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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화재, 동부그룹 ‘구원투수’ 되나

김민경 기자

aromomo@

기사입력 : 2017-09-18 01:05

유동성 리스크 불구 업계 선두권 우뚝
상반기 견조한 실적 그룹 주력 회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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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김민경 기자] 하반기 ‘DB손해보험’으로 거듭나는 동부화재의 도약이 심상찮다. 안으로는 내실을 꾀하며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한창이고 밖으로는 사명을 변경하며 추락한 동부그룹의 이미지 쇄신을 노리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그룹 리스크로 인해 동부의 파급력은 낮아졌지만 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동부화재는 보험업계 선두권으로 굳건히 자리 잡는데 성공했다. 올해 상반기 주력 시장인 자동차보험에서 경쟁사인 현대해상을 제치고 시장 점유율 2위를 탈환하기도 했으며 원수보험료 기준 현대해상을 턱밑까지 추격하는데도 성공했다. 자동차보험료 제도개선 효과와 장마철 손해율 증가로 하반기 실적 악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동부화재는 여행자보험 등 틈새시장 리스크 관리에도 철저하게 나서며 내실 강화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 DB손해보험으로 거듭나는 동부화재…그룹 성장 견인축

동부화재는 올해 말 ‘DB손해보험’으로 사명 변경을 앞두고 있다. 45년간 사용해온 브랜드파워를 포기하면서 이미지 쇄신을 꾀하려는 의도다. 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사모펀드에 매각된 동부건설에 상표권 사용료를 내는 상황도 피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동부화재를 시작으로 동부생명, 동부증권, 동부저축은행 등 금융계열사와 동부대우전자, 동부하이텍, (주)동부 등 사명도 모두 변경될 예정이다.

동부그룹은 1969년 설립된 미륭건설(동부건설)이 모태다. 이후 1971년 동부고속운수를 설립하면서 ‘동부’라는 사명을 처음 사용했다. 이후 ‘동부’ 이름을 단 주요 계열사를 출범하면서 공식적으로 ‘동부그룹’이 됐다. 동부그룹은 지난 2013년부터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당시 동양그룹이 계열사에 자금을 불법 지원하고 부도 직전의 자회사 기업어음과 회사채를 판매하는 등 돌려막기를 일삼다 그룹리스크가 현실화됐다. 개인투자자 4만여명에게 1조3000억원대 피해를 입힌 것. 이 사태의 여파로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자 자금 상태가 부실했던 동부그룹의 신용등급이 일제히 하락했다.

금융당국에게 선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경고를 받은 동부그룹은 동부익스프레스, 동부특수강, 동부당진항만 등의 지분을 매각하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동부그룹은 2016년 말에야 2년여가 넘는 긴 구조조정을 어느 정도 마무리 지었다. 핵심 계열사 분리 후 동부그룹은 동부대우전자·동부하이텍 등 제조부문과 금융부문의 동부화재를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는 모양새다. 동부그룹은 제2의 도약을 꿈꾸며 구조조정기업이라는 기업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긴 시간 사용해왔던 ‘동부’ 브랜드네임을 포기하고 ‘DB그룹’으로 새롭게 태어날 전망이다.

동부그룹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제조 계열사들을 분리하며 금융계열사가 사실상 주력인 중견그룹으로 체질이 바뀌었다. 그룹 전체의 위상은 낮아졌지만 동부화재는 손해보험업계 선두권으로 자리 잡았다.

◇ 업계 2위 자리 놓고 현대해상 턱밑까지 추격

동부그룹의 재도약에는 동부화재가 ‘오른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동부화재는 현재 손해보험업계 2위 자리를 놓고 현대해상과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지난해 동부화재는 12조924억원의 원수보험료를 거둬 12조5828억원을 번 현대해상과 4904억원 가량의 격차가 났다. 그 후 올 상반기에는 동부화재가 6조2017억원, 현대해상이 6조3369억원을 거둬들인 것으로 나타나 차이를 좁혀가고 있다. 하반기에도 동부화재가 이같은 성장세를 지속한다면 올해 원수보험료 기준 현대해상을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급격한 성장세와 더불어 내실도 챙겼다. 동부화재는 상반기 순이익 3698억원, 영업이익 4967억원을 거둬 현대해상을 큰 폭으로 따돌렸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6%, 54% 늘어난 규모다.

현대해상은 2821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전년 동기 대비 41.8% 증가세를 보였다. 영업이익 역시 3839억원으로 39.4% 늘어나 선방했으나 동부화재에 비하면 각각 800억원, 1100억원 가량씩 부족했다.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이 높은 동부화재가 상반기 손해율이 낮아지면서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분석을 내놨다. 실제로 동부화재와 현대해상 모두 자동차보험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손해보험사로 점유율 경쟁이 치열한 상태다.

