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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사드 탈출’ 노린 해외사업마저 난항

신미진 기자

mjshin@

기사입력 : 2017-09-25 00:19 최종수정 : 2017-09-25 00:50

롯데·신라 해외면세점 수년간 적자
‘자국기업 보호’…계약불발·늑장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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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신미진 기자] 국내 면세기업들이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 대안으로 해외진출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그러나 현지 자국기업 보호 정책과 계속되는 실적부진 탓에 탈출구 마련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해외에서 5개 면세점을 운영하면서 926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49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지난 2015년 해외에서 약 300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적자폭이 크게 증가한 셈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2012년 인도네시아 수카르노하타 공항점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면세점, 미국 괌공항점, 일본 간사이 공항점, 일본 도쿄 시내면세점 등을 운영해왔다. 지난해 각 해외점별 순손실은 도쿄 시내면세점이 293억원, 괌공항점이 143억원에 달했으며 인도네시아와 간사이공항점에서도 각각 26억원, 30억원의 적자를 냈다.

신라면세점은 올 상반기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의 실적이 개선되며 해외 사업 손실규모도 전년 동기 207억원에서 136억원으로 대폭 축소됐다. 그러나 사드보복의 여파로 홍콩과 마카오 공항 면세점의 경우 각각 13억원, 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폭이 커졌다.

신라면세점은 창이공항 면세점의 실적 개선은 이뤘으나, 태국과 일본에 시내면세점을 오픈하고 홍콩 쳅락콕 국제공항 면세사업권을 획득함에 따라 해외사업 투자부담을 안게 됐다. 이에 나이스신용평가사는 지난 5월 호텔신라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AA(긍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하향조정한 바 있다.

김호경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의 경우 매출신장과 함께 적자폭이 축소되고 있으나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주요 해외투자의 성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 텃세에 매장 뺏기고 못열고…

계속되는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직격탄을 맞은 롯데면세점은 해외매출 다변화를 돌파구로 택했지만 ‘세계 면세사업자 2위’라는 타이틀 탓에 현지에서도 텃세에 시달려야 하는 처지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롯데 공항면세점은 5년 계약기간 만료에 따라 지난 7월 31일부로 영업 종료됐다. 롯데는 기간 연장을 위해 입찰에 참여했으나, 인도네시아 현지 업체가 새로운 사업자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자카르타 공항면세점의 규모는 총 공항면세점 중 20%에 불과했지만, 줄곧 매출 1위를 차지해와 회사로서는 아쉬움이 큰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인도네시아 당국이 자국기업 보호 정책의 일환으로 현지기업에 특혜를 제공한 게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번 자카르타 공항점 철수로 롯데면세점은 최근 오픈한 태국 방콕 시내면세점과 베트남 다낭 공항점을 포함 일본과 괌,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운영하고 있던 해외 매장이 7개에서 6개로 줄어들게 됐다.

태국 방콕 시내면세점도 난항을 겪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6월 9354㎡ 규모로 방콕 시내면세점을 오픈하고, 올해 하반기 내로 약 300여개의 브랜드를 입점시켜 그랜드 오픈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의 절반이 지나도록 아직 태국 현지 상품과 브랜드만 진열돼있는 상태다. 시내면세점의 경우 공항에 인도장을 마련해야 하지만, 아직 태국 정부로부터 인도장허가를 받지 못한 탓이다.

태국의 경우 자국 국영기업인 킹파워 면세점이 시장점유율 98%를 차지하고 있는 독과점 구조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동남아시아 진출에서 견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 그래도 ‘국내’ 보단 낫다

이 같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롯데와 신라 빅2 면세사업자들은 계속해서 해외 매장 진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국내 공항면세점의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동시에 늘어나는 경쟁사업자와 쌓여가는 각종 규제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신라면세점의 경우 지난 4월 홍콩 쳅락콕 공항 면세점의 향수·화장품 매장 사업권을 획득했으며, 올해 말 오픈을 앞두고 있다. 쳅락콕 공항이 문을 열게 되면 신라면세점은 아시아 3개 공항(인천공항·싱가포르 창이공항·홍콩공항)‘을 확보한 유일한 사업자가 된다.

이를 통해 호텔신라는 지난해 해외에서 약 5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연간 1조 이상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유통산업 발전법 개정안’에는 시내면세점 월 1회 주말 휴무와 공항면세점의 영업시간을 오전 7시부터 9시 30분까지로 제한하는 등의 면세점 규제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현재 공항면세점의 경우 자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해외 고객이 주를 이루는 공항면세점의 영업시간을 제한해서 골목상권‧소상공인의 보호한다는 것은 취지에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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