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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센터 정규돈 원장] “실시간 감시체제 강화에 주안점”

정선은 기자

bravebambi@

기사입력 : 2017-07-24 00:41 최종수정 : 2017-07-24 10:43

조기경보 체제 모니터링 강화
정치이벤트·국별리스크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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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돈 국제금융센터 원장 / 사진제공= 국금센터

정규돈 국제금융센터 원장 / 사진제공= 국금센터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이미 기존의 조기경보시스템(EWS)을 강화해 전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을 12개 부문으로 나누어 실시간 모니터링과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위기 감지 시점을 더욱 앞당길 계획입니다.”

정규돈 국제금융센터 원장(사진)은 한국금융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제금융센터의 장기 발전과 역량 강화를 위해 가장 크게 주안점을 두는 부문은 ‘실시간 감시체제 강화’”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규돈 원장은 “최근의 국제 금융시장은 빠른 뉴스 전파와 높은 금융 연결성으로 하나의 시장처럼 움직이는 글로벌화 성향을 보이고 있다”며 “그 어느 때보다 신속한 시장 파악과 분석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6월 제8대 국제금융센터 원장으로 부임해 1년을 보낸 정규돈 원장은 미국·유럽·일본 등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에 촉각을 기울이며 견고한 감시 체계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 통화정책 ‘신중론’ 증대…‘복합위기’ 대비

정규돈 원장은 지난해 부임 당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국민투표로 가결되면서 바쁘게 국제금융센터 업무를 시작했다. 정 원장은 “국제금융센터는 매일 어느 곳보다 빠르게 브렉시트 속보를 전달했다”고 회고했다.

그리고 1년 뒤, 지난해 취임 당시와 비교할 때 가장 큰 국제금융 환경의 변화는 무엇일까. 정규돈 원장은 “통화정책 정상화와 관련해 미국 연준(Fed) 이외의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참여 가능성이 증대했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성장과 고용 확대 추세는 견고하지만 인플레이션(inflation) 압력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어 완만하고 점진적인 통화정책 정상화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다만 각국 중앙은행들의 전례없는 대규모 유동성 공급으로 국제금융시장이 강세 추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고 있는 상황이다. 또 브렉시트 협상 불확실성, 중동·북한 등 지정학적 위험도 잠재 불안요인으로 엄존하고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최근 주요국 통화가치와 금리는 상승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규돈 원장은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국제금융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그만큼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정규돈 원장은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의 신중한 전환을 수시로 강조하고 있어 대규모 시장충격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자산가격 고평가 논란 등 시장 경계감이 큰 상황이라 변동성 확대 여지도 상당하다”고 짚었다.

국제금융센터는 국제 금융시장의 우호적 여건에도 불구하고 잠재적 위험도 상당하다고 판단하고, 이에 맞춰 선제적 대응을 위한 실시간 감시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정규돈 원장은 “조기경보 부문의 경우 복합위기 발생 가능성에 대비하여 대외부문 이외에 국내 실물·금융 부문을 총망라해서 모든 부문을 포괄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대응하는 체제로 개선했다”고 했다. 또 정규돈 원장은 “정책당국과 시장 간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를 통해 피드백이 원활하게 작동되도록 국제금융센터의 중간자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과 미국 간 금리차 역전에 따른 자금유출 우려는 “다소 과장된 측면이 존재한다”는 의견도 냈다. 단기물(5년이하)은 한국이 미국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고, 자금 유출·입은 금리차 이외에 성장격차, 원자재 가격, 환율 변동, 글로벌 리스크 등에 의해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과거 IMF 외환위기(1997~1999년), 글로벌 금융위기(2008~2009년) 시기에 자금이 유출된 것도 금리차 때문이라기 보다는 외환위기, 금융시장 불확실성, 중국 경기불안 등이 주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정규돈 원장은 “미국의 금리인상은 트럼프의 세제개혁, 재정지출 등 경기부양 추진 강도와 유럽·일본 등 주요국 통화정책과 복합적으로 작용해 국내 금리·환율 시장에 영향을 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 수출 드라이브에 ‘트럼프 리스크’ 촉각

정규돈 원장은 국제금융센터의 또 다른 목표로 “정책과 정치 리스크 분석 강화”를 꼽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제 금융시장은 경제지표보다 통화·재정정책과 정치 이벤트에 크게 영향을 받는 ‘정책주도형 시장(Policy-driven Market)’으로 볼 수 있다는 진단이다. 정규돈 원장은 “경제지표는 추세적인 움직임이 있어 사전에도 그 위험성을 감지할 수 있으나 각국의 경제정책과 정치 이벤트의 경우 돌발적인 측면이 많아 사전에 예측하기도, 또 그 영향을 가늠하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금융센터는 하반기 미국과 유로존에 고용이 늘고 투자 확대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경제가 완만한 성장을 보이고 신흥국 수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보호무역주의 강화, 주요 중앙은행 긴축전환 가능성 등 대내·외 경제환경을 감안하면 국내 경제의 성장 전망을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평가했다.

