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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 (하) ‘발등의 불’ 새 회계기준 ] ‘보험사 자본확충 50조 폭탄〈 IFRS4 2단계 도입 준비금 〉’ 일단 한숨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6-10-24 00:45

2020년 도입 예정 새 국제회계기준 1년 연기 가닥
보험사들 자본마련 위해 부동산 매각과 증자 추진
금융당국, RBC 제도 개정 등 감독 규제 기조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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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 (하) ‘발등의 불’ 새 회계기준 ] ‘보험사 자본확충 50조 폭탄〈 IFRS4 2단계 도입 준비금 〉’ 일단 한숨
[한국금융신문 김의석 기자] 지난 19일 끝난 20대 국회 정무위원회의 첫 국정감사에서는 지난 2014년부터 논란이 되고 있는 생명보험사들의 자살보험금 미지급 사태와 손해율 상승으로 보험료가 크게 오른 실손보험 문제 그리고 2018년 도입되는 새 회계기준 등이 주요하게 다뤄졌다. 이에 본지는 이번 국정감사에서 집중 타깃이 된 3가지 문제를 집중적으로 재조명해 보고자 한다.<편집자주>

오는 2020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이 1년 정도 연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자본확충에 고심했던 보험업계의 숨통이 다소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사들은 부채 시가평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IFRS4 2단계가 정상적으로 시행되려면 약 40~50조 정도의 준비금이 필요하다는 핑계를 내세워 연기를 주장해왔다. 그러다 올해 예정이었던 ‘기준서’발행이 내년 3월로 미뤄지면서 일단 1년 정도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같은 환경 여건 변화에도 금융당국은 RBC제도 개정 등 감독기준을 강화하기로 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보험업계 ‘태풍’ 새 회계기준 IFRS

IFRS(국제회계기준: 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4 2단계 도입을 미뤄 달라는 요구가 국내 보험사들 사이에서 빗발치고 있다. 이유는 IFRS4 2단계 도입을 제대로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되어 있어서다. 우리나라는 IFRS 전면 도입국으로서 보험 회계기준(IFRS4) 1단계의 경우 지난 2011년부터 시행에 들어갔지만 2020년으로 예정된 IFRS4 2단계는 국내 보험사들에는 격변을 요구하는 수준이다. 최악의 경우 문을닫는 보험사가 생길 수도 있다.

1단계와 2단계의 가장 큰 차이점은 부채의 시가평가다. 현재 1단계에선 부채(보험금)를 시가가 아닌 원가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2단계가 도입되면 가입 다시 금리를 반영해 부채를 계산해야 하고, 그 만큼 보험사 부담이 늘어난다. 이렇게 되면 회계상 자본이 줄고 부채 규모가 크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

부채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보험사들이 현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유지하려면 그만큼의 자본금을 미리 쌓아두는 수밖에 없다. 고령화를 비롯한 인구구조 변화에 저금리로 가뜩이나 영업환경도 최악인 마당에 회계기준 변경만으로 수십조원의 자본금을 쌓아야 할 판이니 보험사 입장에선 결코 달가울 리 없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과거 보험사들이 집중적으로 팔았던 고금리 저축성 보험이다. 저축성 보험은 그동안 보험사 외형을 확장하는 주된 수단이었다. IFRS4 2단계에서 저축성 보험은 매출이 아니라 고스란히 부채로 잡힌다. 저축성 보험료는 이자를 붙여서 돌려줘야 하는 돈이기 때문에 수익이 아니라 부채로 봐야 한다는 게 IFRS의 도입 취지다. 쉽게 말해 매출액이 100인 회사가 그중 50이 저축성 보험이라면 앞으론 이를 제외한 나머지 50만 매출로 잡힌다.

조정삼 한국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수석애널리스트는 “과거 몸집 불리기를 위해 판매에 치중했던 금리확정형 상품이 저금리 기조가 심화되면서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 생명보험사들 재무건전성 빨간불

게다가 IFRS4 2단계가 도입될 때 RBC 비율을 최대 40%까지 늘려야 한다는 것. 이는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의미하는 위험기준 자기자본(RBC: Risk Based Capital)비율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RBC는 보험사가 고객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현행 보험업법은 RBC비율을 100%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생명보험업계에서는 통상 200% 이상을 안정권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국내 생명보험사의 RBC비율 평균은 297.1%로 지난 3월말 대비 12.4%p 늘어났으며, 같은 기간 손해보험사는 269.1%로 17.7%p 늘었다.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를 합한 수치는 288%로 14.1%p 증가했다. 이는 올 상반기 기준금리가 한차례 인하되며 매도가능증권 평가이익이 7조3000억원 증가했고, 당기순이익 2조1000억원 등 가용자본이 10조원 넘게 증가한 덕분이다.

