자체를 어렵게 만들 것이라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즉 투자성공여부가 비관적인 것이 아니라 지금의 프리미엄 수준이라면 투자한 기업이 성공하더라도 회수시점에서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자제하고 시장을 관망하는 현상은 최근 벤처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있는 은행권에도 나타나고 있다.

산업·신한은행 등 비교적 벤처투자를 일찍 시작한 은행들의 경우 최근들어 무조건 투자를 확대하기 보다 ‘가능성’있는 기업을 찾아내기 위해 심사숙고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아시아벤처의 송인준 이사는 “신생 벤처캐피털들의 대표들이 대체적으로 젊은 경영능력을 토대로 공격적인 투자성향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며 “벤처캐피털업계가 국내 투자기관중 가장 진보적인 조직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는 투자결정에 있어 보수적인 패러다임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벤처투자에 너도나도 뛰어드는 현재 상황으로 인해 창투사들이 곤혹스러운 상태에 있으며 아시아벤처의 경우도 이달 중순부터는 투자에 있어서 전략적으로 업계 흐름을 지켜보는 기간을 가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상욱 기자 sukim@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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