이같은 환경에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추진 추이는 주목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 미국 이익 극대화를 내걸고 인프라 투자 확대, 세제·의료보험 개혁, 보호무역 강화, 이민규제 등의 정책을 제시했지만 잇따른 스캔들 가운데 정책 추진력이 약화되는 상황이다. 정규돈 원장은 “트럼프 행정부는 대내적으로 국정 추진력이 약화되고 있어 대외 사안에 있어서 강경한 기조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국제금융센터는 주요국 경제정책과 정치이벤트에 대한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영향 파악을 사전에 점검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국가 별 리스크(Country Risk) 평가 기능 수행 능력도 높이기로 했다. 한국의 외화부채 위험관리 기능을 넘어, 늘어나고 있는 대외순자산의 해외포트폴리오 투자와 해외대출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규돈 원장은 “한국의 높은 수출의존도는 글로벌 교역이 활발할 때는 성장을 견인하는 엔진이 되나 세계경제가 침체되는 시기에는 대안이 없다는 것이 약점”이라며 구조개혁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주요국들이 통화·재정정책 여력이 크게 축소됨에 따라 구조개혁은 세계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는 것. 구조적 문제로 인한 잠재 성장률 하락 또는 금융·경제 리스크에 대해 통화·재정정책 만으로 대응하는 것은 단기적 대증 처방에 불과하다는 합의가 이뤄졌다.

정규돈 원장은 “국제통화기금(IMF), 글로벌 투자은행(IB),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 등 주요 기관뿐 아니라 해외 투자자들은 한국경제가 직면한 가계부채, 기업지배구조, 규제완화, 고령화 등 구조적 문제와 정책대응에 지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이 융합한 핀테크(Fintech) 같은 금융 업태 변화도 국제 금융시장 진단과 대응에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핀테크는 지급결제부터 예금·대출, 펀딩, 투자자산관리, 보험, 인프라 등 분야로 형성돼 있다. 정규돈 원장은 “전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분야 투자규모는 2016년 상반기 기준 17억 달러로 2011년(1억6000만 달러) 대비 가파르게 성장했다”며 “알고리즘 트레이딩, 리서치, 상담, 시장감시, 신용평가 등 금융 분야에도 AI 기반 핀테크 기업이 빠르게 성장해 향후 국제 금융시장 진단과 대응에 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 높은 연결성…“선제적 위기 대응”

대외 환경은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다. 지난해 말 ‘트럼프 트레이드(Trump Trade)’로 시작된 경기 회복세는 오랫동안 침체됐던 물가가 서서히 반등하는 ‘리플레이션 트레이드(Reflation Trade)’로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낙관적인 경제전망과 함께 자산시장에는 글로벌 자금이 유입됐다. 경기개선과 함께 물가오름세가 둔화되면서 글로벌 자산 투심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위험자산 선호로 인한 글로벌 자금의 신흥국 투자가 지속되겠지만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지정학적 리스크, 차익실현에 따른 유출 요인도 상존한다고 볼 수 있다.

국내적으로는 올해 미국 연준의 정책금리 추가 인상과 보유자산 축소 가능성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 전환 여지가 가계부채 상환 부담을 높이고 금융안정과 소비경기에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대외 민감도가 높은 우리나라 입장에서 당장 다음달 중순 본격화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추이부터 오는 10월 미국 재무부 반기 환율보고서 발표도 체크해야 한다. 해외 투자자들은 과중한 가계부채, 높은 수출의존도, 고령화 사회 진입 등이 한국경제의 장기적·안정적 성장에 장애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1999년 4월 외환위기 재발 방지를 위해 설립된 국제금융센터는 오는 2019년이면 설립 20주년을 맞이한다. ‘금융촌’ 시대 가운데 우리나라의 대외위기 관리에 큰 책무와 과제를 맡고 있다. 정규돈 원장은 “높은 금융 연결성으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신속한 시장 파악과 분석이 요구되는 시점”이라며 “앞으로도 국제금융정보 수집·분석기관으로서 위기 재발 방지를 위한 선제적 위기대응과 정책대안 제시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 학 력 〉

- 1985년 2월, 서울대 경제학과 학사

- 1997년 5월, 미국 펜실베니아대 경제학 석사

〈 경 력 〉

- 2004년 4월, 기획예산처 기금제도과장, 금융기금과장

- 2010년 1월, 통계청 경제통계국장(고공단)

- 2015년 5월, 기획재정부 대외경제국장

- 2016년 6월~현재, 국제금융센터 원장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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