동부화재의 1~4월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은 현대해상을 소폭 앞섰다. 그러나 현대해상이 6월 초 자동차보험 인수 기준 완화로 가입자 확보에 주력하면서 다시 역전됐다. 7월 기준 동부화재는 19%, 현대해상은 20%를 소폭 상회해 근소한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 손해보험사들의 매출 기준이 원수보험료 대신 보유보험료로 바뀌면 순위가 변동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원수보험료는 보험 계약자에게 받은 보험료 전체를 가리킨다. 보유보험료는 원수보험료에서 재보험에 넘기는 출재보험료를 제외한 금액이다.

현재 금융당국은 보험 산업 경쟁 강화 방안 중 하나로 손해보험사 경영공시 매출 기준을 원수보험료에서 보유보험료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보유보험료 기준으로 공시 기준을 바꾸면 보험사가 실제로 보유하고 있는 보험료 규모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부화재는 자동차보험 비중이 높아 출재보험료 규모가 적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동부화재의 출재보험료는 37억원 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보험 비중이 높은 현대해상의 경우 269억 가량에 달했다. 일반보험은 화재보험, 해상보험, 배상책임보험 등 재산보험을 가리키며 특히 기업성 보험 비중이 크다. 계약 규모도 크기 때문에 보험사에서는 리스크를 줄이려 재보험에 상당 부분 출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공시 기준이 바뀌면 동부화재가 손보업계 2위로 올라서게 될 것”이라며 “2위 탈환 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 자동차보험료 인하·손해율 상승 이슈

다만 여름 장마철을 지나면서 높아진 손해율은 하반기 실적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동부화재의 7월 영업이익은 6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했다. 집중호우 피해로 약 90억원의 보험금 지급이 발생해 손해율이 전년 동기 대비 1.2%p 가량 상승했기 때문이다. 손해율이 증가하자 합산비율도 늘었다. 합산비율은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합한 것으로 100%을 기준으로 높으면 그만큼 보험사가 손해를 봤다는 의미다. 동부화재는 7월 기준 100.9%의 합산비율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4%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단행한 자동차보험료 인하도 이르면 하반기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동부화재는 지난달부터 책임개시되는 자동차보험 계약에 대해 개인용 0.8%, 업무용 1.3%씩 각각 보험료를 인하했다.

여기에 이달부터 시행된 과실 비율 자동차보험료 할인할증 제도도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이제껏 과실비율은 고려하지 않고 피해자들에게도 일괄적으로 보험료가 할증돼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자 보험료 할증에 과실 비율을 반영하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개선된 제도에 따르면 이달부터 최근 1년간 발생한 피해자의 자동차사고 1건은 사고 규모를 산정하는 사고내용점수 산정에서 제외된다. 사고가 여러 건이라면 점수가 가장 높은 사고를 제한다. 사고건수요율도 마찬가지다. 다만 무사고자와 차별을 두기 위해 일단 사고가 한 번이라도 났다면 피해자라도 3년간 보험료 할인은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보험업계는 이같은 차등화 방안이 시행되면 약 15만명의 보험료가 평균 12.2% 인하될 것으로 예상을 내놨다.

◇ 틈새시장 손해율 관리 강화하며 ‘마른 수건 짜기’나서

하반기 손해보험업계에 암운이 드리우면서 동부화재는 철저한 손해율 관리에 나섰다. 최근 동부화재는 특종보험의 일종인 여행자보험 일부 담보에 대해 판매 중단을 결정했다. 여름 휴가철을 지나며 가입률이 급증했지만 손해율 역시 눈덩이처럼 불어났기 때문이다.

동부화재는 온라인으로 가입하는 다이렉트 여행자보험 상품의 휴대품 손해 및 배상책임담보를 8월 30일 책임개시 계약부터 일시적으로 판매 중단했다.

여행자보험은 여행 중 불의의 사고나 질병, 휴대품 도난, 배상책임손해 등으로 입은 피해를 보상해주는 상품이다. 하루 보험료 천원 대로 여행 중 생길 수 있는 다양한 위험들을 보장해 해외 여행객이 늘어날수록 가입률도 높아지는 추세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해외여행자보험 신규 가입자 수는 2015년 71만건에서 지난해 100만건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자보험은 또한 보험 규모가 작고 고객 유입도 쉬워 보험사에서 고객들의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하는데 유리한 시장이기도 하다. 많은 보험사들이 은행이나 여행사 등과 손잡고 무료 여행자보험을 제공하는 이유다. 보험 영업의 계속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고객 데이터베이스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동부화재는 지난해부터 저렴한 보험료를 보장하며 온라인 여행자보험 상품을 강화해 가입자들을 유치해왔지만 여름 휴가철을 지나며 손해율이 커지자 아예 휴대품 손해 담보를 판매 중단하며 손해율 관리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여행자보험 시장은 손해보험업계 전체의 1%도 차지하지 않는 아주 작은 시장”이라며 “그룹 리스크나 사명 변경 등 변동성을 안고 있는 동부화재 입장에서는 틈새시장 손해율 관리를 강화하면서 마른 수건 짜기에 돌입한 것 아니냐”고 내다봤다.



김민경 기자 aromom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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