국내 생명보험사 중에서는 삼성생명이 373.5%로 가장 우수했다. 이는 지난 3월말 대비 23.5%p 늘어난 수치다. 한화생명은 304.0%, 교보생명은 266.5%를 기록했다.〈표 참조〉국내 손해보험사 중에서도 삼성화재가 373.6%로 가장 우수했다. 메리츠화재는 255.3%, 현대해상은 221.5%였다.〈표 참조〉

하지만 IFRS4 2단계가 적용되면 보험부채 산출 평가가 기존의 원가평가방식에서 시가평가방식으로 전환되는 만큼 보험사들의 평균 RBC비율이 급감할 수밖에 없다. 실제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생명보험사 중 IFRS4 2단계를 도입으로 RBC가 100% 이하로 하락하는 곳은 9개, 100~150% 사이로 떨어지는 곳이 4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13개 생명보험사의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지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들 보험사는 TF를 구성해 자본확충 방안 등을 진행 중이지만 아직까지 미진한 편이다. 삼성생명, 교보생명 등 일부 대형 보험사들만 관련 컨설팅 계약을 맺은 정도였다. 자본이 대폭 줄고 재무부담이 커질 거라는 경고에도 막상 최근 1년 새 자본을 확충한 보험사는 메리츠화재 등 일부 보험사에 불과했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4 2단계가 도입됐을 때 대형 보험사들보다 오히려 중·소형사가 입을 타격이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 IFRS4 2단계 시행 일단 1년 이상 연기되나

이 때문에 보험업계에서는 IFRS4 2단계 도입을 앞두고 유독 국내 보험사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아니냐는 하소연을 했다가 최근 올 연말 솔벤시2나 보험부채적정성평가(LAT) 등 IFRS4 2단계에 대비하기 위한 선행 제도 도입이 잇따라 예정되자 ‘연기하자’는 논리를 들고 나왔다.

이들 보험업계의 주요 반대 논리 중 하나는 ‘IFRS4 2단계의 경우 유럽 위주로 도입을 검토 중이며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은 도입하지 않고 있다’는 것. 최근 생명보험협회에서 진행한 미디어 대상 강의에서도 비슷한 주장이 제기됐다. 당시 생명보험협회측 강사는 ‘신지급여력제도(솔벤시2)’에 대해 설명하며 “IFRS 도입으로 여러 회계 이슈가 불거지고 있다”며 “IFRS4 2단계 도입도 다시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중소형 생명보험사 고위 관계자는 “회계법인들이 수익을 위해 IFRS를 도입을 밀어붙였고 그 때문에 다른 상당수 기업들이 힘들게 됐다”며 “도입을 안 하거나 최소한 도입을 연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감독당국이 IFRS4 2단계 도입에 앞서 업계 충격을 완화하고자 2013년 도입한 부채적정성평가(LAT) 제도 개편을 놓고도 보험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감독당국은 LAT 평가시 운용수익률에 기반한 할인율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판단에 2018년까지 현행 4%의 할인율을 시중금리 수준으로 낮추려는 제도 개편을 준비 중이다. 이에 대해 보험사들은 금리 방향성을 예측하기 힘든데 감독당국이 무리하게 제도개편을 실시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IFRS4 2단계 도입이 당초 예정(2020년)보다 1년 정도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올해 예정이었던 ‘기준서’발행이 내년 3월로 미뤄진 까닭이다. 대형 생명보험회사 한 관계자는 “올해 말로 예정돼 있던 IFRS4 2단계 기준서 발표를 내년 3월로 연기하기로 결정됐다”고 설명한 뒤 “회계기준 적용 유예기간이 3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도입 시기는 2020년에서 2021년으로 연기된 셈”이라고 덧붙였다. 더욱이 한국회계기준원(KAI)이 IASB(국제회계기준위원회)에 유예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늘려줄 것을 공식 요청키로 하면서 도입시기는 더욱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IASB가 특정 국가의 특정 업종만 수혜를 받을 수 있는 해당 안건을 승인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 보험사들은 여러 창구를 통해 도입 연기의 필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보험시장 상황 변화가 감지되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IFRS4 2단계 도입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험업계와 긴밀하게 협의 중이다.

아울러 도입이 1~3년 연기되더라도 미리 준비해 소프트랜딩(Soft Landing)시키겠다는 방침은 변화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향후 준비일정에 대해 협의중”이라며 “IFRS4 2단계가 연착륙할 수 있는데 중점을 두고 빠른 시일 내에 업계에 일정을 알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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