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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바람 - 은행] 이공계 모셔오기…은행 ‘4차인재’ 급구

정선은 기자

bravebambi@

기사입력 : 2017-05-08 01:30 최종수정 : 2017-05-08 07:01

핀테크·IT 인력 수요 증가
디지털조직 재배치도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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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머지않은 장래에 사무실에서 업무와 교육을 지원하는 인공지능(AI) 로봇과 함께 일하는 것이 현실이 될 것이다.”

어느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수장의 얘기가 아니다. 국내 굴지 시중은행인 KB국민은행 윤종규닫기윤종규기사 모아보기 행장이 지난 4월 조회사에서 은행 임직원들에게 한 말이다.

은행권이 디지털 금융을 화두로 경쟁하면서 금융 인재상도 이에 맞춰 변화하는 양상이다. 핀테크(Fintech)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공학도 뱅커 비중이 확대되고, IT 부문 인력 수요도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 핀테크 대응 ‘새로운’ 인재 찾기

‘디지털 인재’를 요구하는 변화는 최근 신입사원 채용에서부터 발견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2월 일반직 신입행원 150명을 최종 선발했는데 이중 이공계나 IT관련 전공자 비중이 전체의 30.7%에 달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핀테크 경쟁력을 더욱 높이기 위해 당초 예정보다 획기적으로 인원을 늘려 금융권 최대 규모 수준”이라며 “앞으로도 이공계나 IT 전공자 채용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NH농협은행도 지난해 정규직 공채에서 선발한 신입사원(140명) 중 일반직군인데 공과대 출신인 비중이 전체의 14% 가량 됐다. 지난해 말 통합 은행 공채 2기(150명)를 뽑은 KEB하나은행도 이공계·자연과학 등 분야 합격자가 10% 수준을 차지했다.

지방은행 중 DGB대구은행은 지난달 26일 IT본부 산하에 ‘디지털 IT 연구개발(R&D) 센터’를 신설하고 자체적인 전문인력 양성을 지원키로 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요소인 빅데이터·인공지능(AI)·블록체인 3개팀으로 구성되며 IT본부에서 근무하는 직원 공모를 통해 전문인력이 대거 투입됐다.

신한금융그룹은 같은 달 27일 고려대와 ‘디지털금융공학’ 석사 과정 개설 협약을 맺기도 했다. 중앙은행인 한국은행도 전자금융 관련 인재 확보에서 예외는 아니다. 최근 공고를 낸 경력직원 채용에서 10명 중 IT에 3명, 전자금융(지급결제)에 2명이 요청됐다. 전자금융 부문의 경우 ‘바이오 정보 분산관리 표준’ 제정 등 금융정보화 기획과 금융보안의 표준화 등이 업무범위에 포함된다.

디지털 조직 전환을 위한 은행들의 다양한 실험도 계속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4일 기존 ‘스마트금융그룹’을 ‘디지털금융그룹’으로 전격 재편했다. 디지털금융그룹 아래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 등 신기술을 적용한 사업을 추진하도록 할 ‘디지털 전략부’를 신설했다. 통상 은행들이 전년말에 다음해 시행될 인사이동·조직개편을 실시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선제대응이라 할 수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신기술을 접목한 사업모델을 개발하고 서비스와 프로세스 개선을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의 경우, 올해 초 모바일은행 ‘써니뱅크 사업본부’와 ‘디지털금융본부’를 영업기획그룹으로, 또 ‘디지털전략본부’는 경영기획그룹으로 배치하는 등 디지털 관련 부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앞서 디지털 전략을 총괄하는 ‘디지털 뱅킹그룹’을 신설했다가 1년만에 해체한 것으로, 신한은행은 이번에 조직 전반에 디지털을 확산하는 전략으로 전환한 셈이다.

◇ 대체되는 뱅커들…디지털 역량 확보 주효

비대면 금융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시중은행들의 지점·인력 축소는 가속화되고 있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지점을 없애거나 통폐합하고 있다. 또 희망퇴직 등을 통해 인력구조 재편도 꾀하고 있다.

