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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펀드 제 2막, 부활할 수 있을까

김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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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6-08-29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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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김진희 기자] 계속되는 저금리 상황으로 국내 금융시장에서 수익을 거두기 어려워지자 해외로 눈길이 향하고 있다. 특히 신흥 시장 중 하나인 베트남은 젊은 인구층이 탄탄하고 경제성장률이 높아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이 너도나도 베트남펀드 출시에 새로 가담하면서 올해에만 벌써 20여개의 상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베트남펀드가 국내에 처음 나온 지난 2006년, 펀드 하나 당 수천억원이 몰리는 등 베트남펀드는 큰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역풍에 베트남 시장은 직격탄을 맞았다. 1100선을 웃돌던 베트남 VN지수가 400선까지 떨어진 것. 펀더멘탈이 약하고 제도도 뒷받침되지 않은 탓이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당시 수익률이 처참해 자산운용사들은 만기가 정해져 있던 상품들에 대해 만기를 연장하고, 폐쇄형이던 펀드를 개방형으로 바꾸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쏠림 현상’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 베트남 급부상한 까닭은

올 2월 비과세 해외주식형펀드 제도 도입은 베트남펀드 열풍을 부채질했다. 10년 동안 비과세 적용은 물론 환차익에 대해서도 세금을 물리지 않는다.

이로 인해 한국투신운용이 지난 2월 17일 설정한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주식)펀드’를 시작으로 유리자산운용의 ‘유리베트남알파펀드’(2월 26일), 동양자산운용의 ‘동양베트남펀드’(2월 29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레에셋베트남펀드’(5월 9일),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아세안플러스베트남펀드’(6월 8일) 등이 나왔다. 메리츠자산운용도 오는 9월 5~9일 10년 만기 폐쇄형인 ‘메리츠베트남펀드’ 투자자 모집에 나선다.

이처럼 베트남 시장이 이목을 끄는 이유는 ‘성장 가능성’이 높아서다. 전문가들은 현재 베트남 시장이 30년 전 한국의 모습과 유사하다고 설명한다. 베트남은 6% 이상의 경제성장률이 예상되며 물가 상승률도 안정적이다. 외국인 투자규모 증가로 농수산업 비중이 감소하는 반면 산업·건설업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같이 한국 기업이 진출했을 뿐 아니라 중국 기업들도 자국 내 높아진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 대안으로 베트남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전자산업 부문에서 대내외 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가 확대되자 베트남은 국가 차원에서 규제 완화 추세를 보이며 아세안경제공동체(AEC) 등 세계 경제로 편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베트남 국영기업의 민영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한 몫 한다. 베트남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공개(IPO) 시장 중 하나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2015년에서 2020년 사이 베트남 IPO 활동이 약 200%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부 방 베트남 국가증권위원회(SSC) 위원장은 “앞으로 5년간 국영기업 500개의 기업공개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베트남이 젊은 국가인 점도 투자의 구미를 당긴다. 베트남 인구는 9300만 명에 달하지만 평균연령은 29.7세에 불과하다. 소비 성향이 높은 젊은 중산층도 많아 내수시장 성장이 예견된다. 2020년에는 중산층과 부유층이 3300만 명에 이를 전망이다. 김영선 유진투자증권 해외사업본부장은 “베트남은 매년 6~7%의 높은 GDP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고 젊은 인구구조를 보유해 잠재성장률은 더 높다”고 설명했다.

◇ 10년 전 전철 밟지 않으려면

업계 관계자들은 베트남펀드로 인한 뼈아픈 경험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 ‘시장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한 관계자는 “베트남뿐만 아니라 이머징마켓은 대개 외국인이 좌우해 변동성이 크다”며 “투자자에게 이를 분명히 짚어 줘야한다”고 설명했다. 미 금리 인상이 현실화되면 이머징마켓에 유입된 자본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만다. 이 관계자는 ‘분산 포트폴리오’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삼성자산운용의 한 관계자는 “베트남 시장의 시가총액 규모가 작아서 변동성이 크며 환 리스크도 무시할 수 없다”고 조언했다. 실제 베트남 주식시장의 시가총액 규모는 약 70조원으로 삼성전자의 4분의 1에 그치는 실정이다. 이 관계자는 동남아의 정치·경제 환경이 불확실한 점도 지적했다. 특히 필리핀처럼 독재 정치가 이뤄지는 경우 위험 요소가 더욱 크다는 것이다. 그는 “‘투자하라’는 슬로건 아래 리스크 요인들이 많이 묻혀 있다”고 경고했다.

메리츠자산운용 관계자는 “환율 변동성 위험이 존재하지만 최근 베트남 환율은 안정 구간에 들어섰다”며 “혹시나 변동성이 커지면 투자 중단 사례가 많아지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폐쇄형 상품을 설정했다”고 전했다. 또 “메리츠베트남펀드는 주식과 채권 혼합형 상품으로 안정성을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들 관계자는 “베트남 시장이 투자 가치가 높아졌다”는데 동의했다. 베트남의 성장이 가시화됐을 뿐만 아니라 시장의 성숙도가 높아졌으며 투자할만한 기업도 늘었다는 것이다. 또한 이들은 “한국 투자자들이 베트남 펀드에 호되게 당한 경험이 있어 똑똑해지고 신중해졌다”고 평가했다.



김진희 기자 jinny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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