지난해 은행 임직원 수는 11만4775명으로 1년만에 2248명이 짐을 쌌다. 2010년 이후 6년 만에 최대 감소폭에 해당된다. 은행 영업점(지점·출장소 등) 숫자도 급감했다. 지난해 말 현재 전국 은행 영업점 수는 7103곳으로 전년 말과 비교할 때 175곳이나 줄었다. 주요 은행장들의 발언에서도 4차 산업혁명 시대 은행의 인재상과 조직 변화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전국은행연합회 각사 경영공시 자료에 따르면, 윤종규 KB국민은행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는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조직문화 구축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경섭 NH농협은행장도 “이제 좋은 위치에 지점을 내고 고객을 맞이하던 시대는 끝났다”며 “앞으로 약 5년 후에 은행은 지금과 전혀 다르게 바뀌어 있을 것이며 그 변화의 시간은 몹시 힘들고 어려운 시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유통·헬스케어·교육 등 생활 밀착형 플랫폼과 우리의 위비플랫폼 간 네트워크 구축”을 강조하며 제휴 비즈니스를 통해 융합을 꾀하는 모습이다.

위성호닫기위성호기사 모아보기 신한은행장도 “디지털 시대는 국경·업종·온·오프라인 간의 경계가 없다”며 “은행이 보는 범위(scope)의 한계를 과감히 뛰어넘는 크로스오버(cross-over) 전략”을 제시했다. 백화점, 마트 등 이종 업종과 전략적 제휴를 맺어온 SC제일은행의 박종복닫기박종복기사 모아보기 행장도 “태블릿 PC 기반의 찾아가는 뱅킹 서비스와 뱅크샵, 뱅크데스크 등 새롭고 다양한 고객 접점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차 산업 신기술을 도입해 인건비 절감 효과를 꾀하는 시도들도 이제 낯설지 않다.

금융결제원의 ‘AI 기반 금융서비스 해외동향 분석 및 전망’ 리포트에 따르면, 일본 후코쿠 생명보험은 올해 상반기 중 IBM의 왓슨(Watson)을 도입하면서 보험금 지급부서 인력의 약 30% 가량을 감축할 예정이다.

왓슨은 보험금 신청인이 제출한 텍스트·이미지·음성·동영상 정보를 분석하게 된다. AI 도입으로 기존 인력이 대체되는 사례가 될 수 있다.

영국 최대은행인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왓슨 기반 챗봇 ‘Luvo’를 도입했다. Luvo는 자연어를 이해하고 처리할 수 있어서 송금과 같은 단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미국 전자결제업체 페이팔(PayPal)도 금융사기를 방지할 목적으로 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해 동시에 수 천 가지 데이터군을 분석하고 이상거래를 탐지하고 있다. 머신러닝이란 기계가 인간의 인지능력을 모방해서 스스로 배우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챗봇 ‘Erica’를 통해 올해 중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앱(app)을 사용한 금융자문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챗봇과 음성대화를 나누고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소통할 수 있다. 물론 현재까지 기술 발전 단계나 속도가 단기적으로 금융권 고용을 위협하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높지만 경계심을 풀 수 없다. 이효섭 금융결제원 연구역은 “향후 단순 반복 업무는 물론 경영진의 의사결정까지 대체하는 수준으로 AI 기술이 진보될 경우 고용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뱅커들이 느끼는 압박 강도도 크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0일 신한·우리·KEB하나·KB국민 등 15개 은행장과 간담회 자리에서 “디지털 뱅킹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과도한 고객 모집, 불완전 판매를 유발할 수 있는 실적 할당 등 단기 성과 위주 경쟁보다 금융 이용자 편익 제고가 바람직하다”며 과열 경쟁 자제를 당부했다.

앞으로 디지털 금융 인재를 뽑기 위한 금융권의 관심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관측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해외 금융기관의 기술인재 확보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인 JP 모건은 다양한 기술 기업 출신의 임원 영입에 타사 대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기술업과의 경쟁에서 좋은 인재를 끌어오기 위해 기존의 보수적인 금융업 이미지를 탈피하는 데도 신경을 쓴다. 젊은 디지털 인재들을 유인하기 위해 업무공간을 재설계하는 일 등이 해당된다.

조수연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국내 금융산업에서도 모바일 뱅킹 이용 증대와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등 기술 기반의 경쟁 우위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다양한 디지털 역량 확보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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